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세계사 1 - 경이와 혼돈의 시대 선명한 세계사 1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지음, 김지혜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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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장 가운데 고작 200장이라는 비율만 보더라도 이 책이 결코 포괄적인 역사서가 아니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애초에 포괄적인 역사라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담아낸 사진보다 지워버린 사진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이 책이 기념비적인 변화의 시대에 세계를 보는 새로운 방식이 되기를 바란다.” p.11(서문)


윌북에서 몇 년 전에 나왔던 “역사의 색”을 펼쳐본 기억이 있다. 글은 읽지 않았고 수록된 사진만 넘겨봤으나 만족스런 독서 경험으로 남아 있다. 이번에 “선명한 세계사”라는 제목으로 나온 점만 봐서는 전혀 다른 책으로 생각했으나, 막상 책을 받고 보니 그 책과 같은 책이었다. 판권 계약을 새로 하면서 한국어판 제목도 바꾼 듯하다. 역사의 색보다 선명한 세계사라는 새 제목이 훨씬 매력적이다.


이번에 펼쳐본 1권은 ‘경의와 혼돈의 시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1850년대부터 1900년대까지 10년을 단위로 장이 구분되어 있다. 역사 키워드 한 개에 해당하는 설명 당 사진 한 장이 왼쪽 페이지와 오른쪽 페이지에 병렬된 형식이다. 숫자로 번호가 매겨져 있지 않으나 콘텐츠와 사진이 100개씩은 되는 것 같다.


두 권 도합 200개 콘텐츠로 19세기 이후 세계사를 보이는 작업인 것이다. 목차를 훑어보면서 구주와 미주에 치우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어지는 서문에서 작가 댄 존스와 마리나 아마랄은 이런 책의 한계를 확실히 밝히고 있어 그러려니 여겼다. 각자 바라보는 세계사가 전부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공저자라는 점에서 대략 예상 가능하듯 한 명은 글에 특화되었고 다른 한 명은 시각 예술에 특화되었다. 글만 떼어 놓고 읽어도 괜찮고, 사진만 떼어 놓고 봐도 괜찮은 책이다. 비스마르크, 자본론, 톨스토이, 록펠러, 뤼미에르 형제, 마리 퀴리 같은 존재감 가득한 소재가 딱 한 페이지 분량의 글로 정리되어 있어 깔끔한 인상을 준다. 사진도 마찬가지로 엄선한 흔적이 보인다. 추가로 피사체 마다 각기 다른 시선의 방향, 옷차림, 피부색, 자세를 따져보는 것도 즐거운 요소였다.


아인슈타인, 에디슨, 농노해방, 노예제, 종의 기원 같은 인물과 키워드 사이에 ‘명성황후’가 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명성황후의 정치적 역할, 을미사변, 경술국치 등이 언급된 설명과 함께 명성황후로 알려진 사진 한 장을 책 후반부에서 만날 수 있다.


역사 콘텐츠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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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시 이해 - 북한 도시를 아십니까? 북한 도시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강채연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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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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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그대로 북한 도시 이해를 위해 읽기 시작했다. 가서 눈으로 보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이기에 책으로라도 보기로 했다. 


국내 북한 연구자가 쓴 책이다. 월간지에 북한 도시 연구로 정기 연재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책을 위해 새롭게 쓴 글이라고 한다. 


북한에 있는 특별시 3개와 이외 28개 시 중에서 23개를 선정해 책에 반영했다고 한다. 평양, 평성, 사리원, 해주, 개성, 함흥, 청진, 남포, 원산, 김책, 신포, 혜산, 나선, 신의주, 만포, 강계, 회령, 순천, 안주, 개천, 희천, 송림, 단천 순이다. 목차에 도시별로 키워드 네다섯 개가 병기되어 있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시부터 펼쳐 읽어 나갔다. 가깝고도 먼 도시, 항구도시, 북중 접경도시, 광물자원 매장 도시 등 테마에 따라 구분되어 있어 차례대로 읽는 것도 좋아 보인다.


한국인으로서 직접 방문해 사진을 찰칵 찍을 수 없는 상황 때문인지 챗지피티로 제작한 시각 자료가 도시마다 제공되어 있다. 인공지능을 주 소재로 한 책 외에 일반도서에서 이런 자료를 주요 시각 자료로 활용한 경우는 처음 봐 흥미롭다.  


