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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5등급제·고교학점제·통합수능의 사용설명서 - 2028-2029-2030 복잡한 대학입시 완전 분석 그리고 답을 찾다
김혜남 지음 / 지상사 / 2026년 2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8 대입 개편안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교육 현장을 덮쳤다. 고등학교 2학년, 즉 2009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느끼는 공포의 실체는 '불확실성'이다. 특히 아이가 전교 1등을 다투는 최상위권이 아니라, 열심히는 하는데 성적은 3~4등급에 머무는 '어중간한 중위권'이라면 그 불안감은 배가 된다. "이 성적으로 인서울은 가능할까?", "지금이라도 수능에 올인해야 하나?" 매일 밤 식탁 위를 맴도는 이 질문들에 대해 김혜남 저자의 <내신 5등급제·고교학점제·통합수능의 사용설명서>를 통해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숫자의 변별력이 사라진 자리에, 과정의 경쟁력이 들어선다"는 것이다. 이는 중위권 학생들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202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5등급제 하에서는 상위 34%까지가 2등급이다. 기존 9등급제에서 '인서울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3등급, 4등급 초반 학생들이 이제는 당당히 '2등급'이라는 성적표를 받게 된다는 뜻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중위권의 숨통이 트였다"고 표현한다.
아이의 성적표에서 '4'라는 숫자가 사라지고 '2'가 찍히는 순간, 패배감에 젖어 있던 아이들은 다시 입시라는 링 위에 오를 자격과 자신감을 얻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이 달콤한 숫자의 변화에 취해 안주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독이라고 경고한다. 2등급의 문이 넓어졌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대학 입장에서 2등급만으로는 학생의 우수성을 판별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 책의 진가인 '중위권 생존 전략'이 등장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필승 해법은 '도망치지 않는 과목 선택'과 '질문이 있는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다. 고교학점제 하에서 중위권 학생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등급을 잘 받기 위해 수강생이 많거나 내용이 쉬운 과목으로 도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은 바보가 아니다. "대학은 학생이 무엇을 배웠는지보다, 무엇을 배우려고 도전했는지를 본다"고 강조한다. 비록 물리Ⅱ나 경제수학 같은 어려운 과목을 선택해서 석차 등급이 조금 낮게 나오더라도, 그 과목에 도전하고 깨지는 과정이 학생부에 기록된다면, 쉬운 과목만 골라 들어 1등급을 받은 학생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1등급을 이기는 2등급'의 전략이다.
그리고 '정시 파이터'를 꿈꾸는 중위권 학생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통합형 수능과 내신 5등급제가 맞물리면서 정시 전형에서도 학교생활기록부를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내신을 버리고 수능만 판다"는 전략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저자는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면서 수능 문제집을 푸는 학생은 대학이 가장 먼저 걸러내는 대상임을 분명히 하며, "수업 태도가 곧 입시 스펙"임을 역설한다.
책을 덮으며, 방황하던 자녀들에게 해줄 말이 정리되었다. 과거에는 "왜 점수가 이것밖에 안 나오니"라고 다그치려 했다면 앞으로는 이렇게 말해줄 것이다. "1등급을 못 받았다고 좌절할 필요 없다. 이제는 네가 선택한 어려운 과목, 수업 시간에 던진 질문 하나가 너를 대학으로 이끄는 열쇠가 될 거다."
<내신 5등급제·고교학점제·통합수능의 사용설명서>는 점수로 판가름하는 차가운 입시 판에서,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학생들에게 "너에게도 아직 기회는 있다, 심지어 더 큰 기회다"라고 말해주는 따뜻한 전략서 아닐까 생각한다. 2028 입시, 겁먹을 필요 없다. '숫자'가 아닌 '과정'으로 승부하면 우리 아이들의 반란은 충분히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