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동백이 자라지 않는 강원도에서는 동백기름 대신 생강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서 사용하였어요. 동백기름 대신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나중에는 그 이름까지도 동백으로 부르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초기에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 을 영어로 번역하면서 동백나무를 뜻하는 《Camelia》 라고 제목을 붙였다가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었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13
단어가 왜 이렇게 불리게 되었는지를 추적하다 보면 생동하는 삶을 만나게 됩니다. 단어를 알아가는 과정은 사람들의 삶을 아는 과정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15
산사나무를 당(棠)이라고 하니 바닷가에 있는 당이라 하여 해당(海棠)이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이름 없는 식물은 자연스럽게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21
중국의 해당화는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당화’를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는 식물명 등에 바다 해(海)가 붙으면 그것은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22
하지만 전통적으로 우리 선조들에게 있어 과일의 전형은 사과가 아니라 배였던 것 같습니다. 배가 고유어인 반면 사과는 沙果・砂果 등으로 표기하며, 한자어로 인식이 되고 그조차 능금을 대신해 나중에 만들어진 말입니다. 능금 역시 림금(林檎)에서 변한 말이며 한자어에서 유래했다고 할 수 있지요.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24
즉 언어적으로 볼 때 배, 감, 밤과 같이 고유어 이름을 가진 과일이 우리나라에 더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들이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사과와 배 중에서는 배가 더 전통적인 과일의 전형이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산사나무 열매를 더 친숙한 과일인 배에 빗대어 작은 배라는 의미에서 아가배라고 했던 것이지요. 팥알 모양의 붉은 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팥배나무라고 한 것도 배라는 명칭이 열매 종류의 명칭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25
추석을 우리말로 한가위라고 하지요. 그런데 옛 기록에는 한가위의 ‘가위’가 가배(嘉俳・嘉排)로 나타납니다. 오늘날 한자음으로는 가배이지만 예전 음으로는 가ᄇᆡ이지요. 즉 가ᄇᆡ란 말이 변하여 가위가 된 것입니다. 아가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옛말은 아가ᄇᆡ였는데 이것이 변하여 아가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 아가우, 아가바, 아갈배, 아고배, 아그배와 같은 변화형들이 나타났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25
단어를 알아가는 과정은 사람들의 삶을 아는 과정이라고 하였지요. 삶의 이야기를 생생히 담은 것으로 문학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문학을 따라가다 보면 단어가 품은 다양한 이야기와 세계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