"스물한 시간쯤 걸릴 거야."
짐을 다 챙기고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나에게 고모는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농담이죠?"
내가 묻자 고모는 싱긋 웃었다.
"맞아. 실은 스무 시간 가서 하루 자고, 다음 날 한 시간 갈 거니까."
고모는 나오라는 뜻으로 손짓했고, 나는 한숨을 쉬며 일어나 캐리어를 끌었다.

-알라딘 eBook <크리스마스 캐러셀> (문지혁 지음) 중에서 - P5

12월 23일 오전 1시에 우리는 야반도주하는 사람들처럼 집을 빠져나와 각자의 짐과 공용 짐을 차고 앞에 세워진 혼다 오디세이에 실었다. 주변 집들의 불은 모두 꺼져 있었지만 집마다 장식해놓은 크리스마스트리와 조형물 들이 한밤중에도 여전히 반짝거렸다. 후드 티 모자를 반쯤 비뚤게 뒤집어쓴 에밀리는 연신 눈을 비비며 하품을 했다. 고모부가 핸들을 잡고, 고모와 에밀리는 뒷좌석에 탔다. 눈 내린 후의 서늘하고 깨끗한 공기 사이로 흐린 입김이 유령처럼 퍼져나갔다. 나는 마지막으로 조수석에 올라 차 문을 닫았다.

-알라딘 eBook <크리스마스 캐러셀> (문지혁 지음) 중에서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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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필리프 베송 지음, 이슬아 옮김 / 레모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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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폭력의 극단적 소재를 다룬 중편. 프랑스 책방을 하는 이슬아 번역가가 옮긴 책이 프랑스 문학 전문 출판사 레모에서 새로 나왔다. 이 보다 좋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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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죽었다"고 선언하면서 당시 서구의 전통적인 가치를 깨뜨리려 했던 니체는 ‘망치를 든 철학자’라고 불렸다. 그의 급진적이고 도발적인 주장 때문에 니체 철학은 한편으로는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비합리적인 철학의 전형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 용감한 철학으로 상반되는 평가를 받아왔다. -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프리드리히 니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522548d024a48da - P2

‘초인’, ‘권력에의 의지’, ‘영원회귀’ 등 그의 핵심 철학을 시적인 언어로 표현한 이 책은 현실의 참혹함과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창조적인 선각자 니체의 철학의 정수가 담겨 있다. -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프리드리히 니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522548d024a48da - P2

차라투스트라는 서른 살이 되었을 때 고향과 고향 근처 호수를 떠나 산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그는 자신의 정신과 고독을 만끽하는 삶을 십 년간 즐겼다. 그러나 마침내 그의 마음에 변화가 일었다. 어느 날 아침 동이 틀 무렵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태양 쪽으로 걸어가며 태양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그대, 찬란한 별이여! 그대가 빛을 비추어줄 대상들이 없다면 그대의 행복은 무엇이겠는가! -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프리드리히 니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522548d024a48da - P10

보라! 마치 꿀을 너무 많이 모은 꿀벌처럼 나는 차고 넘치는 내 지혜에 싫증이 났다. 나 또한 지혜를 얻으려고 손을 내밀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현명한 자들이 자신의 어리석음에 다시 한번 기뻐하고, 가난한 자들이 자신의 풍족함에 기뻐할 때까지 나는 베풀고 나누어 주고 싶다. -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프리드리히 니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522548d024a48da - P11

내가 아래로 내려가 만날 사람들이 곧 그렇게 말할 것처럼, 나 역시 그대처럼 몰락해야 한다.
그러니 나를 축복해다오, 크나큰 행복도 질투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그대 고요한 눈빛이여!
넘쳐흐를 이 잔을 축복하라! 황금빛 물이 흘러 그대의 환희를 모든 곳에 다시 비춰줄 이 잔을!
보라, 이 잔은 다시 비워지길 바라고 차라투스트라는 다시 인간이 되길 원한다."
이렇게 차라투스트라의 몰락은 시작되었다.
-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프리드리히 니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522548d024a48da - P12

차라투스트라는 홀로 산에서 내려왔고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숲에 들어섰을 때 어떤 노인이 갑자기 차라투스트라 앞에 나타났다. 뿌리를 캐려 자신의 신성한 오두막을 떠난 사람이었다. 노인이 차라투스트라에게 말했다. -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프리드리히 니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522548d024a48da - P12

차라투스트라는 변했고, 아이가 되었으며, 깨어난 자가 되었어. 자, 그런데 잠자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서 무엇을 바라는 건가? -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프리드리히 니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522548d024a48da - P13

차라투스트라는 홀로 남게 되자 마음속으로 말했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이 늙은 성자는 자신의 숲에서 아직도 듣지 못했단 말인가, 신은 죽었다는 것을!’ -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프리드리히 니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522548d024a48da - P15

내가 그대들에게 초인에 대해 가르쳐주겠다.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어떤 존재다. 그대들은 인간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프리드리히 니체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522548d024a48da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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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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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명의 청(소)년을 포함해서 이 땅에서 고군분투하며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과 그 시기를 거쳐 청년이 된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다.’
이 들어가는 글 마지막 문장이 저자의 책을 쓴 의도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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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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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에 이어 클레어 키건의 두 번째 책으로 읽었습니다.
먼 친척 노부부에게 ‘맡겨진 소녀’를 통해 잔잔한 성장통이 전해져 왔습니다. 마음을 그림처럼 잘 묘사한 작가는 짧지만 긴 여운을 남깁니다. 그래서 또 다른 책을 펼쳐 봅니다. 그녀의 초기 단편집 <Antarctica>는 아직 번역전이지만 읽기 시작했습니다.
글맛을 그대로 느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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