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 시간쯤 걸릴 거야."
짐을 다 챙기고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나에게 고모는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농담이죠?"
내가 묻자 고모는 싱긋 웃었다.
"맞아. 실은 스무 시간 가서 하루 자고, 다음 날 한 시간 갈 거니까."
고모는 나오라는 뜻으로 손짓했고, 나는 한숨을 쉬며 일어나 캐리어를 끌었다.

-알라딘 eBook <크리스마스 캐러셀> (문지혁 지음) 중에서 - P5

12월 23일 오전 1시에 우리는 야반도주하는 사람들처럼 집을 빠져나와 각자의 짐과 공용 짐을 차고 앞에 세워진 혼다 오디세이에 실었다. 주변 집들의 불은 모두 꺼져 있었지만 집마다 장식해놓은 크리스마스트리와 조형물 들이 한밤중에도 여전히 반짝거렸다. 후드 티 모자를 반쯤 비뚤게 뒤집어쓴 에밀리는 연신 눈을 비비며 하품을 했다. 고모부가 핸들을 잡고, 고모와 에밀리는 뒷좌석에 탔다. 눈 내린 후의 서늘하고 깨끗한 공기 사이로 흐린 입김이 유령처럼 퍼져나갔다. 나는 마지막으로 조수석에 올라 차 문을 닫았다.

-알라딘 eBook <크리스마스 캐러셀> (문지혁 지음) 중에서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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