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 가까와질수록 더 즐거워지는 법이지."
이윽고 두 사람의 겁먹은 듯한 시선이 마주쳤을 때, 그는 비로소 믿을 수가 있었다.순간, 그는 자기네가 이미 일심동체라는 것을 느꼈다.
그가 말하거나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모든 것에서, 안나는 뭔가 특별히 고귀하고 고상한 것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그를 찬미하는 마음은 자주 그녀 자신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안나가 생각하기에 그는 국가적 사업에 대해서 어떤 사명을 띠고 당연히 그에 따라 눈부신 역할을 하고 있어야 마땅했지만 그녀 때문에 그 명예를 희생시켰고 또 한 번도 거기에 대해 유감스러운 기색을 보인 일이 없었다.그는 전보다 더욱 안나에게 애정에 넘친 정중한 태도를 취하고 그녀가 지금의 처지로해서 어색한 생각을 갖지 않도록 세심하게 마음을 써주었다.그는 정말 남성적인 인간이었지만 안나에 대해서는 무엇 하나 반대하는 일이 없었을 뿐 아니라 자기 주관도 갖지 않고 오직 안나가 바라는 것을 살피는 데만 몰두하고 있는 듯 했다.
`일에 방해가 되면 안 되겠지만(하지만 괜찮을 거야!) 잠깐이라도 좋으니 저이 얼굴이 보고 싶어.`
그렇게 생각하면서 키티는 눈을 더 크게 뜨고 강한 눈길로 남편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