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후의 미래 어떻게 될 것인가 - AI 시대, 부와 권력이 재편되기 시작했다
제이슨 솅커 지음, 김익성 옮김 / 더페이지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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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주문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여러분 기준에서 지금의 AI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묻고 3가지 선택지를 준다고 가정해 보겠다. 3가지 선택지는 '과대평가되어 있다, 적정하다, 과소평가되어 있다.'이다. 답변은 개인별 AI에 대한 이해 수준, 관심도에 따라 다양하게 분포될 것이다. <AI 이후의 미래 어떻게 될 것인가>를 쓴 저자는 미래를 예측하는데 경력의 상당 부분을 썼다고 한다. 즉, 변화에 빠르게 반응함과 동시에 기술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다. 그의 관점에서 지금의 AI는 '과소평가되었다.'라고 할 것이다. 반면 나는 어떻게 평가할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봤다. GPT 등장 초기의 열광하는 분위기에는 AI를 잘 몰랐다. 더불어 할루시네이션을 경험하며 AI는 과대평가되었고, 사람들이 지나치게 열광한다고 생각했다. 시간은 흘러 GPT가 대중에게 선보인지 약 3년 반 이상의 시간이 흘렀고, 뉴스로 전해 듣는 기술 경쟁은 상당한 수준이었던 것 같다.




2022년 11월, GPT 등장 후 유료 구독했지만 별다른 효용성을 느끼지 못했다. 이후로는 무료 유저로 한 서비스에 정착하지 않고 무료 버전을 이것저것 사용해 봤다. 그나마 다행인 건 AI 관련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어 실질적인 AI의 변화를 놓치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는 2025년 11월부터 (놀랍게도 정확히 3년이 지난 시점이다.) Gemini 유료 서비스로 AI를 본격적으로 사용해 보기 시작했다. 자발적으로 결재해서 사용한 건 아니었고, 삼성 휴대폰 구매자들에게 지급된 6개월 Gemini Pro 버전의 유효기간이 다가와서 1년 반을 묵혀뒀다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Gemini에 Lock-in 되어 자발적으로 결재해서 사용하고 있다. Pro 사용자라고 AI 리소스가 무한정으로 제공되는 게 아니기에 최대한 뽑아 쓸 만큼 이미지 생성, 동영상 생성, 바이브 코딩에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AI 이후의 미래 어떻게 될 것인가>를 다 읽은 후 한 마디 느낌은 '공허'했다. 책에서는 AI 이후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예측하거나 제공한 정보들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이 가진 메시지는 강력하다. 앞으로는 AI에 대해 더 이상 논하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AI는 모든 산업의 초석이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AI is everywhere.'이 된다는 것이다.




즉, 모든 과정에 AI가 있기 때문에 AI를 바탕에 두고 사업을 하거나 생각을 확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광범위하고 흐릿한 주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쩌면 새로운 세상의 진리처럼 수용하는 게 미래를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사업에서의 기업들은 기업간(B2B) 또는 대고객(B2C)로 제품을 만들고 홍보, 마케팅 활동하며 기업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AI가 일반화된 세상에서 기업의 고객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다. 기업들이 집중해야 하는 대상은 AI Agent가 된다. 더 이상 인간은 복잡한 비교를 하지 않고, AI에게 자신이 필요한 것, 사용 목적, 예산 수준을 말하면 AI Agent는 온라인 공간에서 인가에게 필요한 제품을 찾아서 구매까지 끝마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마케팅 대상은 AI Agent가 될 것이고, 책에서는 이를 B2A business라고 명명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은 AI를 지렛대로 활용해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과 AI에 의지하며 숨어있는 사람으로 나눠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자는 내면과 외면이 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겠지만, 후자는 알맹이가 없는(?) 또는 AI에게 휘둘리는 그런 사람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에 본 뉴스 중에 AI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자살한 사람의 이야기를 종종 접할 수 있었다. 바깥세상은 차단한 채 AI가 만든 세상 안에 갇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AI 이후의 미래'에 우리는 AI와 떨어져서 살 수는 없다. 아니, AI를 멀리하려고 해도 이미 사회의 기반에 AI가 깔려 있기 때문에 애당초 떨어져 산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세상이 될 수도 있다.




