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미래보고서 2026-2036 - 이미 시작된 AGI, 미래 지도를 다시 그리다
박영숙.제롬 글렌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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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래보고서는 매년 '세계미래'에 대한 전망과 인사이트를 주는 책이다. 미래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매해 이 책을 구매했었지만, 이번만큼 진지하게 읽어본 적은 없었다. <세계미래보고서 2026 - 2036>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사회, 경제, 교육,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루고 있다. 1 ~ 2년 전만 해도 이런 예측은 상상 속의 먼 미래의 이야기라 생각했다. 그러나 ChatGPT의 출현과 생성형 AI의 놀라운 발전은 미래를 바로 코앞까지 가져다 놓았다.




AI는 계속 발전할까?


이번 책은 스스로 여러 가지 질문을 하게 만들었다. 'AI는 계속 발전할까?'는 이제 당연히 'AI는 계속 발전한다'라는 명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 AI는 어디까지 성장할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 현재는 각 분야에 특화된 AI를 생활에 활용하고 있는데, 그다음은 범위가 확장된 '범용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지능을 가진 AGI가 빠르면 2 ~ 3년 이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쩌면 더 빠른 시일 내 완성될 수도 있다. AGI 완성 후에는 인간 지능을 초월한 ASI 가 등장한다. AGI는 인간처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정보를 수집해 해결하기 때문에 AGI 이후 ASI는 필연적으로 등장한다고 봐야 한다.


머지않은 미래라 생각되는데, 그때 인간은 과연 AI를 통제할 수 있을까? 통제할 수 없다면 인간은 어떻게 될까? <세계미래보고서 2026 - 2036>에서는 축배 또는 독배로 나에게 다각도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기본 소득


챗GPT, Gemini와 같은 LLM은 인간의 두뇌로 발전할 것이다. 인공두뇌는 로봇에 안착하며 피지컬 AI가 완성된다. 인간처럼 세밀하고 다양한 관절 표현은 어렵겠지만, AI 덕분에 로봇은 어떤 한계선을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사람처럼 복잡한 세밀하고 복잡한 일을 하는 로봇은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복잡도는 있으나 반복적인 일은 휴머노이드가 투입되고 있다. 로봇의 투입은 비약적인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올 것이다. 가성비라는 측면에서 인간 작업자는 휴머노이드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산업 현장에서 인간이 사라지고 로봇으로 채워지는 순간, 경제의 모든 시스템을 인간이 아닌 로봇이 대체하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혹은 무엇을 해야 할까? 책에서는 그런 시기가 온다면 인간에게는 로봇이 번 돈에 대해 부의 분배가 이뤄지고, 기본 소득이 주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너무 이상적인 상상 아닐까? 기본 소득은 주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수준은 정말 '(최하) 기본' 수준일 것이다. 부의 분배는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겠다고 수동적으로 미래를 받아들이기 보다, 이런 미래가 펼쳐질 것임을 알고 적극적으로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더 강한 의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AI 시대의 교육


AI 시대로 빠르게 진입하며 인간 곁에는 전 세계 모든 지식을 학습한 박사 수준의 AI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엉망으로 질문해도 질문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꿀떡같은 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초중고 12년, 대학 4년 총 16년간의 교육으로 내가 얻은 건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지금은 기초적인 방정식, 물리학적 공식 하나 제대로 떠올리지 못한다.


내가 암기한 지식은 시험이 끝나며 사라졌다. 그러나 교육 과정 속에서 사고의 힘을 키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복잡한 문제가 주어지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하다. 모르는 게 있으면 AI에게 물어보면 되는데 왜 공부를 해야 하냐고 말한다. 이런 불만을 던지는 자녀들에게 추상적인 '생각', '논리'라는 개념은 말해줘도 머릿속에 머무르지 못한다.


