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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잘 모르지만 - 처음이라서 서툰 보통 어른에게 건네는 마음 다독임
윤정은 지음, 오하이오 그림 / 애플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가끔씩 내 나이를 생각할 때 깜짝 놀라곤 한다. ‘내가 언제 이렇게 어른이 되었지?’ 라는 놀라움과 함께, 나는 그대로 인 것 같은데, 나를 대하는 주위 사람들의 모습이 달라지고, 나의 사회적인 위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은데, 내가 괜찮은 어른인가에게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할 때, 나는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저자는 처음이라서 서툰 보통 어른들에게 건네는 자신의 이야기들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었다. 친한 언니가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그녀의 삶과 그 속에서 묻어나는 조언들은 나에게 마음 따뜻한 충고가 되어 돌아왔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나와 비슷한 성격의 사람인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면서 동시에 타인과의 사회적인 관계를 위해 노력하지만, 여전히 인간관계가 가장 어려운.. 조금은 예민하면서도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 나 또한 그녀와 비슷한 성향을 가졌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나의 이러한 성향이 나 자신도 참 낯설고 힘들었다.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들을 보면, 매번 부러워서 내 자신이 초라해졌던 것 같다. 그들은 외향적이고 다른 사람들하고 쉽게 융화되고 서글서글하게 잘 행동하는데, 나는 왜 예민하고 내향적이고 남들하고 같이 있으면 기가 빠지는 것 같이 힘이 드는지.. 하지만 저자의 조언처럼, 나도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성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나의 이러한 성격이, 그래도 썩 괜찮다, 라고 생각이 된다. 남들보다 조금은 느릴지라도 좀 더 심사숙고할 수 있고, 감수성이 풍부해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이면의 아름다움을 더 잘 느낄 수 있고, 혼자만의 시간이 갖는 중요성과 행복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는 것 등등..
괜찮은 어른의 기준은, 저자의 말처럼,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어제보다 오늘 더 잘 살아가고 있고, 더 나은 내가 되어감을 느끼고, 더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매일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나는 좀 더 괜찮아지는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저자도, 나도, 모두 마음이 따뜻해지는, 한층 더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