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미칠 것 같은 하루밤을 지낸 결과 그녀는 사랑을 극복했다고 생각했다.
`요컨대 나는 정말 보잘것없다. 정말 남들이 보기에도 비천한 놈이고 따분한 존재지만 나 스스로도 참을 수 없은 인간인 것이다.` 자기의 모든 뛰어난 자질과 자기가 진심으로 사랑해 온 모든 것이 어쩔 수도 없을 만큼 역겨워졌던 것이다. 그리고 이렇듯 역설적인 사고방식으로 그는 독특한 공상으로 인생을 판단하려고 한 것이다.이러한 과오는 뛰어난 인물에게만 있는 특징이다.
이날 그녀는 사랑에 싫증이 나 있었던 것이다.
공작은 갑자기 솟은 친애의 정을 어떻게 나타내야 할지 몰라서 마지막에는 모스크바에 있는 부자의 상속녀라는 자기의 사촌 누이를 아내로 맞이해주지 않겠느냐는 말을 꺼낼 정도였다.
`나에게는 그 이상 바랄 수 없는 희극이 되겠지. 결국 내가 흥미를 갖고 할 수 있는 연극이란 이것 뿐이니까.
결과적으로 그의 생활은 하루하루를 무위 속에서 버낼 보낼 무렵보다는 비참해지지않게 된 셈이다.
`이 무슨 처치 곤란한 성격일까!`
`어제 나는 행복했다. 그것은 나를 엄격하게 지킬 수 있는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쥘리앵은 이 열광적인 흥분을 그다지 고맙게 생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