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게 말걸기
대니얼 고틀립 지음, 노지양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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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심리학자, 가족문제치료전문가, 임상심리학, 작가, 필라델피아 공영 방송국의 인기 상담 프로그램 '가족의 소리' 진행자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중인 대니얼 고틀립은 이 책의 저자이다. 그는 서른세 살의 젊은 나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장애인이 되었다. 전신마비가 된 후, 아내와의 이혼, 누나와 어머니,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손자 샘의 자폐증 판결까지... 이 모든 불행들을 겪고도 그는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말이쉽지,,, 내가 전신마비가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지금은 이렇게 자유자재로 팔과 다리를 움직이고, 가고 싶은 곳에 마음껏 갈 수 있지만 전신마비가 된다면? 아... 정말 생각하기도 싫을만큼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고틀립은 허나 이런 장애를 극복하였다. 이 책은 그가 어떻게 전신마비를 극복해나갔고, 사람들을 치유하였으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오고 있는지 설명해주고 있었다. <샘에게 보내는 편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대니얼 고틀립. 그는 한국 독자들을 위한 특별한 서문을 시작으로 글을 시작하고 있다.

 

'내가 나 자신의 목소리를 외면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그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다가 결국 사라져버린다.'

 

'우리가 나 자신을 바꾸려 할 때 세상을 보는 우리의 관점은 점점 더 좁아진다. 우리가 자기비판을 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 자신에게 집착하게 된다. 꼭 내가 생각하는 내가 되지 않아도 된다.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사랑스럽다. 이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를 괴롭혀온 그 오랜 불안과 열등감도 서서히 자취를 감출 것이다.'

 

고틀립은 죽음을 피하기 위해 너무 애쓰다보면 정작 삶이 얼마나 소중한 지 느낄 시간이 부족해진다고 말하면서, 인생은 천국보다 아름답다고 얘기한다. 그렇다. 인생에서 정말 큰 좌절을 겪은 경험이 있는 그가 인생이 아름답다고 예찬할 정도니까... 고틀립도 자살까지 생각해봤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두 딸이 있기에 삶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 아이들로 인해 많은 기쁨을 누렸다고 말한다. 그래도 두 딸이 사춘기에 접어들었을때는 어떻게 상황에 대처해야할지 난감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딸들이 각자 원하는 삶의 방향대로 나아가도록 지켜보았다. 그도 말하고 있듯이 이렇게 바라만 보는 역할은 참 힘들다. 사랑하면 간섭하고 싶고,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틀립은 이러한 욕구를 참고 딸들을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해주었다. 그 결과 두 딸들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결국 마음을 열고 사람 대 사람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자꾸만 그 기분과 싸우려들고 자기 연민에 빠져 내게 전화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서운해하고 관계에 집착하면 그 외로움은 오히려 더 오래 머무르게 된다.'

 

'상실과 박탈은 욕망을 참는 법을 배우게 한다.'

 

고틀립은 욕망은 그저 약간 고통스러운 감정일 뿐, 그것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저 있는 그대로 나의 욕망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버려졌다는 느낌, 불안, 자기비판 등과 끝없이 씨름하며 살아가지만, 그런 감정들에 깊이 침잠할수록 우리가 더 상처받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진솔한 목소리로 우리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대니얼 고틀립.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이 겪었던 일들과 자신이 상담했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례로 들면서 내용을 전개해나간다. 내 마음에 솔직해지고, 내 마음이 원하는대로 흘러가게 하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다. 끝없는 외로움과 자기비판에 휩싸이고 있는 지금, 고틀립의 가르침은 따스하게 와닿는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이 책을 통해 그와 소통하며 자신의 마음에게 귀를 기울여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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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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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님을 알게 된것은 1박 2일을 통해서이다. 그 당시에, '웬 할아버지가 텔레비전에 나오는거지? 그렇게 유명한 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보니, 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한 작가인 이외수였다. 이외수의 생존법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이 책, <하악하악>! 무슨 신음소리같은 이 의성어가 책의 제목이라니... 어떤 내용일지 정말 궁금해졌다.

