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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질 혁명 - 뱃살과 질병 잡는 저속노화 식사법
야마다 사토루 지음, 오현숙 옮김 / 이아소 / 2025년 9월
평점 :
대한민국 성인 50% 이상은 당뇨 전 단계라는 이야기가 있다. 올해 받은 건강 검진에서 '당뇨 전 단계'라는 결과는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러닝으로 몸을 다지고 있는지 3년이 넘어가고 있고, 이제는 술과 담배도 멀리하고 있는데 이게 웬 나쁜 소식인지...
요즘은 매일 저녁 식후 2시간 뒤 혈당을 측정하고, 아침에 일어나 공복 혈당도 측정하고 있다. 건강검진에서 잘못 나온 결과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10일간 쭉 측정해 본 결과, 혈당 전 단계의 수치가 맞았다.
어머니께서 당뇨가 있으시니 '유전이니 그럴 수 있어'라고 자신을 위로하기에는 '당뇨 전 단계'라는 통보는 썩 유쾌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당뇨 전 단계는 노력으로 정상 수치로 돌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계속 당 수치가 올라가 결국엔 당뇨병으로 발전 도미노처럼 대사증후군이 무너지며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고혈압, 투석, 하지 절단, 뇌졸중 등의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단편 단편 검색되는 정보만으로는 당뇨를 제대로 이해하고 대처하기 쉽지 않았다. 대부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어떤 게 맞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무책임하게 게시하는 글들도 많았기에 신뢰성에 의심을 가지며 봐야 하기에 정보를 받아들이기 더 어려웠다.
그러던 찰나 만나게 된 <당질 혁명>이라는 책. 제목만 봐도 이 책은 분명히 '당'에 관한 책이야!라고 생각했다. 운이 좋게도 '혈당'에 관한 책이 맞았으나 제목인 '당질'은 혈액 속의 당을 뜻하는 단어가 아니라 주로 일본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탄수화물'을 뜻한다고 한다. 아무튼 결과는 당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는 나에겐 꼭 필요한 책이었다.
책 속에는 '당질 피로'라는 말도 자주 등장한다. 당질 피로 역시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고 일본에서 사용하는 용어라고 한다. 주로 식사로 고혈당을 섭취하여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켜 몸이 나른하고 졸린 상태를 당질 피로라고 말한다.
당질 피로에 대한 설명을 접하고 '식곤증'이란 무슨 차이가 있는 거지?라고 생각 들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진 않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점심 식사 후 이상하게 잠이 오는 상태를 자주 느꼈고, 이를 단순히 식곤증이라고만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나에겐 다른 의미로 해석되었다. 즉, '나는 오래전부터 혈당 스파이크를 겪어왔고, 그 충격이 누적되어 혈당이 높아져 당뇨 전 단계에 이른 것이다.'라고 받아 들여야 했다.
<당질 혁명>에서 주장하는 혈당을 낮추는 방법은 2가지다. 첫 번째는 단백질과 지방 위주의 식사, 두 번째는 식사 순서의 조정이었다. 당연히 책에는 왜 단백질과 지방 위주로 식사해야 하는지 식사 순서를 어떻게 조정해야 혈당이 높아지지 않는지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첫 번째, 단백질과 지방 위주로 식사해야 하는 이유는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 (인크레틴)이 혈당치 상승을 억제하고, 공복을 유발하는 호르몬 (그렐린)의 분비를 장시간 억제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식사 순서 조정 당이 최대한 늦게 들어오고, 분해되게 하면 된다. 쉽게 말해 반찬을 먼저 먹고 밥을 나중에 먹으면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반찬 먼저 먹고, 반찬 없이 밥만 나중에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본 메커니즘을 이해했다면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적용하면 된다. 나는 '구운 계란 (단백질)'이나 '견과류'를 식사 전에 먹는 루틴을 만들기로 했다. 인크레틴은 단백질/지방 섭취 후 20 ~ 30분 후 분비되기에 식전 20분에 계란 한 알 또는 견과류 한 줌을 먹기로 했다. 그리고 본 식사를 할 때는 밥을 먼저 먹기보다는 반찬을 먼저 먹은 후 밥을 먹는 습관을 기르기로 했다.
마치며,
책 속에는 러너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에 대해서도 말해주고 있었다. 카보로딩이라하여 마라톤 대회 전 탄수화물 섭취량을 늘려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이라는 에너지원을 저장하는 방식이 올바르지 않으며, 특히 동양인에게는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는 위험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뿐만 아니라 마지막 자가 진단 페이지 결과에서 '조깅을 즐기고 스포츠음료를 애용하는 사람에게 많이 볼 수 있는 당뇨 유형'도 설명하고 있었다. 100% 나의 상황이었다는 점이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조깅이 문제가 아니었다. 러닝은 분명하게 혈압, 혈당에 좋은 운동이지만 러너들의 러닝 전/후에 마시는 스포츠음료와 에너지 젤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해 주고 있었다.
건강에 관한 상식은 대부분 부모님으로부터 구전으로 옳고/나쁨을 배웠다. 성인이 되어서는 뉴스, 인터넷 등에서 떠도는 이야기로 만들어진 상식이 대부분일 것이다. 위험이 감지되어 '당뇨'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예방하는 방법을 책을 통해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책의 저자가 마지막에 가볍게 들여주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부디 과거의 영양학이 주장하는 잘못된 상식에서 벗어나 최신 영양학을 습득하기를, 그리하여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질병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