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누아르 달달북다 3
한정현 지음 / 북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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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북다 시리즈 중 칙릿 첫 번째 작품 김화진 소설가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와 두 번째 작품 장진영 소설가의 “나의 사내연애 이야기”를 매우 재밌게 읽은 터라 마지막 세 번째 작품도 기대를 많이 했어요. 지난번처럼 책이 워낙 핸디해서 대중교통 이용 중에 읽기 시작했는데,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고 말았어요.


안 웃어서 다행이에요. 여기서 웃으면 딱 두 꼴이거든요. 임신 아니면 낙태. p.29


1980년대 국내 급속한 경제 발전 시기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요. 역사책이나 영화에서 만났던 이촌향도며 도시 여공들의 치열한 삶이 배경으로 깔려 있어요. 


주인공 박 선의 부모는 여성 혐오와 여성 차별의 끝판 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들을 뒤로하고 서울로 올라와 경리로 생계를 꾸려 나가는 박 선의 우정과 성공 서사가 짧은 60페이지 소설에서 펼쳐져요. 이 짧은 페이지에 발단, 전개, 절정 등이 모두 들어가 있어 전개가 참 빠른데요. 쇼츠와 릴스에 뇌가 절여진 우리네 젊은이들에게 제격인 소설이라고 생각했네요.


박 선과 함께 주요 인물로 나오는 미쓰 리 언니, 독자가 보기에도 매력적으로 보여요. 박 선이 원하던 말을 어쩜 그리 콕콕 집어 잘만 해주는지.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끝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박 선과 박 선을 빛내주는 미쓰 리 사이에 느슨하면서도 진한 관계가 돋보였어요. 서로 성만 알고 이름도 모르지만 앞으로 삶을 어떻게 살 건지, 꿈은 뭔지 묻고 답하고, 이리 살아라 저리 살지 마라 진심으로 충고해주고… 

‘니가 뭐라고, 시집이나 가라.’ 선이 그런 말을 하면 대부분 이런 답이 돌아오곤 했었다. 선의 말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선이 그렇다면 그게 맞다고 해준 건 미쓰 리 언니가 처음이었다. p.25


소설 후반부에 작가인 한정현 소설가가 등장하는 것을 독자들이 거북하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는 말이 쓰여 있는데, 읽으면서 전혀 그런 생각 들지 않았다고, 소설 너무 좋았다고, 지금까지 나온 작가의 소설 한번 찾아 읽어볼 생각까지 들었다고 전하고 싶었어요. 






*컬처블룸 통한 북다 도서 제공에 따른 서평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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