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 - 과학과 역사를 통해 파헤친 1,500년 기후 변동주기론
프레드 싱거.데니스 에이버리 지음, 김민정 옮김 / 동아시아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안녕하세요. 동아시아 출판사입니다. 저희 신간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가 출간된 이후 많은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분들 중에는 읽고 싶다는 분도 계시고, 형편없는 책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적절한 주제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고 평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물론 책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독자님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좀 더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진전된 토론을 위해서 몇 가지 독자님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번 신간을 출간 기획하면서 저희 내부에서도 가장 많이 나왔던 반응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왜 이런 책을 내려고 해요? 다른 좋은 책들도 많은데!"  

그런 말을 들을 때면 편집자로서 '이런 책'은 무엇이고, '좋은 책'은 무엇인지 참 혼돈스럽기도 했습니다.만, 편집자인 제가 생각하기에 이런 반응 자체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정말 명징하게 보여준다고 봅니다.

사실, 출간이 되고, 여러 독자님들께 회자가 되면서, 기획 당시에 나왔던 우려를 여러 독자님들께서 실제로 제기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저자들은 석유기업 엑소 모빌의 후원을 받았던 학자들이다."  "자본과 거대기업의 구린 후원을 받는 이 저자들은 주장은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잘못된 시각을 전하는 정말 쓰레기 같은 주장이다" 라는 것이지요. 

사실 이런 독자님들의 주장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 또한 생각해보지도 않고 '상업'에 눈이 멀어 무작정 출간한 것도 아니고요. 그런 차원에서 저희의 출간 의도와 생각을 여러 분들께 말씀드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아래의 글은 다른 인터넷 서점에 한 독자님께서 저희 출판사의 블로그에 남긴 글에 대해서 저희 생각을 적은 글을 조금 손봐서 쓴 것입니다.)

저희의 이번 책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다는 것도 십분 납득이 갑니다. 사실, 저희가 이 책을 기획하고 내려고 하는 과정에서도 저희 책에 대해 실망할 독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이런 책이 교토의정서를 거부한 미국과 부시의 견해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 석유기업의 시녀들처럼 보이는 과학자들의 의견을 출판함으로써 암묵적으로 그들의 견해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 하는 다소 비약적 비판들도 염두에 두었습니다. 사실, 저희들이 토론하는 과정에서는 '왜 그런 책을 굳이 내려 하느냐, 다른 좋은 책들도 많은데.'하는 우려섞인 반응도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토론의 결과 '지구온난화'가 생각만큼 그리 단순한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에 이 책을 출간하기로 하였습니다. 오히려, 토론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반문을 한 번 해보았습니다. 

 '지구온난화는 우리에게 너무 단순하고 명쾌하다. 왜 그런가?' 

과학자들 중에는 지구온난화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단순하게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복잡한 사연들이 많다고 저희는 판단했습니다.

'왜 우리는 지구온난화를 도덕적인 것으로 여기고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사실 지구온난화가 너무 중대한 문제이며, 인류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한 어떤 의견의 편향이 있지는 않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특정한 입장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현상을 바라보는 것이나, 어떤 문제에 대해서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어쩌면 간편한 방법이고 쉬운 일이지만, 토론을 하거나 대안적 방법을 마련하는 데는 더 많은 과학적이고도, 논리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저희는 생각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이 지구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하는 교토의정서가 왜,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과 같은 아이러니한 정책을 내놓는가' 

이 부분은 지구온난화 문제가 과학의 문제를 넘어, 정치, 국제적 역학관계의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진정 교토의정서가 온실 가스 감축을 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부터 청정에너지 기술로 인해서 기술개발에 빈약한 개도국이 또 다른 녹색보호주의에 통제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포함되어 있습니다.(사실 누구보다 미래에너지 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 유럽입니다). 굳이 '사다리 걷어차기'와 같은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독자님들께서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탄소 청정 에너지 기술은 지구의 미래를 위해 긍정적인 대책인 것은 옳다, 하지만 거기에 문제는 없는가?' 

