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몸을 바꾸며 살아갑니다 - 현대 과학이 알려주는 내 몸 교환법
이은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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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순문학이라 부르는 책만 내는 출판사라고 생각했던 문학과지성사에서 “조금씩 몸을 바꾸며 살아갑니다”라는 제목으로 책이 나오고, 궁리에서 나왔던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로 이름을 알린 작가가 썼다는 점에서 흥미가 생겼습니다. 책날개를 언뜻 보니 “미세먼지”, “탄소중립” 등의 책도 쓰여 있는 걸 보면 문학과지성사에서 과학 분야 도서가 꽤 나왔나 봅니다. 


맨 처음 표지만 봤던 때, 조금씩 몸을 바꾸며 살아간다는 제목과 그 옆에 쓰여 있는 “현대 과학이 알려주는 내 몸 교환법” 문구를 보고 심지어 처음엔 다이어트에 관한 책인가 싶어 아리송했답니다. ‘다이어트 책을 문학과지성사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별 엉뚱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신체 일부 기관을 극복하려 해 온 현대 과학을 대상으로 한 책입니다. 


각 장은 신체 기관 또는 감각별로 나뉘어 있습니다. 시각, 심장, 혈액, 손, 다리, 청각, 후각, 폐, 신장, 자궁, 피부, 털 이렇게 열두 소재를 다룹니다. 200페이지를 갓 넘는 분량이기에 각 장은 10페이지에서 20페이지 정도로 짤막하게 쓰여 있습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는 않았고, 목차 제목만 보고 끌리는 신체 부위나 감각부터 보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날씨에 러닝을 본격적으로 즐기고 있어서, 다리를 다룬 “새로운 발걸음” 장을 가장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일단 다리가 몸을 지지하는 기관으로서 인체 근육의 약 60%가 다리에 있고, 몸 전체에 있는 뼈 206개 중 25%에 해당하는 52개 뼈와 인대가 두 발에 있다는 말에 섬찟했습니다. 하지의 중요성을 상기하며 러닝 중에 즐거움을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더욱 강렬한 인상으로 남은 것은 의족으로 암벽 등반을 마친 휴 허(Hugh Herr)라는 인물이 몰두해 고안한 극도로 개발된 기계 다리였습니다. 이후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의족 개발 노력에 대한 사실을 읽으며 불가능에 주저하지 않고 더 나은 것을 찾아가는 인간 존재의 행위를 소중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문학과지성사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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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독학 프랑스어 첫걸음 - 발음부터 회화까지 한 달 완성
김지연 지음, Sylvie MAZO 감수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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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을 떠올렸을 때 온라인 외국어 인터넷 강의가 생각났는데, 이번에 프랑스어 입문 교재를 비롯해서 외국어 교재를 공격적으로 출판하고 있어서 한번 살펴보았어요. 외국어 학습을 원하는 한국어 화자를 위한 교재도 제작하고 온라인 강의도 계속해서 운영하고 있더라고요. 


이번에 살펴본 책 “GO! 독학 프랑스어 첫걸음” 역시 도서 구매시 영상 강의 무료 수강권이 주어졌고요. 덕분에 필요했던 문법을 다룬 장을 강의를 참고하며 공부할 수 있었어요.


프랑스어 동사 변화형이 까다로워서 어려움을 느끼던 중에 책 후반부에 별책부록으로 동사 변화형이 정리된 책자가 첨부되어 있어 반가웠어요. 대중교통 이동 중이나 특별히 할 일 없을 때 반복해서 들여다보면서 프랑스어 동사 변화형을 외워야겠어요.


학습하면서 교재의 전체적인 구성을 보고 무난하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대화형 문장과 한국어 해석 그리고 발음 정보까지 제시된 후 핵심 문형과 문법 설명 그리고 연습문제, 단어 정리, 프랑스 문화 설명까지 한 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요즘 어느 외국어 학습서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보편적인 구성이라고 느꼈어요. 


교재에 나온 문장을 프랑스어 화자가 녹음한 음성 파일도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었어요. 프랑스어에 한국인 화자에게 어려운 발음이 많은데, 이 음성 파일이 발음 학습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프랑스어 배워 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한국어 화자 독자라면 학습 교재로 한번쯤 고려해 볼만한 책이에요.



시원스쿨닷컴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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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 - 힙한 동네, 마을, 시골 이야기
정성욱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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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로컬’을 키워드로 한 분석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관심이 생겼던 책입니다. 일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던 로컬리티 마케팅과 요즘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분석한 책을 흥미롭게 읽은 바 있어서 “로컬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라는 책도 한번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책날개에 쓰인 작가의 이력이 신선해 보였습니다. 건축학 전공 후 건축업에서 종사하다가 퇴사 후 세종시에 위스키바를 차려 운영 중이라고 합니다. 세종 주민들이 모여 소통하면서 문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기획했다고 하는데, 이걸 보며 ‘로컬’을 다룬 이번 책도 신선한 무언가가 담겨 있진 않을지 기대했습니다.


책은 크게 1장과 2장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로컬, 농촌, 지역경제 등에 관한 개념과 현황을 간단하게 담은 1장과, 요즘 한국 사람들이 로컬에 관심 갖게 된 이유를 한국 사회에 대한 문제 분석과 함께 제시하는 2장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2장에서 나오는 바는 언론 기사나 다른 책을 통해서 줄곧 접해왔던 내용이기에 책장을 빠르게 넘겨보며 제목 정도만 파악하는 식으로 했고, 책 전반부인 1장을 주로 집중해서 읽어 보았습니다.