 

잠은 깊을수록 좋고 꿈은 야할수록 좋다 외로울 때는 하악하악 오늘도 날이 새면 기쁜 일만 그대에게

 

'털썩', '쩐다', '대략난감', '캐안습', '즐!'이라는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는 이 책은 차례만으로도 나를 흥분시켰다. 이제껏 책을 읽으면서 쩐다, 캐안습, 즐 이러한 단어를 구사하는 작가를 만난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이런 말들을 작가가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다니... 친근한 옆집 할아버지의 이야기처럼 이 책의 글들은 나에게 다가왔다.

 

본인의 <자객열전>이라는 단편소설을, 국내 어느 유명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외국인 교수가 번역한 적이 있었다. 나는 영어라면 먹통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번역인지 아닌지를 알아볼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본문 중의 '호리병'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번역했는지만 찾아보았다. 그 외국인 교수는 '호리병'을 'horeesickness'로 표현하고 있었다. 나는 신음처럼 혼잣소리를 내뱉었다. 아, 쉬펄.

 

이외수가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라는 산문집을 내자 평소 이외수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사내 하나가 자기 블로그에 비난의 글을 올렸다. 자기가 여자도 아니면서 여자에 대해 잘 아는 척 책까지 묶어내는 걸 보면 이외수는 분명히 사이비라는 내용이었다. 그 글을 읽어본 이외수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파브르는 곤충이라서 곤충기를 썼냐?


 

재치가 넘치는 그의 문체에 놀랐다. 푸하하하~ 웃음을 자아내는 그의 친근한 말투... 정겹다.

 

어떤 단체에서 감투를 쓰거나 완장을 차면 갑자기 자신의 인격을 신격으로 착각하고 안하무인으로 설쳐대는 속물들이 있다. 그들은 감투나 완장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친구나 부모를 배반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같은 무리 중에서 자기보다 주목 받는 존재가 나타나면 중상과 모략을 일삼는 특성도 나타내 보인다. 장자는 그런 부류들을 '썩은 쥐를 움켜쥔 올빼미'라고 표현했다.

 

이외수님은 실랄하고 직설적인 어투로 우리 시대의 악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계에 있는 사람, 자신의 글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을 향해 당당하게 화살을 겨냥한다. 그의 이러한 태도를 보면서, 그의 확고한 신념과 자신감이 부러웠다.

 

오석같이 경도가 높은 낱말이 있는가 하면 찰떡같이 점성이 높은 낱말도 있다. 저 혼자 반짝거리는 낱말도 있고 저 혼자 바스러지는 낱말도 있다. 언어의 맛을 볼 줄 모르면 언어의 맛을 낼 줄도 모른다. 건성으로 읽지 말고 음미해서 읽으라. 분석 따윈 집어치우고 감상에 열중하라.

 

작가라는 직업때문일까? 그는 우리의 언어에 대해 언급을 하고있다. 인터넷상의 언어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 그리고 문학이라는 예술을 건성으로 보지 말고, 마음으로 느끼면서 감상하라고 그는 우리들에게 호소한다.

 

악플ㅡ자신이 천박하면서도 단세포적인 두뇌를 가졌다는 사실을 발악적으로 과시함으로써 치떨리는 소외감과 패배감을 졸렬한 우월감과 정의감으로 환치시키고 싶어하는 인터넷 찌질이들의 유독성 토사물.

 

악플... 아무래도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 사회에서, 악플은 참 많이 언급되는 사회적 이슈인 것 같다. 남의 기분은 고려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자신의 감정을 말하는 악플은, 당하는 사람의 인격을 모욕하는 것이다. 이는 정말 큰 문제인 것 같다. 이외수님도 컴퓨터로 작업을 하다보니 이러한 악플을 많이 겪으시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이 악플러들에 대한 그의 비판은 참 실랄하다.

 

미래는 재미있게 놀 궁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 젊은이들보다는 재미있게 살 궁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 젊은이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무대다.

