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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지 않는 공부법 - 모든 시험을 뚫는 합격 필승 공식
손의찬(메디소드) 지음 / 빅피시 / 2025년 4월
평점 :
책 표지에는 "모든 시험을 뚫는 합격 필승 공식"이라는 다소 과한 마케팅 문구가 쓰여 있다. 완독하고 난 후 이 문구는 오히려 이 책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학습 능력을 높여 줄 수 있는 좋은 공부법들이 소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뇌 과학 서적을 읽으며 이어지는 '학습 능력'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보기 위해서였다. 학창 시절을 거치고 지금은 중년의 직장인이 되었지만 공부는 끝이 없는 것 같다. 회사에 주어지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 지식을 쌓아야 했고, 더불어 행복한 은퇴 후 삶을 위해 자기 계발을 위한 학습을 계속해야 하고 있다.
나는 사실 '공부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유년 시절 시험을 위해 교과서를 읽고, 연습장에 새까맣게 내용을 반복해서 써가며 암기했고 시험을 치렀다. 전략적이기보다 닥치는 대로 외우고, 시험을 봤을 뿐이다. 그래서인가 시험이 끝나면 머릿속에 남는 정보는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학창 시절 참 이상하게 생각했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평소엔 공부 하나도 안 하는 거 같은데 시험만 보면 성적이 잘 나오는 친구들이었다. 그때는 그저 '그 친구들은 머리가 좋아서 잘 외우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부러워만 할 뿐이었다.
사람마다 능력치가 다르다는 고정관념은 꽤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그래서 될 놈은 되고, 안될 놈은 노력해도 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생각하고 살아왔다.
이런 나의 고정 관념을 깨준 건 '뇌 과학' 서적들이었다. 인간의 능력이란 정말 한 끗 차이일 뿐이고, 그 차이는 두뇌를 어떻게 활용하는 게 달려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히 자신의 두뇌 속에 '신경망'을 얼마나 촘촘하게 그리고 탄탄하게 만드는지에 따라 개인의 지적 능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이지만 우리는 노력을 안 해봤기 때문에 '나도 아는 이야기'라며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그저 스쳐가는 이야기로 마음속에서 사라질 뿐이다.
학습에 대한 기본 '인풋, 아웃풋'
<외우지 않는 공부법>은 뇌 과학을 통해 무너트린 "학습 능력의 향상"에 대해 저자의 실전적인 경험과 공부법에 대한 이야기로 다양한 내용을 깨달을 수 있었다.
책 속에서 저자는 학습에 대한 2가지 원리와 3가지 전제를 서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나 알기 때문에 평범한 이야기라고 과소평가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학습에 대한 2가지 기본 원리는 '인풋'과 '아웃풋'이다. 새로운 분야를 알기 위해서 우리는 공부를 한다. 전문 서적을 읽거나 검색 또는 유튜브를 보며 지식에 대한 유곽을 잡고 세부적인 내용을 익혀나간다. 이런 과정을 인풋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풋만 하고 아웃풋은 안 하는 경향이 많다. (나 역시도 그렇다.)
아웃풋은 배우고 이해한 내용을 밖으로 꺼내보는 행위다. 스스로 개념에 대해 이해하는 내용을 떠올려 보거나 타인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기초적인 아웃풋이고, 실전에 적용하며 부족함을 깨닫고 보완하는 과정은 한 단계 높은 강도의 아웃풋에 해당된다. (당연히 후자의 효과가 크다!)
우리가 아웃풋을 하지 않는 건 인풋 하는 과정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풋 하는 과정 속에서 무언가를 공부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분은 쉽게 변하고,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학습 능력을 높이기 위한 3가지 원리
<외우지 않는 공부법>은 책을 읽을 때(독해법), 암기할 때(암기법), 요약할 때(단권화) 등에 대한 세부 스킬을 높이는 전략을 잘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기술을 내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자가 제시하는 3가지 개념을 마음속 깊이 장착하고 읽으면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첫 번째는 '목적 감각'이다. 뭔가를 할 때 어떤 일은 집중이 잘 되고, 시간도 빠르게 흐른다. 반면 어떤 일은 하기 싫고, 시간도 안 가고 정신만 산만할 뿐이다. 그 이유는 지금 하는 '그 일을 하는 이유가 명확한가'에 따라 달라진다.
