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 - 김상봉 철학이야기
김상봉 지음 / 한길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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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고통과 슬픔에 대한 철학적 고찰!




우리의 삶 속에서, 이 세상에서 이토록 받아들일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이 널려 있는 이유를 묻고 있다.

비극이란 슬픔의 자기반성이므로, 비극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슬픔에 대해 말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그리스 비극이라는 거울에 비추어서 슬픔과 고통의 그 의미와 존재이유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한다.




비극은 고통을 통한 만남의 기쁨을 우리에게 가르치는 예술로, 오직 슬픔에의 참여를 통해서만 참된 만남이 가능하다고 한다. 오직 한사람의 고통이 다른 사람의 고통이 되고 그 고통의 나눔 속에서 내가 너와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삶은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만남의 가치가 그것을 위해 우리가 치러야 하는 고통의 값어치를 무한히 초월하는 까닭에 우리는 그 많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삶을 기꺼이 긍정하고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쁨은 오직 고통이 나를 너와 만나게 하는 한에서 다가온다. 김상봉 선생님은 오직 만남을 통한 사랑의 완성을 위해 그 많은 슬픔이 존재하는 이유라는 결론을 내린다.




만남!




나에게는 낯선 단어이다.

내가 너와 만나서 우리가 되는 관계!

지난시간동안 내 생활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만남이 거의 없었다. 내 삶은 가족생활이 전부였다.

만남은 어떤 단어들보다도 나에게 낯선 단어였다.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이 없었으니 누군가의 고통도 그 고통의 나눔도 몰랐다. 그저 나에게는 내개인적인 슬픔이 있을 뿐이었다.

고통을 나눈다는 것은 그 고통을 같이 느끼고 행동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있을 것이다.




TV 프로그램이나 뉴스에 슬픔이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나오면 일부러 보지 않았다. 그러한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내게는 더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그들이 겪는 고통은 내 고통이 아니었다. 게다가, 내가 도와줄 수도 없는데 아파하면서까지 그 고통을 알면 뭐하겠는가? 라는 생각을 했다.




김상봉 선생님은 인간의 진정한 삶은 단순한 현존이 아니라 오직 사람과 사람의 만남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나의 삶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마음의 빗장을 풀고 내 맘 속에 내가 아닌 너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인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네가 내 속에 들어와 머물고 쉴 수 있는 자리를 미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인간의 정신의 깊이와 넓이 그리고 그 크기는 오로지 그가 품고 있는 슬픔의 깊이와 넓이 그리고 크기와 다름 아니라고 한다. 시간이 흐르고 만남을 통한 고통과 슬픔의 깊이가 깊어지고 나면 그 때는 알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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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제국 1616~1799 - 100만의 만주족은 어떻게 1억의 한족을 지배하였을까?
이시바시 다카오 지음, 홍성구 옮김 / 휴머니스트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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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제국의 유목민을 만나다!




청나라라고 하면 이민족인 만주족이 유구한 역사의 중화민족인 한족을 잠시 동안 다스린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서울대학교-민음사 주최의 대중을 위한 인문학 강좌를 듣던 중 청나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싹트기 시작했고 지금 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이 책을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에서 3대째 청조사를 연구하고 있다. 기존의 청조사는 북경 입관 전의 역사는 무시하고 입관 후의 정조사만을 중국사에 포함하고 있다. 그에 대해 저자는 아이신 기오로의 누르하치가 처음 패권투쟁을 시작하면서부터 청나라가 멸망한 신해혁명 이전까지를 청조사에 편입시키고 있다. 새로운 관점이 제기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현재 중국의 원형이 청조에 의해 형성되었으며 티벳 달라이 라마와의 갈등, 대만의 이국론 등 중국이 당면하고 있는 현황 문제들이 현대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청조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100만도 되지 않은 만주족이 1억의 한족을 280년 동안 지배할 수 있었던 동력은 어디 있었을까?” 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풀어내고 있다.




