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창백한 보조교사였다. 코트도 마음도 몸도 두뇌까지도 너덜너덜해진 그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그는 언제나 낡은 사전과 문법책을 내놓고, 세상에 알려져 있는 모든 나라의 화려한 국기가 요란하게 그려진 이상한 모양의 손수건으로 먼지를 떨어내고 있었다. 그는 낡은 문법책의 먼지를 떠는 일을 좋아했는데, 그 일을 하면서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을 조용히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 <모비 딕-전면 개역판>, 허먼 멜빌 지음 l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c704e5807724c2d - P18

독자들도 보면 알겠지만, 부지런한 두더지나 굼벵이처럼 가련한 이 사서 보조의 조수는 바티칸 도서관 같은 큰 도서관들과 이 세상의 길거리 책방들을 찾아다니면서, 거룩한 책이거나 속된 책이거나 간에 어떤 책에서든 그가 찾을 수 있는 고래에 관한 것이면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수집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발췌록은 고래에 관한 언급이라면 무엇이든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므로, 그 언급들 가운데 권위가 있어 보이는 것이 있다 하더라도 이 발췌록을 진정한 고래학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인용된 고대의 저자들이나 시인들에 대해 살펴보건대, 이 발췌록은 우리 자신을 포함한 수많은 민족과 수많은 세대의 사람들이 그 레비아탄3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상상하고, 어떻게 노래했는지를 조감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어떤 가치나 흥미가 있을 뿐이다. - <모비 딕-전면 개역판>, 허먼 멜빌 지음 l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c704e5807724c2d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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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Amelia comes to pitch the fall list, she stays for two weeks. She wears seersucker shorts and flip-flops adorned with daisies. - P134

They settle on a 1960s era ring with a diamond in the middle and a setting made out of enamel petals. "Like a daisy," Maya says. "Amy likes flowers and happy things." A.J. thinks the ring is a bit gaudy, but he knows Maya is right—this is the one Amelia would pick, the one that will make her happy. At the very least, the ring will match her flip-flops. - P138

In the back row sits the woman who hadn’t had a lighter. She wears a floppy gray fedora and a silky maxidress. Her clothes look like they could be from a thrift shop, but Amelia, who actually shops in thrift shops, recognizes them as expensive. - P148

"I . . ." Amelia looks at the woman. She has kind eyes. Amelia has often been fooled by kind eyes. - P149

"The truth is, he did it for me. It was the first book we loved together." - P150

"Leonora Ferris." "Leonora. Like Leon," Maya pipes up. She has had a milkshake and is now recovered. "I am Maya Fikry." - P150

All at once, Amelia is struck with a thought. She turns around and calls, "No one travels without purpose. Those who are lost wish to be lost." "You’re quoting The Late Bloomer," Leonora says after a long pause. "It really was your favorite." "It was," Amelia says. " ‘When I was young, I never felt young.’ Something like that. Do you remember the rest of the quote?"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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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토니 모리슨의 『솔로몬의 노래』를 읽고 있고, 에이미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고 있지. 얼룩무늬 고양이 퍼들글럼이 두 사람 사이에 자리를 잡았고, 나는 기억이 닿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A. J. F.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69

그녀는 시어서커 반바지에 데이지 장식이 달린 플립플랍을 신었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79

두 사람은 에나멜 꽃잎이 정중앙의 다이아몬드를 감싸는 형태로 세팅된 1960년대 반지로 합의를 보았다. "데이지 같아요." 마야가 말했다. "에이미는 꽃과 행복한 것들을 좋아해요."

에이제이는 반지가 좀 촌스럽고 요란하다고 생각했지만, 마야의 말이 맞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건 어밀리아가 고를 만한 반지였고,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만한 반지였다. 최소한 그녀의 플립플랍과 어울리긴 할 것이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85

에이제이는 어밀리아의 튼튼하고 부드러운 등에 선블록 크림을 발라주면서 그녀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간결한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어밀리아가 앨리스에 와야 하는 이유를 어떻게든 만들어 내리라 결심했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79

"리어노라 페리스예요."