청정 에너지 개발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지금부터 해야 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 개발과 실현에 따른 한계는 없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가이아의 복수>란 책을 쓴 러브록 또한 비슷한 문제의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후온난화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명쾌하게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 증거들은 있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우리는 지구온난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지구의 운명이 걸린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등입니다.

이 책이 '지구온난화가 되든 말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는 데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개발의 논리를 앞세운 석유기업들과 석탄기업들을 정당화시킨다고 무조건적으로 여길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몇몇 독자님의 말씀대로 이 저자들이 엑손이라는 석유기업의 자금을 받아 연구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그들의 의견이 석유기업과 일치하는 면은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석유기업의 논리를 대변한다고 확증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수많은 과학잡지들에(사이언스, 네이처, 기후학저널 등) 발표된 과학자들의 실험과 과학적 사실들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적적이고 감정적 공격을 하자면,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한 엘 고어도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실제로, 엘고어는 온난화에 관한 한 이율배반적인 사람이라는 비판 아닌 비난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자금을 받았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서, 현대를 사는 과학자들 중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거대과학의 시대의 비극이기도 하지요) 과학자들의 연구자금을 제공한 측이 미국정부, 유럽정부냐 아니면 기업들이냐 그것이 문제가 되겠지요.

문제는 인류의 생존이 걸린 지구온난화를 시민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대비하고, 실천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지금 너무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 '차갑고' '방관자적'이라고 저희는 판단하였습니다.(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때문에 이 책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지구온난화 문제에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또 그 입장과 논리가 무엇이든 좀 더 발전된 토론을 위해서 논리를 정교화 할 수 있는 데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출간하게 된 것입니다. 저희의 판단이 '상업적'이고, 또 '잘못된' 것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잘못된 판단이 저희에게나 또 지구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나 일종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물론, 몇몇 독자님께서 진심어린 눈길로 우려하듯이, 이 책이 지구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과 환경운동을 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폐가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저희도 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저희 책에 여러 독자님께서 관심을 가져주신 데 감사드리며, 좀 더 지구온난화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있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아시아 드림.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실피드 2009-09-0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책 출간을 양손들고 환영합니다.

작년에 기후 커넥션을 읽은 뒤로, 양측의 주장을 모아서 대기 기상 천문 전공친구들과 함께 IPCC보고서를 놓고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로이 스펜서도 다소 악명 높은 사람이긴 합니다만 (진화론과 지적설계에 대한 토론에서 좀) 그가 지적한 GCM의 허점과 향후 50-100년의 예측에 대한 지적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을 다루는 토론이 아니라 '지구보호'라는 대의를 등에 업고 있는 환경단체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딱히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세울 기회는 없었습니다. (저자들이 몸담고 있는 연구소의 정치적 성향을 비판의 근거로 삼는 사람들과 과학적인 사실에 대한 토론이 가능할까요?)

서평 중 대부분이 악평이었습니다만 제가 보기엔 책을 제대로 읽으신 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비평이라고도 보지 않습니다만, 그런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숫자는 많이 나오고 잘은 모르겠지만 너희들 못믿겠다. 그런데 내 생각엔 너희들이 조작질하고 있는 것 같다."

환경 오염 해결과 지구 온난화 문제는 별개로 볼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산업화와 경제논리에 맞물리는 바람에 하나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커질대로 커져버린 담론이지만 그것들이 기반으로 삼고 있는 가정들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책이 나온 것이 무척 반갑습니다. 한편으로는 이것과 맞물려있는 환경 보전 문제가 도매금으로 반대급부를 맞이할 생각에 다소 걱정이 되긴 합니다만,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진실을 알리고 합리적인 대처를 돕는 것이 더 옳은 일입니다.

전화라도 걸어서 힘내시라고 응원해드리고 싶습니다만, 장문의 댓글로 마음을 대신 전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