국가 간 경계가 사라진 현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다민족 국가인 청조를 280년 동안 이끌어온 동력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새삼스러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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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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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다. 허구성이 이 문학의 특성이다 보니 사실 위주의 글을 좋아하던 나는 주로 역사서나 정보서를 많이 읽었고, 아이들이 태어나고서는 그림책, 동화책, 교육서 등을 주로 읽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주체의 지난 책쓰기 강의에서 천명관의 이 책 <고래>에 대한 명성을 익히 들은 바가 있다. 문학을 공부한 사람도 아니고 동생의 권유로 쓰다 보니 나온 작품인데 문학계에서는 대단한 파장이 있었던 모양이다. 5월 우리문학 콘서트에서 천명관의 새 작품 <고령화 가족>에 대해 풀어놓는다고 하여 도서관 대출자료 검색을 해보니 이미 모두 대출된 상태였다. 그래서 그의 전작 <고래>를 먼저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야기가 황당하다는 생각이었다. 세상에 복수를 꿈꾸는 박색의 노파, 온몸에 벌을 몰고 다니는 백발의 여인 애꾸, 1톤의 거구 걱정 등 기이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민담이나 전설이야기에 나올 듯하다.

게다가, din자의 1인자였고 손가락이 4개 밖에 없는 칼잡이는 여느 야쿠자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하고 여느 산골소녀에서 뭇 남자들을 수없이 유혹하고 일약 대사업가로 변신했다가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 전환한 여인 금옥은 여느 드라마의 성공 스토리 같고, 4년 전에 죽은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다거나 1톤의 거구가 자신의 몸을 꾸리고 걷는다거나 거대한 대왕고래가 해안가에 나타나는 것 등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등장한다. 거기에 마지막 장면은 판타지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죽은 노파가 코끼리 등에 타고 점점 떠올라 우주 바깥으로 나가 사라져버리는 장면으로 소설의 막이 내린다.




모든 장르가 하나의 이야기 항아리에 담겨있는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 소설에 대한 심사평들은 원래의 소설형식에서 대단히 떨어져 나온 대단히 혁신적이며 그 한계를 넓혀 놓은 소설이라고 극찬을 하고 있는데 기존의 소설을 많이 읽어보지 못한 탓인지 그 의미도 금방 수긍이 가지 않는다. 더 많은 소설을 접해본 후에 한 번 더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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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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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의 신작 <고령화 가족>으로 우리문학 콘서트가 있다고 하여 서점으로 달려가 오전에 읽기 시작한 것이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 단한편의 영화를 제작했으나 쫄딱 망하고 게다가 바람난 아내와 이혼한 58세 알코올 중독 영화감독, 평생 얻은 이력이라고는 전과 5범이라는 별을 달고 있는 거구의 51세 건달, 두 번이나 바람이나 이혼한 40대 중반의 카페 마담과 그의 중딩 딸.




이렇게 사회생활에 실패한 고령의 자식들이 엄마 집으로 하나둘 모여들어 한집에 살게 된다. 그들의 밝은 앞날은 전혀 오지 않을 듯 암담해 보였다. 도대체 작가는 이들을 한집안에 꾸역꾸역 몰아넣고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렇게 아무런 희망이 없어 보이던 가족에게 한줄기 빛이 새어져 들어왔다. 제각기 가족간의 공유된 그리고 자신만의 유일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주고받고 또 서로 이를 치유하면서 하나둘씩 엄마 집을 떠나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 사회적으로 눈에 띄는 그러한 성공은 아닐지라도 자신의 위치에서 한걸음-한걸음씩 전진해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처음에 책장을 넘길 때의 답답함이 마음 한구석에서의 울림으로 파동처럼 몸 전체로 퍼져나갔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카운터 앞에서 카드를 지갑에서 꺼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세상의 모든 질병과 악과 고통을 가져 왔지만 마지막 희망만을 품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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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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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이라는 책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읽어보지는 못했다. 우연히 도서관의 고전읽기 모임에서 <데미안> 읽기를 한다는 홍보지를 보고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다. 헤르만 헤세 역시 유명한 작가였으나 교과서에서 이름을 본 것이 아는 전부였다.




한번 읽어본 것으로 느낌으로는 딱히 마음에 와 닿는 면은 없었다. 이 책이 씌여진 시기가 제1차 세계대전이었고 전쟁 와중에 아무런 잘못 없이 죽어가는 시민들을 보면서 유럽의 그리스도적 세계관의 혼란을 반영한 작품으로 해석하였다.




지금은 당연시여기지만  당시에는 신의 세계, 선의 세계, 밝음의 세계만을 섬기고 추구하고자 했던 시기이므로 어둠의 세계, 악의 세계를 포함하여 포괄적으로 세계를 인식하고자 했던 그의 사고는 당시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리라 생각한다.




전쟁의 혼란 와중에 자신의 눈앞에서 짓밟히고 죽어가는 선량한 사람들을 보면서 작가의 민감성으로 신의 구원은 누구를 위한 것이고, 신의 사랑은 어디를 지향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반성하는 계기를 가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의 글 몇 작품을 더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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