"리어노라. 리언과 비슷하네요." 마야가 큰소리로 말했다. 밀크셰이크도 한 잔 마셨고 다시 활기찬 상태가 되어 있었다. "저는 마야 피크리예요."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01

불현듯 어떤 생각이 어밀리아의 머릿속을 스쳤다. 그녀는 돌아서서 큰소리로 말했다. "목적 없이 길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 방황하는 자에게도 방황하고자 하는 소망이 있는 법."

"『늦게 핀 꽃』 중 한 구절이네요." 한참 말이 없던 리어노라가 입을 열었다. "정말 좋아했군요."

"네." 어밀리아가 말했다. "‘젊었을 때는 전혀 젊은 줄 몰랐다.’ 뭐 그런 얘기였는데. 그다음 구절을 기억하세요?"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02

하지만 틀린 적이 있다. 결코 오류를 내지 않는 에이제이가 리언 프리드먼이 사기꾼이라는 냄새를 맡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 그게 왜 중요한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중요했다. 아마 그것이 그에게 소년 같은, 망상적인 부분이 있다는 증거일지도. 어밀리아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당신을 사랑하니까 이건 비밀로 해두겠어. 리언 프리드먼(리어노라 페리스?)이 썼듯, ‘좋은 결혼이란, 적어도 한 부분은 음모로 이루어진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07

램비에이스가 말했다. "남자는 여자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죠. 여자는 남자가 전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고. 둘 다 세상에 완벽이란 건 없다는 걸 알고 있죠."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08

마야는 반지를 들고 가는 역할을 선택했다. 그게 화동보다 더 책임감 있는 자리라는 이유였다. "꽃을 잃어버리면 다른 꽃을 가져오면 되지만," 마야는 논리를 폈다. "반지를 잃어버리면 다들 영원히 슬퍼하잖아요. 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더 큰 힘이 있는 거예요."

"골룸처럼 말하는군." 에이제이가 말했다.

"골룸이 누구예요?" 마야는 알고 싶어 했다.

"네 아빠가 좋아하는, 상태 심각한 너드 친구 하나 있어." 어밀리아가 말했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09

에이미는 병을 뒤집어 바닥면에 적힌 제목을 읽었다. ‘좋은 사람과 귤(Good Man-darin)은 찾기 힘들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10

‘사랑받지 못하리라는 은밀한 두려움이 우리를 고립시킨다. 하지만 고립이야말로 사랑받지 못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유일한 이유다. 언젠가, 언제일지 모르는 어느 날, 당신은 차를 몰고 길을 가리라. 그리고 언젠가, 언제일지 모르는 어느 날, 그가 혹은 그녀가 거기에 있으리라. 당신은 사랑받을 것이다. 생애 처음으로, 결코 혼자가 아니기에. 혼자가 아니기를 선택했기에.’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10

마야의 어머니도 같은 식으로 삶을 끝냈다. 이즈메이는 새삼스럽게 메리언 월리스가 『각성』을 읽은 게 아닐까 싶었다. 몇 년 동안 그녀는 메리언 월리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16

빛은, 그녀의 두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밝다.
경적은, 나른하고 너무 늦다.
금속은 휴지처럼 구겨진다.
몸은 고통스럽지 않다, 이미 어딘가 다른 곳으로 날아갔으므로.

그래, 대니얼은 충돌 직후, 죽음 직전에 생각했다. 딱 그거군. 문장은 그가 생각했던 것만큼 나쁘지는 않았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24

마야,

쓰다 막혔을 때는 읽는 게 도움이 된다.

안톤 체호프의 「미녀」, 캐서린 맨스필드의 「인형의 집」, J. D. 샐린저의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 ZZ 패커의 「브라우니」 혹은 「딴 데서 커피를 마시다」, 에이미 헴플의 「앨 졸슨이 묻혀 있는 묘지에서」, 레이먼드 카버의 「뚱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인디언 마을」.