마치며,


책을 읽고 공허하단 생각을 한 이유는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데...'라는 큰 막연함이 생겼기 때문이다. AI가 산소처럼 지배하는 세상, 지불하는 비용에 따라 차별되는 AI 파워를 사용하는 세상, 더 비싼 AI와 아닌 AI 간의 격차가 뚜렷해지는 세상... 무엇을 하든, 어디에나 AI가 그물망처럼 퍼져있는 세상.




AI가 우리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런 편의성에 물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AI를 레버리지로 자기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상투적인 이야기인 것 같지만 AI가 말하는 대로, 지시하는 대로, 그대로 쫓아가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당신은 아닐 거라고 생각되는가? 부디 자만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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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학이 쉬워지는 근육 구조 대백과 - 만화로 재미있게 배우는 해부학
사카이 타쓰오 지음, 도쿠나가 아키코 외 그림, 박현아 옮김 / 현익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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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내 삶은 3가지 목표를 향해 주파수가 맞춰져 있다. 첫 번째는 장기 투자로 이루는 경제적 자유, 두 번째는 독서와 글쓰기로 현명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100세까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다. 마지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알아둬야 하는 것들이 많다. 전문가적인 지식보다는 내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어떤 운동들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하나씩 배우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선택한 <스포츠의학이 쉬워지는 근육 구조 대백과>의 제목에는 반하지만 이 책에서 얻고 싶은 건 '근육 구조'였었다.




'몸 안에는 뼈와 근육이 있어 움직일 수 있다.' 정도만 알고 있지, 어떤 메커니즘과 상호작용을 통해 움직이는지는 알지 못한다. 과거에는 자연스럽기 때문에 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100세까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최소한 내 몸에 어떤 근육들이 있고, 어떤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는지는 알아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의 내용은 우리 몸을 등, 흉부, 복부, 골반부, 팔, 다리, 머리로 나눠 각 부분에 위치하는 근육의 구조를 시각화된 이미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전문적으로는 어떤 신경과 연관되어 있는지도 설명하고 있으나. 그 정도 지식까지는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삶과 연관 지어 생각하려면 '일상 동작'을 할 때 내가 쓴다고 생각하는 근육 부위와 인체학적으로 움직이는 근육이 일치하는지 정도만 확인하면 되었다. 물론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틀린 부위가 많았고, 책을 통해 상당 부분을 교정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은 무의식적인 동작에 내 몸의 어떤 근육들이 사용되는지를 떠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떠올릴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지만, 떠올릴 수 있다면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달리기를 정기적으로 하는 내게 있어 햄스트링이라는 부위는 추진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근육이다. 대략적으로 허벅지 뒤쪽이라고만 알고 있었지 피부 안쪽에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지 못했다. 책의 모든 근육 부위를 단번에 이해하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평소 본인이 즐기는 운동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근육들을 하나 둘 알아둔다면 자기 근육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스포츠의학이 쉬워지는 근육 구조 대백과>는 시작부터 등, 팔, 다리의 근육이 무엇이고, 어떻게 동작하는지 본론을 시작하지 않는다. 그전에 우리가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 어떤 종류의 근육이 있는지 그리고 근육이 왜 움직이는지에 대해 기초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줬다. 근육 섬유 하나하나가 신경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단단하기만 한 뼈가 실제로는 콜라겐이라는 철근 위에 칼슘이 혼합되어 단단한 구조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아마도 학창 시절에 배우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시험을 목적으로 배웠기에 암기하고 잊어버렸지 않았나 생각한다.




