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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의승 옮김 / 뜻이있는사람들 / 2003년 3월
평점 :
'하늘에는 별이 있어 아름답고
땅에는 꽃이 피어 아름답지만
사람에겐 사랑이 있어 아름답다'
-괴테-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익숙한 제목이여서, 나는 도서관에서 주저없이 이 책을 빌렸다.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으로 추측하건데, 개츠비라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추측대로 이 책은 개츠비에 관해 설명하고 있었다. 글의 이야기꾼인 '나'는 닉 캐러웨이로, 자신의 이야기와 더불어 관찰자 시점에서 개츠비의 상황을 얘기하고 있다.
1900년대 초를 배경으로하고, 미국의 웨스트에그와 이스트에그, 뉴욕을 주 무대로 하는 이 책은 미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좀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러한 공간적 배경은 이야기를 이해하는데에 치명적인 결점이 아니었으므로, 그냥 그러한 지명은 쉽게 읽고 지나칠 수 있었다.
개츠비는 아리송한 인물로서, 매주 그의 집에서는 성대한 파티가 열렸다. 많은 사람들, 즉 초대받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참여한 파티 속에서 술과 춤과 얘기가 오가는 시끌벅적한 파티가 개츠비의 거대한 저택에서 자주 열렸다. 개츠비는 캐러웨이의 육촌동생인 데이지와 한때 사랑에 빠졌던 남자이다. 데이지는 지금 톰이라는 권위적이고 교만한 남편이 있고, 톰은 정부로 머틀이라는 여자를 두고 있었다. 시간은 흘러 데이지와 개츠비는 다시 만나게 되고 둘은 다시 사랑에 빠진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는, 개츠비가 데이지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웬걸... 반전이 일어났다. 데이지가 운전하는 차에 머틀이 치여 죽게되고, 머틀의 남편인 윌슨은 톰에게 개츠비의 집의 위치를 물어 윌슨은 개츠비에게 찾아간다. 그리고 개츠비의 집에서 총성이 들리면서 윌슨과 개츠비 둘 다 죽음을 맞이한다... 와, 진짜... 나는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데이지도 톰과 마찬가지로 돈만 있으면 되는 인간이구나, 사랑은 상관없이 그저 자기 안전만 최우선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개츠비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대신 죄를 뒤집어쓸 용기도 있었는데, 데이지는 자기 안전만 챙기고, 결국 개츠비의 장례식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 개츠비가 목숨까지 바친 사랑이 고작 이정도 였단 말인가? 그리고 개츠비에게 아부를 했던, 개츠비의 파티에 참석했던 그 많은 이들은 개츠비의 장례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끝까지 개츠비를 신뢰하고 개츠비의 마지막을 지켰던 사람은 '나', 즉 캐러웨이였다.
개츠비의 데이지를 향한 순결한 사랑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남편이 있고, 딸이 있는 여자를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끝까지 사랑하고 감싸주는 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데이지가 부러웠다. 나는 데이지가 개츠비에게 키스하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데이지가 곧 이혼하고 개츠비에게 돌아갔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데이지가 속삭였던 사랑이 정말 진정한 사랑이었을까? 내 생각엔 그건 단순히 개츠비의 현재 배경을 보고, 단순히 즐기기 위해 행했던 행동으로밖에 안보인다. 개츠비의 사랑이 덧없는 것 같아 참 안타깝고, 저승가는 길에서도 많은 이의 위로를 받지 못한 채 쓸쓸히 떠난 그의 현실이 참 슬펐다. 앞에서는 아부하고 뒤에가서는 욕하는 사람들만 주변에 존재한다면, 그 사람은 얼마나 불쌍한 인생일까? 개츠비가 불쌍하지만, 나는 개츠비와 같은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 내 주변에는 나와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진정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만이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