아래층에 다 있을 거야. 못 찾겠으면 얘기해라, 네가 나보다 뭐가 어디 있는지 더 잘 알 테지만.

사랑을 담아, 아빠가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32

수술비용은 거의 부동산 계약금만큼 들 것이다. 에이제이의 빈약한 자영업자 건강보험에서 얼마나 커버해줄지 불확실했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87

"내가 그 책을 끝까지 읽은 적이 없다는 거야." 에이제이는 웃었다. "그거랑 프루스트, 그 두 작품이 나의 끝까지 안 읽은 책 목록에 올라갈 수 있게 됐어, 야호! 그건 그렇고, 내 뇌가 고장났어." 에이제이는 종이쪽지를 꺼내서 병명을 읽었다. "식물이 되었다가 죽는대. 그래도 최소한 신속하게 끝나긴 하지."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291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레이먼드 카버, 1980

두 커플은 점점 술에 취한다.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사랑이 아닌지 말다툼을 벌인다.

내가 한참을 골똘히 생각해온 문제는, 어째서 싫어하는/혐오하는/결함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들에 관해 쓰는 것이 사랑하는 것들에 관해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쉬운걸까 하는 거야.* 이 소설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편인데도, 마야, 아직 그 이유에 대해선 뭐라고 운을 뗄 수가 없구나.

(또한 너와 어밀리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다.)

—A. J. F.

* 물론 이것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많은 글들이 설명된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304

마야 이전의 삶, 어밀리아 이전의 삶이 이랬다. 인간은 홀로 된 섬이 아니다. 아니 적어도, 인간은 홀로 된 섬으로 있는 게 최상은 아니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311

해보니 소설 한 권을 다 읽을 정도로 깨어 있기가 힘들다. 단편이 더 낫다. 어차피 원래 단편 쪽을 더 좋아했다. 책을 읽으면서 그는 마야를 위해 새로운 단편소설 목록을 만들고 싶어진다. 마야는 작가가 될 거야, 라고 생각한다. 그는 작가는 아니지만, 작가란 직업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이 있고, 마야에게 그 생각을 얘기해주고 싶다. ‘마야, 장편소설도 분명 그 나름대로 매력적이지만, 산문 세계에서 가장 우아한 창조물은 단연 단편이지. 단편을 마스터하면 세상을 마스터하는 거야.’ 까무룩 잠이 들기 직전에 든 생각이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312

서적상

로알드 달, 1986

특이한 방법으로 고객의 돈을 갈취하는 서점 주인에 관한 짧은 희극. 캐릭터들을 보면, 로알드 달의 작품에 흔히 등장하는 기회주의적인 기괴한 인물들의 집합이다. 플롯을 보면, 반전은 늦게 오고 이야기의 결함을 충분히 상쇄하지도 못한다. 「서적상」은 정말이지 이 목록에 있어선 안 되는데—어느 모로 봐도 로알드 달의 특출난 작품은 아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 발끝에도 못 미치지—그럼에도 여기에 올렸다. 범작에 불과하다는 걸 알면서도 이 목록에 올려놓은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까? 답은 이렇다. 네 아빠는 거기 나오는 캐릭터들과 연결점이 있어. 그 점이 나한테 의미가 있다. 이 일은 하면 할수록(그래, 당연히 서점이지, 그리고 오그라들게 감상적이 아니라면 이 삶 또한) 그게 바로 핵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결되는 것 말이다, 우리 귀여운 꼬마 너드. 오직 연결되는 것.