휴식, 주거, 구독 경제, 농업, 지역 경제, 창조성, 상생, 다양성, 워케이션 등 다양한 키워드를 갖고 로컬 라이프를 1장에서 설명합니다. 시골에서 느낄만한 불편함에도 자연이 주는 충족감으로 인해 오히려 도시에서 느끼는 편리함에 비해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농촌에서 경제적 이익도 모색 가능하다던가 하는 로컬의 매력을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책 중간에 잠깐 나오는 ‘듀얼라이프’ 즉 도시와 농촌에 두 집 살림하면서 왔다 갔다 하면서 사는 형태를 보면서, 로컬의 한계도 동시에 짐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단기로 휴가차, 업무차 농촌에 가서 생활하는 것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겠지만, 일평생을 장기간 삶을 사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고 깊이 고민해볼 문제라는 것을 나름대로 생각해보았습니다. 


농촌소멸 얘기가 들리는 요즘 상황에서 이렇게라도 로컬을 향한 사람들의 관심이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발전해서 소멸만큼은 막을 수 있는 상황이 되길 바래봅니다.




*클라우드나인 출판사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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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누아르 달달북다 3
한정현 지음 / 북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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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북다 시리즈 중 칙릿 첫 번째 작품 김화진 소설가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와 두 번째 작품 장진영 소설가의 “나의 사내연애 이야기”를 매우 재밌게 읽은 터라 마지막 세 번째 작품도 기대를 많이 했어요. 지난번처럼 책이 워낙 핸디해서 대중교통 이용 중에 읽기 시작했는데,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고 말았어요.


안 웃어서 다행이에요. 여기서 웃으면 딱 두 꼴이거든요. 임신 아니면 낙태. p.29


1980년대 국내 급속한 경제 발전 시기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요. 역사책이나 영화에서 만났던 이촌향도며 도시 여공들의 치열한 삶이 배경으로 깔려 있어요. 


주인공 박 선의 부모는 여성 혐오와 여성 차별의 끝판 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들을 뒤로하고 서울로 올라와 경리로 생계를 꾸려 나가는 박 선의 우정과 성공 서사가 짧은 60페이지 소설에서 펼쳐져요. 이 짧은 페이지에 발단, 전개, 절정 등이 모두 들어가 있어 전개가 참 빠른데요. 쇼츠와 릴스에 뇌가 절여진 우리네 젊은이들에게 제격인 소설이라고 생각했네요.


박 선과 함께 주요 인물로 나오는 미쓰 리 언니, 독자가 보기에도 매력적으로 보여요. 박 선이 원하던 말을 어쩜 그리 콕콕 집어 잘만 해주는지.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끝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박 선과 박 선을 빛내주는 미쓰 리 사이에 느슨하면서도 진한 관계가 돋보였어요. 서로 성만 알고 이름도 모르지만 앞으로 삶을 어떻게 살 건지, 꿈은 뭔지 묻고 답하고, 이리 살아라 저리 살지 마라 진심으로 충고해주고… 

‘니가 뭐라고, 시집이나 가라.’ 선이 그런 말을 하면 대부분 이런 답이 돌아오곤 했었다. 선의 말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선이 그렇다면 그게 맞다고 해준 건 미쓰 리 언니가 처음이었다. p.25


소설 후반부에 작가인 한정현 소설가가 등장하는 것을 독자들이 거북하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는 말이 쓰여 있는데, 읽으면서 전혀 그런 생각 들지 않았다고, 소설 너무 좋았다고, 지금까지 나온 작가의 소설 한번 찾아 읽어볼 생각까지 들었다고 전하고 싶었어요. 






*컬처블룸 통한 북다 도서 제공에 따른 서평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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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자본론
시라이 사토시 감수, 서희경 옮김 / 소보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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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번역서 읽기가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전공자가 아닌 일반 독자들이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중요한 내용을 선별해 전달하는 책이 상당히 많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소보랩에서 나온 “마르크스 자본론” 역시 그런 차원에서 일본에서 출간되었던 책을 번역한 결과물입니다. 표지에 분홍색과 노란색으로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삽화가 활용되어 독자에게 자본론 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책이 아닐까 기대해봤습니다.


내지를 펼쳐보니 실제로 그림이 가득했습니다. 물론 컬러풀하게 그려져 있지는 않지만 매 페이지에 그림과 짧은 텍스트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런 구성과 서술 난이도라면 성인은 물론이고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부터 읽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매 챕터마다 후반부에 용어 해설 코너가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사회학, 경제학 전문 지식이 부족한 성인 독자나, 청소년 독자들에게 폭넓게 읽힐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재차 들었습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지금까지 널리 사람들 입에 오르는 데에는 인간의 노동이나 자본에 관한 내용 때문이라고 알고 있는데, 막상 이번 책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챕터는 화폐를 다룬 2장이었습니다. 청소년들의 금융, 경제 관념 학습을 목적에 둔 책이 국내에서 많이 출간되고 있어서 그런지 “마르크스 자본론” 2장을 보며 학생들의 돈 공부를 위해 쓸모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돈 이전에 사용되던 금, 상품과 화폐의 교환, 화폐의 기능 등 6개 소챕터로 구성된 아주 짧은 장이지만 우리 사회 자본주의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사항이 그림과 함께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난해하다고 평가 받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전문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독자 누구나 소보랩에서 나온 “마르크스 자본론”을 통해 가볍게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출판사 소보랩 도서 제공에 따른 서평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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