마치며,


책의 도입부에서 설명하는 내용으로 신체의 메커니즘을 잡고, 신체를 기능 구획으로 나눠 각 부위의 근육이 세세하게 이미지화되어 있다. 책의 제목인 '스포츠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유익한 책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처럼 근육의 쓸모와 취미로 즐기는 운동에 필요한 근육들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들이 나열되어 있는 책이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편협하게 러닝이라는 분야에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지 100세까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 하나씩 배워나가면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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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 월급사실주의 2026 월급사실주의
강보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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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연두색 배경 위로 빨간 망토를 휘날리며 서류 가방을 든 한 남자가 보인다. 얼핏 보면 슈퍼맨처럼 당당하게 하늘을 가로지르는 듯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서커스에서 사자가 채찍 소리에 맞춰 억지로 곡예를 넘듯,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배열된 여러 개의 고리를 통과하고 있을 뿐이다. 붉은 코를 한 삐에로의 표정은 관객을 향한 웃음 대신, 삶의 고단함을 묵묵히 견디는 무기력함과 권태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대한민국 직장인 중 정말 '재미있어서' 일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처음엔 가슴 벅찬 의욕과 순수한 재미로 시작했을지 모르나,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각자의 현실과 타협하며 무기력과 생존이라는 거대한 늪 속으로 조금씩 가라앉는다. 이 책의 표지는 그저 버티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고갈된 직장인들의 '억지스러운 비상'과 '가면 뒤의 지친 얼굴'을 해학적으로 그려냈다. 어쩌면 나의 모습 같기도 했다.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은 문학동네의 '월급 사실주의' 시리즈로 매년 80매 내외의 단편 소설을 선정해 하나로 묶어내고 있다. 월급 사실주의 2026는 잡지 기자, 예능 PD, 웨딩 헬퍼, 공무원 등 각기 다른 일의 현장에서 분투하는 8인의 삶을 극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작가들은 노동의 신성함을 찬양하거나 화려한 성공 신화를 말하는 대신, 월급 뒤에 가려진 비루하고도 절박한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책 속에 묘사된 이야기는 때로 마음을 서늘하게 할 만큼 충격적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좋은 직장'—높은 보수나 자아실현의 성취감—은 이들에게 사치에 가까운듯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임금 체불과 법의 사각지대, 경영자의 안일한 마인드와 무너진 시스템이다. 보수도 적고 인격적인 대우마저 실종된 척박한 일터에서, 소설 속 주인공들은 단순히 돈을 버는 기계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과 품격'이라는 마지막 조각을 붙들고 처절하게 분투한다. 이는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의 실제 기록이기도 했다.




책을 읽는 동안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소설 속 인물들에 대한 연민보다는 현재 직장에서 나쁘지 않은 대우를 받으며 '아이들을 독립시킬 때까지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나의 현실이, 장차 이 험난한 사회로 진출해야 할 내 아이들의 미래와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겪고 있는 이 고단함이 나의 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아이들에게 대물림될 수도 있다는 공포가 엄습했다.


"저런 열악한 회사는 가지 말아야 하는데", "저런 부당한 대우는 결코 받지 말아야 하는데"라는 부모로서의 간절한 기원은, 책장을 넘길수록 거대한 벽 앞에 선 듯한 막막함으로 변했다. 내가 일선에서 물러난 뒤, 우리 아이들이 마주하게 될 노동의 현장이 이 책의 제목처럼 '재미나 보람을 바라는 것조차 욕심'이 되어버린 황무지라면 나는 부모로서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내가 일구어 놓은 이 작은 안정이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줄 든든한 방패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그저 폭풍 전야의 잠시뿐인 평화일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온다.


제목이 시사하듯, 일터에서 재미까지 바라는 것이 정말 과한 욕심인 시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덟 명의 작가는 입을 모아 강조한다. 재미와 보람이 거세된 메마른 자리에서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고 말이다. 그것은 바로 나를 나답게 만드는 방향성, 스스로 선택한 생활 방식,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꺾이지 않는 자존심이라는 '마지막 보루'다.