—A. J. F.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313

죽는 건 겁나지 않아, 그는 생각한다. 하지만 내 지금 상태는 약간 두려워. 날마다 내 존재는 조금씩 줄어들어. 오늘의 나는 말이 결여된 생각이지. 내일의 나는 생각이 결여된 몸뚱이가 될 거야. 그렇게 되는 거지. 하지만 마야, 지금 네가 여기 있으니 나도 여기 있는 게 기뻐. 책과 말이 없어도 말이야. 내 정신이 없어도. 대체 이걸 어떻게 말하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317

유니콘 같은 건 없고, 앨리스 섬은 존재하지 않으며, 에이제이 피크리의 취향이 늘 나와 같은 것은 아니다.

램비에이스와 첫번째 피크리 부인은 ‘서점 없는 동네는 동네도 아니다’라는 문장을 조금씩 변형해서 사용하는데, 둘 다 닐 게이먼의 『신들의 전쟁』을 읽었음이 틀림없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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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he misses Nic. Her voice and her neck and even her armpits. They had been stubbly as a cat’s tongue and, at the end of the day, smelled like milk just before it curdles. - P19

"If this were a short story, you and I would be done by now. A small ironic turn and out. That’s why there’s nothing more elegant in the prose universe than a short story, Officer Lambiase. - P22

"You poor man." She crossed the porch and kissed him, leaving a lipstick trace like a bruise. "Your only move is to become a vampire, too. Don’t try to fight it. That’s the absolute worst thing you could do. You gotta be cool, nerd. Invite me in." - P26

After that, oblivion. From his point of view, the evening had been a triumph. His head is pounding. - P29

Tamerlane is like the Honus Wagner of rare books! - P30

"Ismay’s at—" At that moment, A.J. freezes as if someone has pressed the pause button on him. His eyes are blank and his mouth drops open. - P33

For nearly thirty seconds, A.J. is frozen and then he resumes speaking as if nothing has happened. - P33

"Oh Christ. It’s just an absence seizure. I used to have them a lot as a kid. I rarely have them as an adult except when I’m unusually stressed." - P33

"You gotta stop drinking. I gotta stop cheating on Ismay," Daniel says. - P37

As retirement is no longer on the horizon, A.J. reads galleys, returns e-mails, answers the phone, and even writes a shelf talker or two. - P39

But me-also-thinks my latter-day reaction speaks to the necessity of encountering stories at precisely the right time in our lives. Remember, Maya: the things we respond to at twenty are not necessarily the same things we will respond to at forty and vice versa. This is true in books and also in life.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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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5 에이제이가 말했다. "애들이 가게에 와서 몇 권 사가던데요."

5 미국의 극작가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럼 마녀사냥을 모티브로 당시 매카시즘의 광기를 고발했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77

주말을 지내며 메리언 월리스에 관한 정보가 좀더 밝혀졌다. 그녀는 장학금을 받고 하버드 대학에 다녔다. 매사추세츠주 수영 챔피언이자 열성적인 아마추어 작가이다. 고향은 보스턴의 록스베리이다. 어머니는 안 계시다. 메리언이 열세 살 때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 해 뒤 외조모도 같은 병으로 죽었다. 아버지는 마약 중독자이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보호를 받았다. 그녀의 수양어머니 중 한 명은 어린 메리언이 늘 책에 코를 박고 살았다고 기억했다. 아이 아버지가 누군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메리언에게 남자친구가 있었는지 아는 사람조차 없었다. 메리언은 지난 학기에 전 과목에서 낙제하고 휴학중이었다. 엄마 노릇과 고된 학사일정을 동시에 소화하기란 벅찼을 것이다. 그녀는 예쁘고 똑똑했으므로, 그녀의 죽음은 비극이었다. 그녀는 가난한 흑인이었으므로, 사람들은 올 것이 왔다고 수군거렸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80

램비에이스는 얼마 전에 이혼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사귀던 여자친구와 결혼했고, 그래서 그 여자가 실은 꿈속의 이상형은커녕 어지간히 괜찮은 사람조차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무척이나 오래 걸렸다. 부부싸움을 할 때 여자는 걸핏하면 그에게 머리 나쁘고 뚱뚱하다고 욕했다. 램비에이스가 책을 많이 읽거나 여행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머리가 나쁘지는 않다. 뚱뚱하다기보다는 불도그처럼 다부지게 생겼다. 굵은 근육질 목, 짧은 다리, 떡 벌어진 가슴, 납작한 코. 튼실한 미국산 불도그다, 영국산 불도그 말고.