목차에 쓰인 함흥냉면에 가장 먼저 눈이 가 함흥시를 제일 먼저 펼쳐 읽었다.(책 맨 앞 평양시 장에 평양냉면이 다루어지지는 않는다) 한국 함흥냉면과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 함흥냉면을 대표하는 합법 식당은 세 개뿐이고 이 신흥관에서는 전분과 옥수수만 면 재료로 활용된다고. 


역사, 정책, 민생, 경제, 산업, 문화 등을 총망라해 도시별 특징이 설명되어 있어 다양한 정보를 얻는 재미를 느꼈다. 3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분량에 23개 도시가 설명되어 있어 도시별 설명 비중이 많지 않은 편이나, 도시별 분위기나 풍경을 상상해보기엔 충분했다. 


도시별 위치를 대략적으로나마 지도로 시각화했다면 더 보기 좋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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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라, 당찬 외교
안문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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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번영은 어느 정도 확보했는데, 명성을 얻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는 나라가 많다. 쉬운 길을 가면서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외교를 계속하는 나라들이다. 최고 정책 결정자나 정부의 엘리트들이 그 길에서 이익을 많이 확보하고 있을 때 이런 외교는 계속된다. ‘지대 추구 외교’로 이름 붙일 수 있겠다. (......) ‘지대 추구 외교’가 지속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큰 나라도 그렇고, 작은 나라는 더 그렇다. 이 책은 그런 길과 반대로 가는 나라들을 모았다.” p.7


제목을 보고 ‘작은 나라’란 무엇인지 궁금했다. 정치학을 연구하는 현직 연구자이자 언론인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는 글쓴이 소개를 읽고 작은 나라 정의뿐 아니라 각국의 외교도 궁금해졌다.


제목에서의 작은 나라를 본문에서는 약소국으로 표현된다. 글쓴이는 총 네 가지로 정의한다. 물리적 힘(인구, 국토, 경제력, 군사력)이 약한 나라, 국제법에 호소하고 양자 협상보다 다자 협상을 선호하는 나라, 국제체제에 대한 영향력이 낮은 나라, 스스로 안보에 책임지지 못하는 나라로 구분한다. 추가로 약소국의 외교에서 나타나는 편승, 균형, 중립 지위 유지 중 마지막 요소에서 발전시킨 ‘주관 있는 외교’ 즉 ‘당찬 외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싱가포르, 코스타리카, 쿠바, 베트남,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아이슬란드, 북한, 튀르키예, 지부티, 스위스, 스웨덴, 오스트리아의 외교가 15페이지 내외로 소개되어 있다. 소국의 큰 외교, 소신의 자주 외교, 배짱 두둑한 결기 외교, 현란한 실리 외교, 중립 외교 키워드 아래 열세 개 나라를 분류해 놓았다. 국가별로 깔끔하게 나뉜 구성이고 유기적 연결 고리도 약해 보여 차례대로 읽지 않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국가 순으로 읽어 나갔다. 


한국인에게 가장 생소할 나라, 지부티의 외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1977년 국민투표에 의해 프랑스에서 독립한, 인구 110만 명 중 94퍼센트가 무슬림인 나라다. 홍해와 아덴만 사이라는 지정학적 가치 덕에 미국, 이탈리아, 일본, 중국, 프랑스가 군사기지를 건설한 한편 독일군, 스페인군, 영국군이 주둔해 있단다. 지부티는 군사 기지 임대로 1년 예산의 15%를 버는 한편 반군 활동 억제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덤으로 여러 국가가 개입해 있어 어느 나라도 지배적 영향력을 펼치기 어렵다고. 한미 방위분담금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지부티 실리외교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쉽지 않은 독서가 될 것이라 예상했으나, 이와 반대로 동네 아재 바이브가 섞인 문장이 곳곳에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글쓴이가 본문으로 들어왔다 나갔다 하면서 생각을 직접적으로 밝히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국제 정세, 세계사, 외교, 정치 등을 읽는 동시에 재미도 챙기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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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 트럼프 2.0 시대, 한반도 지정학
김동기 지음 / 해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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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공 & 주관적 견해 


요즘 국외 뉴스 지분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나 신간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무엇을 원하는가”를 읽어보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문제로 이목이 쏠려 있는 와중에 한국인으로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북한 문제를 이 책으로 검토하고 싶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표지를 봤다면 시선이 확 끌려 책장을 넘겨보았을 듯하다. 제목과 트럼프 대통령 형상에 눈길이 간다. 