'목적'을 찾는다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설령 찾았다 하더라도 '목적'을 쉽게 있어버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무엇을 시작함에 있어 '목적'을 찾는 건 꼭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수험생이라면 자신이 공부하는 목적을 세운 친구와 아닌 친구의 학업 성취도는 다를 것이다. 자기 계발을 위해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기 손에 들려있는 책을 왜 선택했는지, 어떤 힌트를 찾고 싶은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며 목적을 찾는 연습을 해봐야 한다. '목적 감각'은 집중력을 높이고, 학습 속도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순서 감각'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책의 목차를 훑어보려는 연습을 하고 있으나, 목차 만으로 책의 구조를 파악하는 게 아직도 힘들다. 또한 목차를 통해 관심 있는 소주제를 발견했어도 책은 1페이지부터 정성껏 읽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외우지 않는 공부법>에서 책의 목차는 저자가 전달하고 싶은 핵심 주제를 정리해 놓은 분류 체계라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즉, 반드시 내용의 전개 순서가 아닐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스토리가 이어지는 문학 작품은 1페이지부터 읽는 게 맞는 방법이지만 자기 계발, 동기부여, 정보서적 (투자, 독서법, 부동산 등)은 알고 싶은 내용을 중심으로 순서를 조정해 읽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어려운 책을 접했을 때도 아는 내용 중심으로 순서를 정해 읽어 나가는 게 지식의 확장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깨달아 나의 독서에도 활용해 볼 계획이다.
마지막은 '능동 감각'이다. 능동 감각이라는 표현이 다소 어색할 수 있다. 이를 다르게 표현해 '회상하기'라고 이해했다. 능동 감각은 아웃풋에 해당하는 과정으로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며 학습하기 시작했으면 이해한 내용이 머릿속에 잘 자리 잡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무지성 반복 암기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학습한 내용을 스스로 떠올려 보는 것이다. 자유롭게 연상하는 회상 과정을 통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스스로 알 수 있는 메타인지의 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회상'의 과정을 '반복'이라고 착각하고 시험 볼 내용을 보고 또 보고, 쓰고 또 쓰는 게 내용을 완벽 정복하는 길이라고 착각하며 살았다. 짧지만 '회상하기'를 전문 지식 학습에 적용하며 그 효과를 하나 둘 체감하고 있다. 기억은 입력될 때보다, 밖으로 꺼낼 때 강화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마치며,
책의 마지막에는 저자가 공부법을 학습하는데 참고했던 수많은 책 중 알짜라 생각되는 책들만 나열해서 독자에게 제공해 주었다. <외우지 않는 공부법>을 읽고 '효과적인 공부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학습 능력을 향상시킬 다양한 방법들 또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런 개념들은 저자가 새로 만든 기법들이 아니다. 원래 있던 방법들인데 언제, 어떻게, 어떤 순서로 사용하면 좋은지에 대해 공감되는 내용으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내용이 많아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에게 이 책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깨닫는 포인트와 아이가 깨달을 포인트는 다르기 때문이다. 아버지로서 지금의 내가 과거에 이런 것들을 깨닫고 공부에 적용했더라면 좋았을 방법과 조언이 가득했지만, 삶의 경험이 짧은 아이들은 책이 전달하는 내용을 겉핥기 식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별거 없네!'하며 책장을 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책장을 덮고 서평을 남기는 지금도 책을 선물해 줄지 결정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효과적인 두뇌 활용법 (공부법)은 있다."라는 사실을 꼭 말해주고 싶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