램비에이스는 아내가 그립지는 않았지만 퇴근하고 나서 갈 곳은 그리웠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81

예의 차원에서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에이제이는 행위의 무작위성을 믿지 않았다. 그는 책 읽는 사람이었고, 그가 믿는 것은 서사구조였다. 일막에서 총이 나왔으면 삼막쯤 가서 그 총을 쏘는 게 낫다.6

6 일명 ‘체호프의 총’이라 불리는, 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호프의 창작이론.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81

주말도 거의 끝나가자 마야는 목욕이 필요한 상태가 되었다. 에이제이는 그런 친밀한 행위는 되도록 매사추세츠주 정부에 맡기고 싶었지만, 미스 해비셤8의 미니어처 같은 모습으로 애를 아동가족부에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85

에이제이는 아내를 만나기 전 프린스턴의 남성 아카펠라 그룹 ‘각주들’에서 세컨드 테너였다. 에이제이가 니콜한테 푹 빠져버리자 곤란을 겪은 것은 각주들이었고, 한 학기 동안 연습을 빼먹은 후 그는 그룹에서 잘렸다. 그는 마지막 각주들 공연 때의 80년대 음악에 대한 헌정 레퍼토리를 돌이켜보았다. 욕조 앞에서 그는 당시 프로그램에 상당히 근접한 공연을 펼쳤다. <99 루프트벌룬즈>9로 시작해서 <겟 아웃 오브 마이 드림즈, 겟 인투 마이 카>10로 넘어간 다음 <러브 인 언 엘리베이터>11로 끝맺었다. 좀 멋쩍긴 했지만 나름 괜찮았다.

9 99 Luftballons. 독일 밴드 네나의 곡으로 반전 의식을 담았으며 1984년 미국 빌보드 차트 2위에 올랐다.

10 Get out of My Dreams, Get into My Car. 트리니다드 태생의 영국 R&B 가수 빌리 오션의 1988년 히트곡.

11 Love in an Elevator. 미국 하드 록 밴드 에어로스미스의 1989년 히트곡.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87

사월에는 『파리의 아내』13였다. 유월에는 『믿을 수 있는 아내』.14 팔월에는 『미국인 아내』.15 구월에는 『시간 여행자의 아내』.16 십이월이 되니 제목에 ‘아내’가 들어간 괜찮은 책이 다 떨어졌다. 그들은 『벨칸토』17를 읽었다.

13 폴라 매클레인의 2011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헤밍웨이의 파리 시절 첫번째 아내 해들리 리처드슨에 관한 가상소설.

14 로버트 굴릭의 2010년 데뷔작으로 재산을 노리는 젊은 아내와 버려진 아들의 복수극을 다룬다. 한국어판 제목은 『위험한 아내』.

15 실화를 바탕으로 영부인의 사생활을 그린 커티스 시튼펠드의 2009년 소설. 한국어판 제목은 『퍼스트 레이디』.

16 오드리 니페네거의 데뷔작으로 2009년 영화화되었다.

17 페루 일본 대사관 인질 사건을 모티브로 한 앤 패칫의 2001년 소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98

처음엔 제프리 디버, 제임스 패터슨(아니면 제임스 패터슨이라는 이름으로 쓰는 작가집단)의 염가 문고판을 주로 샀는데, 에이제이가 그건 그만 졸업시키고 요 네스뵈20와 엘모어 레너드21의 페이퍼백으로 전환해주었다. 두 작가 모두 램비에이스의 취향을 저격하자, 이번에는 다시 월터 모즐리22를 거쳐 코맥 매카시23로 진급시켰다. 에이제이의 가장 최근 추천작은 케이트 앳킨슨24의 『살인의 역사』였다.