법조계 경력을 보유한 글쓴이는 현재 국제정세를 중심으로 한 칼럼을 쓰고 있다고 한다. 지정학 관련 도서를 출간한 경험도 있다고 하여 이번 책이 더 기대되었다. 


책 제목만 보고는 미국과 북한 관계만 예상했으나, 본문은 그렇지 않았다. 북미 관계 이전에 그 아래에 미중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는 글쓴이는 1장에서 세계 패권 라이벌로서의 미국과 중국 관계를 역대 미국 정부별로 정리한다. 이어 미국 차원에서 북한과의 관계 설정이 미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질문을 시작으로 북중 관계를 2장에서 제시한다. 핵심으로 생각했던 북미 관계는 3장에서야 다뤄지고 앞선 1장과 2장에 비해 분량이 컴팩트하다. 마무리로 4장에서는 앞서 살핀 미국, 중국, 북한 관계를 두고 대한민국이 가야할 방향을 제안한다.


북미 관계에 집중한 것처럼 나타낸 책 제목과 달리 미중 관계가 책의 핵심으로 보인다. 암묵적 동맹, 반소련 연대, 책임 있는 당사자, 건설적 파트너, 전략적 경쟁 등 다변적 미중 관계에 대한 설명이 쓰인 1장을 통해 7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포괄적 양국 관계를 빠르게 훑어볼 수 있었다. 이어 혈맹에서 전략적 이해관계로 변화해 온 북중 관계를 다음 2장에서 읽을 수 있었다. 책 제목을 통해 기대했던 북미 관계는 그 다음으로 제시된다. 중국과 거리를 두는 동시에 지정학적 가치를 높이려는 북한과 중국 견제에 혈안이 된 미국 사이 이익의 부합을 중심으로 양측 관계를 설명한다. 


보다 정교하게 책 제목이 설정되었다면 읽기 활동에 아쉬움이 덜 남았을 것이다. 북중미 삼각관계를 전면에 드러내는 편이 적합해 보인다. 트럼프와 김정은만 제목으로 내세우기엔 지면상 중국 비중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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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책을 우리말로 풀어내는 멋진 직업 출판번역가 청소년들의 진로와 직업 탐색을 위한 잡프러포즈 시리즈 76
이세진 지음 / 토크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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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공에 따른 서평 작성


직업인들이 자신의 직업을 소개하는 <잡프러포즈 시리즈> 신간으로 번역가 편이 나왔다. 작년에 항공교통관제사 편을 읽으며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번 편도 읽으면서 평소 읽는 번역서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번역가라는 직업을 알아보고 싶었다.


책 편집자와 책을 쓴 번역가 사이 인터뷰가 쓰인 형식이다. 그 사이에 번역과 관련된 사진이 여러 장 들어가 있기도 하다. 직업 하나를 일방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대화 형식으로 전달하기에 가볍게 유튜브 영상 보는 기분으로 책에 접근할 수 있었다.


출판과 번역가 세계, 출판번역가 되는 방법, 출판번역가의 일과 삶, 이외 궁금증에 대한 번역가의 답변 순으로 구성되었다. 번역하는 일을 진로로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읽기 좋은 책이다. 재밌게 읽은 번역서를 통해 번역 작업에 관심이 생겼다면 “전 세계의 책을 우리말로 풀어내는 멋진 직업 출판번역가”를 읽으며 번역가라는 직업을 전반적으로 알아보고 자신에게 맞을지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번역가 중에서도 출판에 집중해 설명 되고 있어 번역 출판에 관해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외국 도서가 한국어 번역서로 나오기까지 과정이 대표적이다. 출판번역가로 일하기 위해 갖추면 좋을 자질이나 업무의 즐거움과 어려움 등 역시 알 수 있었다.


번역가 중에서도 특히 출판번역가라는 직업이 궁금했던 청소년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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