 

모든 물질은 둥근 모양에서 유래되어 현재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다시 둥근 모양으로 회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우주가 둥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본디 둥근 모습으로 태어나지만 여러 가지 현상들을 만나면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화한다. 그러다가 우여곡절 끝에 결국은 둥근 모습으로 돌아간다. 마음이 모난 사람은 우주를 더듬는 사람이고 마음이 둥근 사람은 우주를 끌어안은 사람이다.

 

젊은이여. 세상이 그대를 몰라주더라도 절망하지 말라. 젊었을 때 이를 악물고 실력을 연마하라. 실력은 생존경쟁의 절대무기다. 거기다 고매한 인격까지를 겸비할 수 있다면 그대는 문자 그대로 천하무적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물론 그대가 지하도에서 노숙을 하면서도 여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성품을 가졌다면 젊은 날을 허송세월로 보내도 상관은 없겠지만.

 

그대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없고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없는 처지라면, 그대의 인생길은 당연히 비포장도로처럼 울퉁불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수많은 장애물을 만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의 장애물은 하나의 경험이며 하나의 경험은 하나의 지혜다. 명심하라. 모든 성공은 언제나 장애물 뒤에서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토끼와 거북이를 육지에서 한 번만 경주를 시키고 토끼를 자만과 태만을 상징하는 동물로 간주하거나 거북이를 근면과 겸손을 상징하는 동물로 간주하면 안 된다. 바다에서 경주를 시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인간들이 어떤 대상의 가치를 판단하는 방식은 거의가 이런 모순을 간직하고 있다. 세상이 그대를 과소평가하더라도 절망하지 말라. 그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우주 유일의 존재다.

 

하루살이는 하루를 살더라도 먹이 때문에 땅바닥에 배를 끌고 기어다니지는 않는다. 젊은이들이여, 진실로 인간답게 살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의식의 날개를 가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라.

 

이외수님은 우리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이야기 해준다. 다양한 예를 들어가면서, 더불어 감동적인 말로, 우리의 가슴속에 다가오는 그의 언어... 이외수라는 인물이 자신의 한평생에 걸쳐 얻어낸 교훈을 우리에게 전달해주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수용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이 한 인생을 걸쳐 얻은 교훈을 우리는 단지 책을 읽음으로써 깨우칠 수 있다는... 어찌보면 비열한 것 같지만, 독서의 장점이기도 한 이 점을 이외수의 생존법인<하악하악>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물인 이외수님의 작품을 처음 읽어봤는데, 이런말을 하고 싶다. '이외수할아버지! 딱~ 내스타일이야~!>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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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에 상처 받았니? - 말은 기술이 아니다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개정판 … 상처 받았니? 시리즈 1
상생화용연구소 엮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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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의 평소 말하는 습관에 대해 각성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무심코 한 말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느껴질 수 있는지 알게 된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추천사가 제시되어 있으면서, 무심코 말하기, 배려하여 말하기, 상황 바꾸어 말하기, 한국인의 말하기의 총 4부분의 말하기에 대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자가 진단 테스트 1과 자가 진단 테스트 2이다. 자가 진단 테스트 1은 사례를 세 가지 들어, 내가 이런 경우 주로 어떤 반응을 보일지 보기에서 선택을 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나는 내 말하기 습관이 그래도 좀 긍정적이라고 생각을 해왔다. 그런데 막상 자가 진단 테스트를 해보니, 세 가지 답변 중의 두 가지가 다 부정적인 대답이었다. 내가 격려의 차원에서 한 말일지라도, 상대방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게되니 평소 말하기 습관을 고쳐나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가 진단 테스트 2는 내 말 습과 다시 살피기로서, 이 책을 다 읽고 자신의 말 습관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말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이 책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각 주제마다 적절한 예시를 들고, 각 상황에 어떠한 말을 해야 상대방이 상처를 덜 받고 매끄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인의 말하기의 특징인 침묵으로 받아 주기, 뭉뚱그리기, 짐짓 모른 척하기, 생명 존중하기, 내 탓으로 돌리기, 정에 기대기는 외국인들이라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일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인이라면 우리 일상생활에 그대로 녹아있는 이 이야기들을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말은 문화를 반영한다. 어떤 문화에서는 매우 친근하게 들리는 말이 다른 문화에서는 적대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말을 배운다는 것은 그 문화를 이해하려는 최고의 노력이다. 우리의 말하기는 말 자체의 논리성을 중요시하기보다 말을 하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성이 잇다. 그래서 말 자체가 가진 의미보다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또 나와 그 사람과의 관계가 어떤지에 따라 뜻이 달리 해석되고는 한다.

