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는 여자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
엘프리데 옐리네크 지음, 이병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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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피아니스트로 성공하는 데 실패하고 음악원 피아노 선생으로 남게 된 삼십대 중반의 에리카는 어머니에게 여전히 `내 아이`로 불리며 어머니의 `팔루스`로서 어머니가 지난 나르시시즘을 만족시켜준다.죽음만이 오직 이 둘을 갈라놓을 수 있을 정도로 두 모녀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며 라캉의 이론을 빌린다면 `상상의 세계에서 결합된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이다.에리카의 아버지를 정신병원으로 옮겨내는 운송차가 푸줏간 차라는 설정을 통하여 니 모녀에게서 칼로 잘라내듯이 남성적 팔루스가 제거된다는 인상을 분명하게 묘사해주고 있다.에리카는 남편을 잃은 어머니에게 팔루스를 대신해주어야 했고 다른 사람들의 성행위를 관찰하는 철저한 `관음주의자`가 되어 실명한 아버지의 눈을 대신한다.
이런 행위에서 그녀는 자신을 자해하는 권력자로서 그리고 고통을 감수하는 순종적인 피지배자로서 두 가지 자아를 연출한다.여성적인 자신의 육체를 학대함으로써 남성적이 되어 어머니에 대한 공포로부터 벗어나려 했던 에리카는 다른 한편으로는 학대를 당하는 입장에서 어머니에게 철저하게 종속된 자신을 다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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