대학 진학을 위해 공부하고, 사회 진출을 위해 스펙을 쌓던 나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되었다. 물론 7080 시대의 사람들도 기성세대를 부인했지만 지금처럼 큰 변화가 다가오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세계미래보고서 2026 - 2036>에서는 미래의 교육에 대해 AI를 통해 맞춤형 교육, 글로벌한 교육 세상이 펼쳐진다고 하지만 본질적으로 우리 자녀들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서는 무수한 질문만 남겨둘 뿐이었다.




마치며,


AI, AGI, ASI는 축배일까? 독배일까?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했던 기업들은 투자 대비 성과가 없었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그건 너무 빨리 기술을 도입했던 시기의 결과물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은 전보다 안정되고 보안이 확보된 AI가 기업 현장에 활용되고 있다. 이제 AI 활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 있다.


개인의 능력은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지금의 이야기고 사용자 친화적으로 발전하는 AI는 AI의 활용 능력조차 평준화 시킬 수 있다. 과연 미래에는 어떤 사람이 살아남을까?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속단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이런 흐름을 멀리서 구경만 하고 있기보다는 그 안에서 적극적으로 경험하는 사람이 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또한 AI가 모든 걸 알려준다고 내 의견을 AI에게 모두 맡기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되겠다고 경각심을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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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으로 만드는 두 번째 월급통장
최만수.선한결.맹진규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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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으로 만드는 두 번째 월급통장>은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하지 않은 사람에게 좋은 동기를 해주고 있다. 또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에게는 투자 방향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책의 첫 시장은 "왜, 미국 주식 시장에 투자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현재 4년째 미국 주식을 모아오고 있다. 처음에는 수익, 손실을 반복했지만 장기간 누적하며 쌓인 주식들은 꽤 괜찮은 수익을 만들어 주고 있다. 내가 미국 주식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전 세계에서 미국을 이길 나라는 당분간 등장하지 않을 것 같고, 미국의 기업들은 글로벌로 활동하며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나라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생각에 대해 책에서는 자세히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그중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2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미국은 S&P 하락을 방치하지 않는다는 점이고, 두 번째로 세계의 인재와 기술은 모두 미국으로 모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테슬라의 일론머스크, 엔비디아의 젠슨 황,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이 태어난 나라는 미국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인재와 기술이 모이고 달러라는 기축통화 그리고 막강한 군사력, 미국의 선순환은 쉽게 멈추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따라서 어느 나라에 내 돈을 투자할지 선택해야 한다면 '미국'이 가장 최적의 선택지라 생각한다.


책의 논리 흐름은 자연스럽게 그럼 미국의 어떤 기업에 투자하면 좋을지 2가지 트랙으로 설명한다. 첫 번째는 미국을 주도하고 있는 7개 기업, 흔히 M7 (Magnificent Seven)이라 불리는 회사들을 알려준다. 사실 알려주지 않아도 '미국'을 생각할 때 돈 잘 벌 것 같은 기업은 어디라고 물을 때 50% 이상은 떠올릴 그런 회사들이다. 작가님의 설명 중에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 시선을 꽂히게 하는 내용이 있었다. AI 시대, 풀 스택 기업으로서의 구글의 위엄과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클라우드를 담당할 마이크로소프트였다.


두 번째는 앞으로 미국 경제를 이끌 것 같은 산업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여기서 흥미를 끈 내용은 AI 시대의 전력 인프라였다. 전력 인프라는 AI뿐만 아니라 전기차, 비트코인도 함께 생각해야 하기에 향후 수요가 더 커질 부분이었다. 다만 아쉬운 건 미국에 상장된 전력 인프라 관련 ETF가 언급해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검색해 보면 쉽게 찾아볼 순 있다.




마치며,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고정적인 수입이 생기며 돈을 불리고 싶다는 욕심에 사회 초년생 시절엔 공부 없이 그냥 '좋아 보이는' 주식을 샀었다. 매수하는 금액도 크지 않았지만 수익 5천 원 수익에 들뜨기도 했고 만 원 손실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그렇게 작은 돈에 목매어 초조한 마음의 투자자로 주식 시장에 머물렀었다.


