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들, 교양 있는 사람들, 선생님들, 예의 바른 사람들, 나는 이제 그들 역시 증오한다. 지긋지긋하다. 그들에게, 모두에게, 문화, 내가 배웠던 모든 것에 구역질이 난다. 나는 사방에서 농락당했다... - <빈 옷장>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9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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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나 혼자만의 잘못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다. 나는 누구인가. 일단 르쉬르 식료품점의 딸이다. 언제나 우등생이며, 일요일에는 짧은 발목 양말을 신는 얼간이이자 장학생이다. 그리고 어쩌면 낙태 전문 산파에게 따먹힌, 아무것도 아닌 존재. - <빈 옷장>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9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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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옷장에 가짜 보물을 간직해 두었지

쓸모없는 한 척의 배가 나의 유년기와 나의 권태를

나의 유희와 피로를 이어주네"


- 폴 엘뤼아르

『모든 사람의 장미』, 「두 개의 물방울처럼」 중에서 - <빈 옷장>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9 - P8

매시간 가위다리를 하고, 공중 자전거를 타거나 벽에 발을 올려 재촉한다. 곧바로 배 아래, 어딘가 이상한 열기가 꽃처럼 퍼진다. 썩은 보라색 꽃. 아프지는 않다. 통증이 오기 직전이다. 골반에 부딪혀 부서지는 느낌이 사방에서 몰려오다가 허벅지 위쪽에서 사라진다. 거의 쾌락에 가깝다. - <빈 옷장>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9 - P9

책들은 나를 구역질 나게 한다. 나는 학생인 척 연기한다. 필기를 하고, 수업에 집중하려 애쓰고. 나는 지금, 환승 중이다. 교수 자격증을 따고 싶었다. 평론가나 기자가 되거나. 어쩌면 6월 시험에 실패할지도 모른다. 10월도... 시작이 불길하다...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지드에 대해서 발표해 볼 사람?» - <빈 옷장>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9 - P12

첫 번째 통증이 시작됐다. 그것은 갈지자로 돌다가 어느 지점에서 터져 누그러진다. 안에서 형형색색의 화려한 불꽃놀이가 벌어진 것이 분명하다. 더 뜨거운, 아무것도 아닌, 쾌락의 끝의 끝. 속에 있는 게 모두 망가진다면 어쩌면 다시는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벌이다. - <빈 옷장>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9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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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베어 브루잉은 속초에 위치한 브루어리로, 현재(캔으로) 판매하는 종류는 IPA, 골든에일(GoldenAle), 위트에일(WheatAle) 세 종류뿐이지만, 모두 출중한 맛을 내는 내실 있는 브루어리다. 브루어리 소개에 따르면 속초의 물이 미네랄 함유가 낮아서 맥주를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조건을 만든다고 한다. 아마도 문베어 맥주 특유의 청량함은 속초의 물에서 온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알라딘 eBook <보가트가 사랑할 뻔한 맥주> (김효정 지음) 중에서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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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맥주가 어지러운 마음에 스며든다’는 표현처럼 우아하고 적확한 표현이 어디에 있을까. 아키라의 말처럼 좋은 맥주나 꼭 필요한 순간에 마시는 맥주는 간이 아니라 마음에 스미는 법이다. 암, 그렇고말고. 이 대목에서 아키라에게 ‘선택받은’ 맥주는 ‘레어드’의 페일에일이다. 페일에일 특유의 향긋함과 쌉싸름함이 분명 아키라의 ‘어지러운 마음’을 다독였을 것이다. 1화를 보면서 나 역시 에일 맥주로 위로를 받고 싶어졌다.

-알라딘 eBook <보가트가 사랑할 뻔한 맥주> (김효정 지음) 중에서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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