20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로 단숨에 노르웨이의 국민작가로 떠오르며 북유럽 추리소설계에 한 획을 그었다.

21 미국 범죄소설의 대가이자 이른바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한 시나리오 작가.

22 이차대전 참전군인이자 흑인 사립탐정 이지 롤린스가 등장하는 역사 미스터리 시리즈로 유명하다.

23 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작가 중 한 명으로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24 늦깎이 데뷔한 영국 작가로, 사립탐정 잭슨 브로디 시리즈를 썼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100

에이제이는 분홍색 파티용 드레스를 입은 마야를 보고 어딘지 익숙하면서도 뭔가 참을 수 없는 기운이 속에서 간지럽게 부글거리는 느낌이었다. 큰소리로 웃음을 터뜨리거나 벽이라도 쾅 치고 싶었다. 술에 취한 기분, 아니면 적어도 탄산이 들어간 기분이었다. 미치겠군. 처음엔 이런 게 행복인가 보다 했다가, 이내 이건 사랑이라고 진단을 내렸다. 빌어먹을 사랑, 그는 생각했다. 얼마나 거추장스러운 감정인가. 그것은 죽도록 술 마시고 장사를 말아먹겠다는 그의 계획을 정면으로 가로막았다. 제일 짜증나는 것은, 사람이 뭔가 하나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결국 전부 다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이다.

아니다. 제일 짜증나는 것은, 심지어 엘모까지 좋아졌다는 점이다. 간이 테이블 위에는 코코넛 쉬림프가 올려진 엘모 캐릭터 종이접시가 놓여 있고, 에이제이는 그것을 조달하기 위해 신나게 이 상점 저 상점 쏘다녔던 것이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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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아기’를 입양해서 럭(행운)이라고 이름 붙인 광산촌 사내들에 대한 몹시 감상적인 이야기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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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해라, 마야. 우리가 스무 살 때 감동했던 것들이 마흔 살이 되어도 똑같이 감동적인 건 아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야. 책에서나 인생에서나 이건 진리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a36b87fd98f0423d - P58

네가 만약 명문대*에 진학한다면 그런 사람들과 부딪힐 가능성이 높아. 그런 잘난 인간들에게 맞서려면 지식으로 무장해라. 얘기가 옆길로 샜네.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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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담긴 의미: 좀 속보이는 것 같다만 하나 알려줄까? 나도 너를 만나기 직전, 투기성 물건이긴 한데 매우 값진 걸 잃어버렸어.
—A. J. F.

* 이에 대한 내 의견. 훌륭한 교육은 흔히들 생각하는 곳 이외의 장소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라.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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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되고 난 다음에야 이 이야기와 조우했으니, 프리마야(마야가 오기 전) 시대에도 이 소설을 좋아했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인생에서 단편에 더 끌리는 시기를 여러 번 거쳐왔다. 그 중 한 시기는 네가 걸음마하던 시절과 일치한다. 내가 장편을 읽을 시간이 어디 있었겠니, 안 그래, 우리 딸?

—A. J. F.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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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제이는 어밀리아를 피쿼드1로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피쿼드는 앨리스 섬에서 두번째로 훌륭한 해산물 전문 식당이다. 가장 훌륭한 식당은 엘 코라손인데 점심 때는 문을 열지 않고, 문을 연다 하더라도 고작 비즈니스 미팅인데 엘 코라손은 너무 연애 분위기로 보일 것 같았다.

1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에 등장하는 포경선 이름.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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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제이는 니콜의 죽음을 요약본 버전으로 간략히 들려주었다. "프리드먼은 누군가를 잃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접근했어요. 어떻게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지. 잃고 잃고 또 잃어가는 과정을 썼지요." - <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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