그렇게 10년을 투자하고 10년간의 손익을 통산해 본 결과 손익이 '0'에 수렴했다. 인플레이션을 생각하면 큰 손실이었다. 그러다 테슬라를 매수한다는 후배를 통해 미국 주식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게 약 8년 전의 이야기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미국 주식을 모두 매도해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었고, 4년 전부터는 적립식으로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


책에서도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특정한 타이밍을 노리지 말고 꾸준히 기계적으로 매수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한다. 이 원칙을 4년째 실행하는 사람으로서 '맞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적립식 투자라는 게 시간이 많이 걸리고, 누적되는 금액이 적기에 당장에는 커 보이지 않는다. 초조한 마음을 내려놓고, 무덤덤하게 투자하다 쌓인 자산을 바라보면 '언제 이만큼이나 모였지?'라고 놀랄 때가 종종 있다.


과연 내가 처음부터 그 정도의 자금을 한 번에 투자할 수 있었을까라고 자문해 보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스스로 확신을 가지는 '미국 주식'에 '장기' 그리고 '적립식'으로 투자했기에 나의 돈 그릇이 단단해지고 커졌지 않나 생각한다. <미국주식으로 만드는 두 번째 월급통장>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나와 같은 믿음이 생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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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로지컬 씽킹 - 압도적 성과를 만드는 새로운 논리적 사고의 교과서
모치즈키 안디 지음, 김윤경 옮김, 이준희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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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앞에서 입을 뗄 때마다 느껴지는 미세한 떨림은 어디서 올까요? 그것은 내 생각이 논리적인지 스스로 확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논리적으로 말하고 싶지만 정작 머릿속 생각의 지도를 어떻게 그려야 할지 알려주는 뼈대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모치즈키 안디의 <신 로지컬 씽킹>은 바로 이 점에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추상적인 '논리적 사고'라는 개념을 구체화하여 독자가 자신의 사고 과정을 단계별로 점검할 수 있는 진단 키트 역할을 해줬습니다.



말하기를 잡아주는 '삼위일체 사고법'


이 책은 저자의 기존 책인 <로지컬 씽킹>의 업데이트 버전이다. 그래서 책 속에서도 기존 책을 벗어나기 위해 작가가 해온 고민의 흔적이 많이 보인다. 기존의 로지컬 씽킹이 연역법과 귀납법이라는 도구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데 그쳤다면, 이 책은 이 도구들을 언제 / 어떻게 조립해야 하는지 보여주었다. 그 핵심은 저자가 제시하는 'QADI 사이클'과 세 가지 사고법의 융합이다.


Q(Question: 질문)은 발견과 논증의 출발점인 질문을 설정하기 위한 사고의 틀이다. 그다음 A(Abduction: 가설)은 나는 뻔한 사실만 나열하고 있지 않은가? '가설'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먼저 던지고 있는가?를 점검하도록 도와준다. D(Deduction: 시사)는 그 가설로부터 필연적인 시사점을 도출했는가? 마지막 I(Induction: 결론)은 도출된 결론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사실(Fact)로 검증했는가?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요소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릴 때 완전한 추론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이는 내가 지금 어느 단계에서 막혀 있는지(가설이 없는지, 근거가 약한지)를 스스로 진단하게 해주며, 결과적으로 말하기의 불안감을 구조적인 안정감으로 바꿔줄 수 있다고 말한다.



'주어지지 않은 정보'를 꿰뚫는 힘


많은 사람이 눈앞의 정보를 정리하는 데 급급해한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눈앞에 사실이 있으면 굳이 논증이 필요 없다." 하늘이 흐리다는 건 보면 안다. 진짜 논리는 '주어지지 않은 정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 등장하는 '엘리베이터 문제'는 이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엘리베이터가 느리다"라는 불만에 대해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보이는 정보) 해결책이 아니라, 거울을 설치해 기다리는 지루함을 없애는(주어지지 않은 통찰) 접근. 이것이 바로 이 책이 목표로 하는 '가치 창출형 논리'의 사례이기도 하다. 이는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뻔한 답을 내놓을 때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비틀어보는 창의적 질문을 AI에게 되물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


말하기가 두려운 것은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을 조립하는 순서도를 몰랐기 때문이다. <신 로지컬 씽킹>은 그 순서도를 알려주고 있다. 물론 책 속의 설명만으로 실생활에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요한 건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작게라도 하나씩 삶에 적용하는 태도 아닐까 생각한다.