 

같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우리 민족은 우리 고유의 문화가 반영되어 있는 말을 통해 서로 소통한다. 그 말들이 어떻게 우리의 의식이나 마음과 더불어 소통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 이 책은 초점을 두었다. 내 의도는 그렇지 않았지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내가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의사소통에서 문제를 겪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은 우리의 말하기 습관의 문제점을 알려주고, 우리의 대화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답을 제시해주는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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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주세요
야마시타 하루오 지음, 해뜨네 옮김, 무라카미 쓰토무 그림 / 푸른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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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주세요>는 아이들이 읽기에 참 좋은 책인 것 같다. 아니,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단순한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면 생각을 고쳐야 할 것이다. 이 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

 

전체적으로 흰색과 초록색을 사용한 그림이 눈에 띈다. 표지에는 안경을 쓴 개구리가 나무에 앉아서 나뭇잎을 쳐다보는 것 같다. 깔끔한 색채가 아닌 스케치 선을 약간씩 삐져나온 채색이, 완벽함 보다는 익숙함을 나타내는 것 같아 친숙하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나’이다. ’나’의 집에는 무화과나무에 걸려있는 빨간 우편함이 있다. 어느 날, 이 우편함 속에 초록 개구리가 숨어들어왔다. 이 개구리는 ’나’에게 온 편지를 마음대로 읽다가, ’나’에게 핀잔을 받는다. 그리고 개구리는 어떻게 하면 나도 편지를 받을 수 있지? 하면서 묻는다. ’나’는 대답한다. "네가 먼저 편지를 쓰면 되지. ’편지를 주세요’하고 말이야."... 개구리는 편지를 쓰고 매일매일 답장을 기다린다. 첫째 날은 빨간 우편함 지붕 위에서 체조를 하면서, 둘째 날은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운동을 하면서, 셋째 날은 나무 꼭대기에 올라 망원경을 들여가보면서 답장을 기다린다. 아마, 나무위로 점점 더 올라갈수록 자신을 알아보는 이가 있을 것이고 그럼 답장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넷째 날, 그 초록 개구리는 사라졌다. 우편함을 청소하던 ’나’는 그 안에 잔뜩 쌓여 있는 무화과 잎사귀를 보게 된다. 그런데 잎사귀 한 잎 한 잎마다 ’편지를 주세요.’라고 정중하게 쓰여있었던 것이 아닌가. ’나’는 그제야 받는 사람의 이름은 없지만 우편함에 들어 있는 편지는 개구리가 ’나’에게 썼던 편지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나’는 ’미안해, 개구리야. 편지가 온 줄 몰랐지 뭐야......’하며 개구리에게 답장을 쓰고 우편함에 넣었지만, 그 뒤로 개구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누군가 그 개구리의 주소를 안다면 저에게 편지를 주세요. 부탁합니다!