이 책은 단순히 노동의 고통을 고발하거나 비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최악의 환경에서도 인간다운 품위를 끝내 잃지 않으려는 노동자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응원한다. 비록 삐에로의 분장을 한 채 원치 않는 곡예를 넘으며 고리에 걸려 있을지언정, 손에 쥔 무거운 서류 가방을 결코 놓지 않는 그 뒷모습은 곧 우리 시대 모든 직장인이 가진 가장 숭고하고도 눈물겨운 생존 방법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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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뼈대 - 인류 문명을 지탱해 온 수학의 역사
송용진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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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문명의 뼈대>를 덮으며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수학적 자본주의'였다. 책에서 저자가 집요하게 추적했던 수학이 인류 문명을 설계하고 지탱한 역사는 마치 오늘날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부의 새로운 원천이 된 현대 사회의 풍경과 거울처럼 닮아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취향은 시스템 알고리즘에 의해 예측되고, 거대한 자본은 고도로 복잡한 파생상품의 로직 속에서 증식하고, 국가의 경쟁력은 AI 연산 능력으로 측정되는 시대가 되었다. 나도 모르게 일상적이 되어버린 차가운 수리적 세계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인류가 수천 년간 쌓아 올린 업적으로 만들어진 골격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수학을 “인류가 발명한 가장 강력한 언어이자 도구”로 규정했다. 피라미드에서 시작해 근대 과학혁명을 거쳐 현대의 디지털 문명에 이르기까지, 수학이라는 보이지 않는 뼈대가 어떻게 역사의 매 순간을 지탱해 왔는지를 알려주었다.


수학적 자본주의 관점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수학이 ‘추상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해 온 과정이다. 고대 상업의 발달은 숫자를 통한 기록에서 시작되었고, 이는 곧 화폐라는 추상적 가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문명의 뼈대>가 묘사하는 수학의 역사는 결국 ‘모호한 현실을 명확한 수치로 치환해 나가는 과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었다. 이는 인간의 삶 전체가 거대한 데이터와 수식으로 바뀌어, 그 숫자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돈을 만들어내는 시대의 한복판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과거의 자본주의가 토지, 노동, 자본이라는 물리적 실체에 기반했다면, 수학적 자본주의는 함수와 모델에 기반하고 있다. 책에서 언급되는 미적분의 탄생이나 통계학의 발전은 단순한 학문적 성과로 그치지 않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확률’이라는 이름의 통제 가능한 변수로 바꾸어 놓았다.


책을 읽다 보면, 현대의 금융 공학이나 빅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 결국 유클리드와 뉴턴이 놓은 기초 위에 세워진 거대한 건축물임이라는 점도 깨달을 수 있었다. 저자는 문명의 발전 단계마다 수학적 도약이 있었음을 강조하는데, 이제 그 도약은 인간의 직관을 넘어 인공지능의 블랙박스 같은 수식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논리를 쌓으며 발전해 왔지만, 앞으로의 만들어진 문명의 뼈대는 '연산'의 단계로 진입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엔비디아에서 개발한 루빈 플랫폼의 연산량과 속도의 비약적인 발전은 어떤 문명으로 우리를 이끌어갈지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느껴지기도 하는 부분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열되는 수학적 발견과 수학자의 나열이 다소 집중력을 흐리게 한다고 느꼈다. 하지만 수학적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정작 그 흐름의 문법인 수학을 외면하며 살아온 나의 무지함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나의 의지대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세상이 타인이 설계한 정교한 수식 위에서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대로 소비하고,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움직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