막연한 추상 속에 숨지 않고, 가설에서 시작해 검증으로 끝나는 단단한 논리의 뼈대를 생각한다면 비즈니스 현장이나 삶 속에서 상대방의 의견에 휘둘리기보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자신의 논리력이 어디쯤 와 있는지 점검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AI 시대에 '대체 불가능한 생각의 힘'을 기르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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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을 알면 주식이 보인다 - 채권쟁이의 주식 투자법
신년기 지음 / 아라크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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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이다. 성공적인 투자자는 시장 소음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기준'을 가진 사람들이다. 신년기 저자의 <채권을 알면 주식이 보인다>는 바로 그 기준을 세우는 데 필요한 근본적인 통찰을 제공했다. 이 책은 시장을 주식이라는 '파도' 위에서만 보던 투자자에게, 그 파도를 움직이는 더 거대한 근원인 '금리와 채권'이라는 조류를 이해할 기회를 주었다.


오랜 기간 해외 채권 운용을 담당해 온 신년기 작가님은 단순히 채권 지식을 나열하데 그치지 않고, 채권 전문가(채권쟁이)의 비판적 시각을 통해 주식 시장의 움직이는 원리를 알려줬다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라 생각한다.


"금리-가격" 메커니즘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금리 변화가 채권 가격에 반대로 작용하는 '경쟁의 원리'를 명쾌하게 설명했다. 단순히 공식처럼 외우던 지식이 아닌 시장 참여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이 빚어내는 현상임을 새롭게 알게 해줬다. 이는 주식 투자에서 기업의 미래 이익을 현재가치로 할인할 때 사용되는 '할인율'의 변화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



채권의 '듀레이션'과 성장주 vs 가치주 판단


채권 개념을 주식에 활용할 때 '듀레이션(Duration)'은 성장주와 가치주를 판단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채권에서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화에 민감하듯 주식에서 '성장주'는 그 성장이 실현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듀레이션)이 길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시장 금리가 상승하는 환경에서는 먼 미래의 가치를 현재로 당겨오는 성장주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큰 폭으로 폭락하는 현상이 필연적임이 논리적으로 설명되었다. 반면, 현재의 안정적인 배당과 이익을 창출하는 '가치주'는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과 같아 변동성에 방어적이다. 이런 관점은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방어력을 높이는 실질적인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보의 과부하와 투자 성향


작가와 아들의 대화로 독자에게 채권과 경제 개념을 쉽게 전달하고 있지만 만능 해설서는 아니다. 이 책이 제시하는 거시 경제 지수 분석과 채권 시장의 미묘한 흐름 읽기는 투자 성향에 따라 높은 '정보 비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책에서 다루는 금리, 환율, 주요 경제 지표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은 시장의 중단기적 흐름을 읽고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하려는 '액티브 투자자'에게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는 '바이 앤 홀드(Buy and Hold)' 투자자에게는 이러한 정보들이 불필요한 노이즈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경제 데이터를 분석하고 매수/매도 의사 결정은 장기 투자의 핵심인 '시간'을 아끼려는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비효율적인 과부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얻은 거시적 지식을 '자신의 투자 원칙을 보완하는 통찰'로 활용하되 모든 정보를 실시간 의사 결정에 사용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지 않았으면 한다.