 

초록 개구리는 자존심상 ’나’에게 직접 말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편지를 주세요’라고... 나는 직접 자필로 편지를 썼던게 언제였더라 하고 생각할 정도로 편지를 쓴지 오래되었다. 전화나 핸드폰 문자메세지, 인터넷 메일로 안부를 물어볼 뿐이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 때, 담임선생님께서 친필로 내 편지에 답장을 해주셨던 게 기억이 난다. 그 때 얼마나 감동을 받았었는지 모른다. 나의 편지로 인해, 나도 다른 누군가에게 그러한 설렘과 행복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나의 조카에게 선물하고 싶다. <괜찮아, 넌 할 수 있어>라는 동화책을 전에 선물해 줬었는데, 이 책 또한 그 아이에게 어떠한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현실 속에서 내 조카인 그 아이는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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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의승 옮김 / 뜻이있는사람들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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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별이 있어 아름답고

땅에는 꽃이 피어 아름답지만

사람에겐 사랑이 있어 아름답다'

            -괴테-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익숙한 제목이여서, 나는 도서관에서 주저없이 이 책을 빌렸다.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으로 추측하건데, 개츠비라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추측대로 이 책은 개츠비에 관해 설명하고 있었다. 글의 이야기꾼인 '나'는 닉 캐러웨이로, 자신의 이야기와 더불어 관찰자 시점에서 개츠비의 상황을 얘기하고 있다.

 

1900년대 초를 배경으로하고, 미국의 웨스트에그와 이스트에그, 뉴욕을 주 무대로 하는 이 책은 미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좀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러한 공간적 배경은 이야기를 이해하는데에 치명적인 결점이 아니었으므로, 그냥 그러한 지명은 쉽게 읽고 지나칠 수 있었다.

 

개츠비는 아리송한 인물로서, 매주 그의 집에서는 성대한 파티가 열렸다. 많은 사람들, 즉 초대받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참여한 파티 속에서 술과 춤과 얘기가 오가는 시끌벅적한 파티가 개츠비의 거대한 저택에서 자주 열렸다. 개츠비는 캐러웨이의 육촌동생인 데이지와 한때 사랑에 빠졌던 남자이다. 데이지는 지금 톰이라는 권위적이고 교만한 남편이 있고, 톰은 정부로 머틀이라는 여자를 두고 있었다. 시간은 흘러 데이지와 개츠비는 다시 만나게 되고 둘은 다시 사랑에 빠진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는, 개츠비가 데이지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웬걸... 반전이 일어났다. 데이지가 운전하는 차에 머틀이 치여 죽게되고, 머틀의 남편인 윌슨은 톰에게 개츠비의 집의 위치를 물어 윌슨은 개츠비에게 찾아간다. 그리고 개츠비의 집에서 총성이 들리면서 윌슨과 개츠비 둘 다 죽음을 맞이한다... 와, 진짜... 나는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데이지도 톰과 마찬가지로 돈만 있으면 되는 인간이구나, 사랑은 상관없이 그저 자기 안전만 최우선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개츠비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대신 죄를 뒤집어쓸 용기도 있었는데, 데이지는 자기 안전만 챙기고, 결국 개츠비의 장례식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 개츠비가 목숨까지 바친 사랑이 고작 이정도 였단 말인가? 그리고 개츠비에게 아부를 했던, 개츠비의 파티에 참석했던 그 많은 이들은 개츠비의 장례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끝까지 개츠비를 신뢰하고 개츠비의 마지막을 지켰던 사람은 '나', 즉 캐러웨이였다.

 

개츠비의 데이지를 향한 순결한 사랑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남편이 있고, 딸이 있는 여자를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끝까지 사랑하고 감싸주는 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데이지가 부러웠다. 나는 데이지가 개츠비에게 키스하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데이지가 곧 이혼하고 개츠비에게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데이지가 속삭였던 사랑이 정말 진정한 사랑이었을까? 내 생각엔 그건 단순히 개츠비의 현재 배경을 보고, 단순히 즐기기 위해 행했던 행동으로밖에 안보인다. 개츠비의 사랑이 덧없는 것 같아 참 안타깝고, 저승가는 길에서도 많은 이의 위로를 받지 못한 채 쓸쓸히 떠난 그의 현실이 참 슬펐다. 앞에서는 아부하고 뒤에가서는 욕하는 사람들만 주변에 존재한다면, 그 사람은 얼마나 불쌍한 인생일까? 개츠비가 불쌍하지만, 나는 개츠비와 같은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 내 주변에는 나와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진정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만이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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