문명의 뼈대가 단단해질수록 그 위에 입혀진 인간의 창의성은 소외되기도 한다. 수학적 자본주의 시대의 가장 큰 위협은 ‘수치화할 수 없는 가치’의 사라짐 아닐까 생각한다. 효율과 최적화라는 수학적 지상 과제 앞에서 인간의 실수는 오차로 취급되고, 개개인의 서사는 데이터의 파편이 되어버린다. 그동안 나는 AI가 일반화될 세상을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AI 리터러시를 익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의 문법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수학적 리터러시'가 더 중요함을 배우게 되었다. 이는 내 삶의 뼈대를 타인의 연산에 온전히 내맡기지 않고, 그 수식 너머의 의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기르는 것이 이 시대를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걸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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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클릭 쇼크 - 검색의 종말
네오랩스 지음 / PUB.365(삼육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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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챗GPT, 제미나이, 퍼플렉시티와 같은 AI 서비스의 정확성과 편의성을 경험하며 네이버나 구글과 같은 포털 사이트를 통한 정보 탐색 과정은 줄어들고 있다. 이는 온라인에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 공략 대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AI 이전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자산 상품, 서비스 키워드 중심으로 SEO 전략이 필요했다. 하지만 네이버나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의 키워드 검색이 생성형 AI의 문맥 검색으로 전환되며 이제는 새로운 GEO 전략이 필요한 점을 책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GEO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은 Generative AI (생성형 AI)의 첫 글자인 G를 딴 새로운 홍보 전략이다. 그러나 GEO는 기존 SEO 대비 공략이 쉬운 대상이 아니다. 이유는 사용자의 질의에 응답하는 생성형 AI (GPT, Gemini, 퍼플렉시티 등)의 답변 로직이 블랙박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제로클릭 쇼크: 검색의 종말>은 한 가상 기업을 중심으로 그 안에 근무하는 계층이 다른 세대들을 통해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단지 GEO를 잘하기 위한 전략을 딱딱하게 정보형으로 전달하기보다, SEO에 올인하고 있던 기업이 AI의 등장으로 낮아진 시장 점유율을 다시 회복하는 서사적인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GEO를 준비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책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가상의 기업의 사례는 구성원들이 모두 똘똘 뭉쳐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충분히 공감되는 이야기였으나, 현재 내가 속한 기업은 책 속의 기업보다는 규모가 커서 한두 명 직원의 역할로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어내기가 어려웠다. 이 책을 읽으며 임원들의 생각이 바뀌고, 그 영향으로 나와 같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기회가 왔으면 하는 바람만 할 뿐이었다. 또한 내가 일하고 있는 본부는 외부의 고객을 상대하기 보다, 내부 직원들을 사용하는 시스템들로 GEO와는 거리가 좀 멀기도 했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업무 시스템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직원들의 질의응답에 대응하기 시작하기 전에 내부 데이터를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온/오프라인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파악하고, 현재 업무를 위해 사용하는 시스템의 기준정보를 업무와 Align 하고, 시스템간 표준화 시키는 작업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됐다.



마치며,


앞으로 온라인 홍보는 검색창의 1위가 되는 것보다, AI에게 인용되는 게 더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사실 온라인 인용률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개념인데, AI가 받는 사람들의 질문 중 같은 문맥의 질문에 답할 때 무엇 (키워드, 상품, 블로그, 유튜브 등)을 '인용'하느냐에 따라 질의자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과거 검색의 시대에는 여러 번의 검색, 비교를 통해 사용자가 판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런 과정이 번거로운 이는 주변에 잘 아는 친구가 추천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그 친구를 믿고 쓰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제는 내 핸드폰 안에 무엇이든 전문가 수준으로 잘 아는 친구인 AI가 들어있다. 개떡같이 질문해도 꿀떡같이 알아들으며 내가 필요한 것들을 콕콕 집어서 알려준다.


이제 검색에 검색을 통한 스스로의 판단, 지인이나 친구의 추천보다 AI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그리고 AI가 사용자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습과 검색한 데이터의 조합과 확률에 따른다. 당장 AI가 제공하는 답변을 바꿀 순 없지만, 우리는 AI의 실시간 검색 결과에 영향력을 미칠 수는 있다. 그것이 바로 GEO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이고, 이 책이 강조하는 내용이다. GEO에 대해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유익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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