마치며, 투자 궤도를 수정할 나침반


신년기 저자의 <채권을 알면 주식이 보인다>는 투자의 '경계 영역'을 탐험하도록 도와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주식 시장의 표면적인 움직임이 아닌, 그 아래 놓인 거시 경제의 거대한 중력(금리와 채권)을 이해함으로써 자본시장에서 길을 잃지 않을 나침반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투자자들에게 지금보다 주식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자신이 세운 투자 기준을 점검하기에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줄 거라 생각한다. 다만, 모든 지표를 섭렵하겠다는 욕심보다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춰 필요한 통찰만을 얻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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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읽고 쓰는 학원장입니다 - 배움과 성장으로 인생 페이지를 채우는 사람들
박지영 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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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읽고 쓰는"이라는 단어만 보고 이 책을 선택했다.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은 업무 시작 전의 책 읽는 시간과 완독 후 서평을 쓰는 시간이다. 학원장은 아니고 평범한 샐러리맨이지만 '읽고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읽기와 쓰기를 왜 시작했고, 무엇을 깨닫고 있는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됐다.


책은 8명이 공저로 쓴 책이다. 모두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독특하게 교육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다. 직업을 떠나서 '읽고 쓰기'를 계속하는 이유 속에서 내가 끌리는 점은 무엇인가 생각해 봤다.


그들은 글쓰기를 단순히 생각을 옮기는 일이 아니라 '나를 관찰하는 일'로 인식했고 무엇을, 어떤 마음으로 쓰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이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나아가 글쓰기는 내 안의 상태를 투명하게 비추는 거울과 같아 불편하더라도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게 하는 성찰과 치유의 시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말의 약함과 글의 힘에 대해 표현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살아가며 참 많은 다짐을 하는데, 다짐은 어디까지나 추상적인 생각일 뿐이다. '생각만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무형의 생각을 붙잡기 위해 글을 쓰는 행위가 중요하다는 메시지였다. '이루고 싶은 걸 종이에 써서 지갑에 넣고 다녔다', '꿈을 쓴 학생들이 졸업 후 더 많은 돈을 벌었다'와 같은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맥락이 이어진다.


단순히 소망을 적는 것을 넘어, 목표를 글로 쓸 때 비로소 실체가 되고 삶의 '방향 설정'이 된다는 점은 나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다. 천재가 되기, 보드게임 작가가 되기와 같은 비현실적인 목표들이 기록을 통해 멘사 회원이 되고 텀블벅 펀딩을 달성하는 현실로 바뀌는 과정을 보며 '가능성'이 아니라 '기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


더 나아가, 이 책은 글쓰기를 '습관'의 영역으로 만들기를 권했다. "매일 문장을 쓴다. 쓰는 날과 못 쓰는 날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매일 책상 앞에 앉는 일이다. 습관이 문장을 만들고, 문장이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이 문장은 압도적인 통찰이었다. 글쓰기의 완성도에 얽매이지 않고 매일 책상 앞에 앉아 감정을 가볍게 적고 일상의 단상을 쌓아가는 루틴이야말로 나를 유지하는 장치라는 깨달음은 꾸준함이 무기인 나에게는 힘이 되는 메시지였다.




마치며,


사무실에서 업무 환경이 바뀌고, 과거 함께 일하던 동료들도 뿔뿔이 흩어지며 회사 내에서 고독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한때는 고독함을 달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독서와 글쓰기라는 루틴을 통해 더 큰 의미를 찾고 있다.


<나는 읽고 쓰는 학원장입니다>를 읽으며 책을 통해 채우려 했던 고독함의 빈자리가 사실 나만의 방향성을 찾고 삶의 밀도를 기록하고 싶었던 잠재적인 욕구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록은 단순히 잊지 않기 위해 남기는 것을 넘어 기억이 흔들릴 때에도 늘 제자리에 남아 나를 지탱하고 미래를 바꾸는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


'To. 백살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지금의 읽고 쓰는 습관은 훗날 주름진 얼굴을 보며 '너는 이미 충분히 살아왔고, 충분히 남겨두었으니까'라고 말해줄 나의 가장 단단한 증거가 될 것이다. 고독을 잊게 만드는 것을 넘어, 글쓰기는 나만의 속도로 묵묵히 나아가 결국 세상에 따뜻한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확신을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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