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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좌충우돌 몽골제국사 ㅣ 한빛비즈 교양툰 32
봉닭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2월
평점 :
만화와 “좌충우돌 칼럼” 순으로 총 20화 수록되어 있습니다. 각 화에서 주제 하나가 만화로 다루어지고 보충 설명하는 차원에서 “좌충우돌 칼럼”에 짧은 줄글이 쓰여 있습니다. 만화의 그림체는 귀여운 편이고 학습 만화를 떠올리게 하는 색채와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어요. 빽빽하게 만화가 가득하지 않고 내지 한 면에 한 컷에서 두 컷이 그려져 있어요. 그렇지만 유라시아 역사 배경지식이 부족한 사람으로서 메모를 조금씩 하거나 인명, 제도, 왕조를 비롯한 고유명사를 복기하느라 책장을 넘기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네요.
책 초반 2화부터 5화까지 몽골제국의 흥망이 축약 설명된 후, 6화부터 몽골제국 문화사와 교류사 위주로 이어집니다. 방대한 제국 특성에 따른 다양한 언어(중국어, 페르시아어, 몽골어) 사용, 증류주의 전파, 왕실 사냥과 매 활용, 잠치 운영, 직물 중심 교역 등 연결성과 흐름을 키워드로 흥미로운 내용이 펼쳐집니다. 대립과 연합 장면을 통해 정치사를 보여주는 것은 제한적으로나마 책 초반에서만 볼 수 있고요. 하여, 책 제목에 포함된 ‘몽골제국사’라는 말이 과연 적합한지 의문이 생깁니다. ‘몽골제국교류사’ 또는 ‘몽골제국문화사’가 책 내용을 아우를 수 있지 않을까요. 다시 책을 자세히 보니 표지 하단에 “초거대 제국의 문화를 한눈에!” 라는 문구가 있긴 하네요.
영상이나 책을 보면서 그동안 듣고 넘어가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거나, 들었던 기억조차 없던 중세 유라시아사를 이야기할 때 언급되는 것들을 한번 접해보는 기회로 삼기에 좋았습니다. 대충 차가다이 울루스가 어디쯤에 있었고 카안 울루스가 어디쯤에 있었는지, 칭기즈 칸 즉위와 호레즘 왕조 멸망의 연관성, 칸과 카안의 차이 등등 조각 형태로 단편적 사실에 친숙해졌다고 할까요. 아무래도 전체적인 역사를 콤팩트하게 훑어보는 것을 만화로 해결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제가 무리한 것이겠지요.
그림의 세세함이 보기 좋았습니다. 구상부터 표현까지 보통 품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는 걸 느끼며 읽었네요.
초판 한정 부록으로 나온 ‘몽골 인물 열전’도 유익하게 읽어볼 수 있었어요.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226045)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