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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에티켓 -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당신의 마지막에 관하여, 개정판
롤란트 슐츠 지음, 노선정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6월
평점 :
죽음은 아직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내가 정말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할지,
그리고
죽음 이후 장례 절차와 각종 서류 처리,
장례지도사들의 역할까지
우리가 평소에는 쉽게 알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책은 죽음에서 끝나지 않는다.
장례를 치른 뒤 남겨진 사람들의
상실과 슬픔까지 함께 이야기한다.
죽음은 한 사람의 끝이기도 하지만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시간이 시작된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한 사람의 삶이 끝난 뒤,
그 모든 시간이 결국 서류 몇 장으로 정리되고
하나씩 마무리되어 가는 과정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죽음의 또 다른 모습처럼 느껴졌다.
조금은 씁쓸하기도 했다.
언젠가는 누구나 마주하게 될 죽음.
외면하고 있던 죽음을 조금은 담담하게 바라보게 해 준 책이었다.
📖 p25
죽음을 잊은 채 영원히 살 것 같은 이 세상에서, 당신의 존재는 그 죽음이 조만간 우리 모두가 마주해야 할 진짜 현실임을 일깨워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 p35
그 어두운 그림자가 곁에 있기에 그동안 평범하게 흘려보냈던 삶의 순간이 눈부시고 선명하고 아름답게 빛납니다.
📖 p43
당신의 장례는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장례식은 당신을 애도하는 이들을 위한 것입니다.
📖 p71
죽음은 이토록 힘들고 아픕니다. 하지만 그 고통마저도 결국 우리가 겪어내야 할 삶의 한 조각입니다. 사실 떠나는 당신도, 남겨진 이들도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 p91
인간이 죽음을 정의하기 위해 만들어낸 수많은 말은,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p140~141
의사가 떠난 곳에는 한 장의 서류가 덩그러니 남겨져 있습니다. 이로써 당신의 죽음이 공식적으로 증명되었고, 당신의 몸은 떠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중략- 그리고 이제, 당신은 법 앞에서도 완벽하게 죽었습니다.
📖 p230
이 장식 없는 서류 한 장에 당신의 전 생애가 응축되어 있습니다. 삶의 가장 슬픈 마침표이자 마지막 증명서인 사망증명서입니다. 인간이 만든 모든 서류 중에서 이 가냘픈 종이는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집니다. 이 종이 한 장이 세상에 남은 당신의 모든 흔적을 말소합니다.
📖 p254
슬픔은 정해진 순서대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나, 극복해야 할 적돛 고쳐야 할 고장도 아닙니다. 슬픔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 앞에 인간이 보일 수 있는, 가장 당연한 반응입니다.
📖 p254~255
슬픔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사회가 붙여놓은 관계의 이름이 아니라, 서로가 나누었던 유대의 깊이입니다.
📖 p256
시간이 흐르면서 무덤 속 유골이 흙으로 돌아가듯, 비석에 새겨진 글자가 풍화되듯, 당신에 대한 기억이 빛바래 가듯, 슬픔의 강도만큼은 서서히 옅어집니다. 고통의 무게가 가벼워질 뿐, 슬픔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슬픔은 그저 그 자리에 평생 남습니다.
📖 p306~307
그들 역시 자신의 죽음 앞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주 오래된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평생 수많은 장례식을 찾아다니며 목격했던 죽음이란 언제나 '타인의 죽음'이었을 뿐, 단 한 번도 '나 자신의 죽음'이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비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