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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을 꿈꾸다 - 우리의 삶에서 상상력이 사라졌을 때
배리 로페즈 지음, 신해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3월
평점 :
“Arctic Dreams”라는 제목에 북극 관련 아홉 개 소재를 장 제목으로 구성한 600페이지가 넘는 책이다. 북극 생명체와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북극점 탐사 기지를 세우고 죽은 에드워드 이스라엘로부터 느낀 인간의 욕망이라는 두 가지 계기로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생소하기만한 각종 생명체와 지역 이름이 포함된 문장을 읽으며 쉽지 않은 독서가 될 것 같다는 염려와 북극의 아름다움, 북극 생명체의 고결함과 같은 소재로 이야기가 쓰였을지 앞으로 나올 이야기를 조금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독서 나침반으로 활용하기 위해 책의 서문에 쓰인 글쓴이의 질문에 주목하게 된다. 그는 북극이 인간의 의식 세계에 미친 영향, 대지를 이용하려는 욕망이 대지에 대한 인간의 사고를 규정하는 방식, 북극과 관련해 부유해진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다.
아르크디코스, 사향소, 북극곰, 일각고래, 대이동, 얼음과 빛, 땅, 항로, 역사 등 장 제목을 훑어보고 가장 읽어보고 싶은 3장 북극곰 페이지를 우선 펼쳤다. 부제로 “통찰하는 방랑자”라고 쓰여 있다. 해양 프로젝트에 임하며 물범 사냥을 하다가 발견한 북극곰을 시작으로 로페즈의 북극곰 에세이가 이어진다. 북극곰이 어떤 동물이고, 보호하기 위한 국제 협약이 어떤 역사를 거쳤는지, 북극곰에 대한 연구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점은 무엇인지, 무얼 먹고 사는지, 걸음 속도는 어느 정도인지 등 정보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예상했던 것보다 북극곰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가 많아서 부담스러웠다. 북극곰에 대해 설명하다가 북극곰에 대한 연구를 소개하기도 하고, 북극곰과 관련한 과거 특정 일화를 스토리텔링하기도 하고...
책은 ‘북극 학술 에세이’정도로 요약 가능하겠다. 북극 이곳저곳을 관찰하는 상황과 결과, 주요 북극 관련 소재의 현재까지의 연구 경향과 수확, 연관된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직접 보고 느낀 바를 생생하게 표현해줘서 현장감을 느끼기도 했다.
북극과 북극 생명체가 궁금한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우리 일상 속에서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북극’이라는 미지의 공간을 통해 인간의 의식 세계, 대지에 대한 인간의 욕망 등을 추가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이런 사유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지루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조금 진지한 여행에 임하는 기분을 체험해볼 수 있겠다. 웬만해서는 가기 힘든 곳이기도 하고, 영상으로는 느끼기 힘든 깊이가 담겨 있기에 책을 통해 한 번 경험해봐도 좋겠다.
이 글은 북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