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옷장에 가짜 보물을 간직해 두었지
쓸모없는 한 척의 배가 나의 유년기와 나의 권태를
나의 유희와 피로를 이어주네"
- 폴 엘뤼아르
『모든 사람의 장미』, 「두 개의 물방울처럼」 중에서 - <빈 옷장>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9 - P8
매시간 가위다리를 하고, 공중 자전거를 타거나 벽에 발을 올려 재촉한다. 곧바로 배 아래, 어딘가 이상한 열기가 꽃처럼 퍼진다. 썩은 보라색 꽃. 아프지는 않다. 통증이 오기 직전이다. 골반에 부딪혀 부서지는 느낌이 사방에서 몰려오다가 허벅지 위쪽에서 사라진다. 거의 쾌락에 가깝다. - <빈 옷장>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9 - P9
책들은 나를 구역질 나게 한다. 나는 학생인 척 연기한다. 필기를 하고, 수업에 집중하려 애쓰고. 나는 지금, 환승 중이다. 교수 자격증을 따고 싶었다. 평론가나 기자가 되거나. 어쩌면 6월 시험에 실패할지도 모른다. 10월도... 시작이 불길하다...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지드에 대해서 발표해 볼 사람?» - <빈 옷장>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9 - P12
첫 번째 통증이 시작됐다. 그것은 갈지자로 돌다가 어느 지점에서 터져 누그러진다. 안에서 형형색색의 화려한 불꽃놀이가 벌어진 것이 분명하다. 더 뜨거운, 아무것도 아닌, 쾌락의 끝의 끝. 속에 있는 게 모두 망가진다면 어쩌면 다시는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벌이다. - <빈 옷장>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80319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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