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심리학 - 나를 결정하는 고유한 패턴 지피지기 시리즈 12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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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의 책이 번역되어 나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무척 기쁜 일이다. 아들러는 한때 프로이트와 함께 정신분석학을 연구했으나, 그와 갈라서고 개인심리학을 창시한다. 유명한 '열등 컴플렉스'라는 말이 아들러가 만든 개념이다.

출생 순서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는 이론도 무척 유명하다. 사실, 내가 아들러라는 이름을 머릿속에 기억하게 된 것도 출생 순서에 따른 성격 분석이 무척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첫째 아이는 태어나서는 부모(특히 엄마)의 사랑을 받지만, 둘째가 태어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즉 부모의 사랑은 둘째로 옮겨가고, 첫째는 부모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힘겨운 투쟁을 벌이기 시작한다. 그 결과 스스로 적응해 나가며 다른 사람의 애정이나 인정을 얻고자 하는 욕구에 초연하여 혼자 생존해 나가는 성격이 된다.

둘째는 첫째와 경쟁하기 때문에 첫째보다 빨리 말하고 걷기 시작한다. 그 결과 경쟁심이 강하고 야망을 가진 성격이 된다. 셋째는 응석받이가 되거나 귀찮은 존재, 독립심이 부족하거나 열등감을 경험할 수도 있다. 반면에 가장 야망 있는 아이가 되기도 한다. 의존심과 자기 중심성이 현저하게 나타나게 된다.

대략 이런 분석인데, 이는 정말 신선한 분석이었다. 이번에 번역 출간된 <나를 결정하는 고유한 패턴, 성격 심리학>은 이러한 아들러의 이론을 깊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 책이다.

특히 성격의 본질에 대해 분석하는 부분이 그러하다. 아들러는 성격이란 정신이 결정하는 태도이며, 사람이 주변 세상과 관계를 맺는 방법이자,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와 공동체 의식이 맞물려 이루어지는 행동방침이라고 한다.

결국, 성격이란 선천적인 것이 결코 아니다. 성격은 삶의 과제를 해결하려는 어떤 사람의 심리가 특정한 표현 형식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니까 성격은 사회적인 개념이다.

성격은 우월함, 권력, 다른 사람을 압도하려는 정복 심리에서 비롯된다. 아들러는 허영심, 신을 닮으려는 욕망, 질투, 시기, 탐욕, 증오, 수줍음, 공포, 소심함, 회피하기, 버릇없는 태도 등을 하나씩 분석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권력 욕구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힌다.

허영심, 질투, 탐욕, 증오 등이 우월하고자 하는 욕구나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온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나아가 아들러는 수줍음이라는 성격도 지배 욕구와 우월 욕구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힌다. 그러한 성격 역시 타인을 조종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아들러의 이런 분석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까, 성격이란 개인의 권력 욕구가 사회 공동체와 부딫히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한 방식으로 굳어지는 것이다.

자신을 돌아보며,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떠올리며 읽게 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기분파'에 대한 분석은 무척 흥미로웠다. 나에게 이런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들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전략에 대해 이해가 가니 안심이 된다.

인간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꼭 읽어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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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태 2012-06-24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책을 좋아하고 해서 리뷰가 눈에 띄어 댓글달아요
여러가지 정보공유 하고싶습니다.^^

실례가 안된다면..메일 답변부탁드릴게요! mestargim@daum.net
 
방관자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9
제임스 프렐러 지음, 김상우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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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학생 자살사건 이후, 연일 학교 폭력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급기야 교육부가 대처 방안을 내놓았으나, 오히려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말만 더욱 많다. 더 큰 문제는 근본적인 대책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저 가해자를 골라내고 강하게 처벌하겠다는 것이 전부다. 참으로 한심한 대책이다.

학교 폭력은 학생들을 겁준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전혀 아니다. 현재 교육부가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학생들을 수동적으로 만드는 것일 뿐이다.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문제 해결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즉 방관자의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것이 문제 해결의 첫 단추다. 수동적인 ‘침묵하는 다수’를 더 이상 침묵하고 방관하지 않도록 일깨워 스스로 문제 해결의 주인공이 되도록 해야 한다.
소설 <방관자>는 적절한 때에 나온 책이다. 중학교 1학년생인 에릭 헤이스가 주인공이다. 그는 롱아일랜드로 이사를 온다. 낯선 곳으로 이사 온 아이들이 늘 그렇듯이, 에릭도 자기 위치를 잡고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때 그리핀이라는 애가 에릭에게 다가온다.

그리핀은 두려운 존재다. 그의 주변에는 항상 좋지 않은 일들이 벌어진다. 더구나 학생들은 그리핀에게 잘못 보일까 두려워 한다. 그의 표적이 되지 않으려고 한다. 학생에 어울리지 않는 영악함도 지니고 있다. 마트에서 할머니의 카트를 끌어주는 착한 일을 하는 척하면서 껌을 훔치는 일을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그리핀은 할렌백이라는 애를 반복적으로 괴롭힌다. 처음에 에릭은 그리핀을 친구로 여겨서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하지만, 그리핀이 집에 놀러 와서 자신의 물건을 훔치자 그를 멀리하려 한다. 또 에릭은 왕따인 할렌백에게 참고만 살아선 안 된다며 그를 도우려 애쓴다. 그러나 할렌백의 뜻밖의 배신으로, 에릭은 방관자에서 피해자가 된다!

대략 이런 스토리를 담은, 누구나 겪는 학교 폭력과 왕따를 다룬 성장 소설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아마도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을 적절하게 소개한 부분일 것이다. 이 책을 읽는 학생들도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잘 다듬으면 좋겠다. 이 책의 도움으로 한 명 한 명의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다듬고 스스로 문제 해결의 주인공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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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으로 일하라 - 팀십(Teamship), 변화와 성과를 이끄는 에너지
박태현 지음 / 시그마북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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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팀으로 일하는 방식이 익숙하지 않다. 학생 시절부터 옆에 있는 친구를 밟고 올라서기 위해 각자도생하고 고군분투하며 살아왔다. 팀으로 재편된 회사에 들어간다고 해서 갑자기 다른 이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는 것도 아니다. 팀제에 들어간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보면 여전히 각자도생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팀제는 제도의 장점을 제대로 살펴보고서 도입한 것은 아니다. 효율성과 성과라는 이름으로 갑자기 번져나갔다. 제도는 이식했지만, 그 내용도 함께 온 것은 아니다. 팀제의 핵심은 수평성에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참 요원한 일이다. 이 책은 말한다. 팀의 창의성을 죽이는 가장 큰 원인은 위계질서라고. 직책이나 직급을 부수라고. 그러나 우리나라 회사에서 정말 이런 것이 이루어지는 회사가 몇이나 있을까?

이 책은 회사에서 먼저 일하거나 일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항상 중요한 일을 독식하는 경향을 비판한다. 그러면 후배들에게는 좀처럼 중요하거나 규모가 큰 일들이 주어지지 않는다. 일다운 일을 할 수 없으니 역량이 정체된다. 상황이 그러하니 선배는 계속 역량이 강화될 수밖에 없고 후배는 좀처럼 선배를 뛰어넘을 수가 없다. 쉽게 말하면, 대리가 하던 일을 차장, 부장이 돼서도 계속한다.

이 책의 해법은 이렇다. 선배가 하던 일을 후배에게 맡기고 선배는 후배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 더 높은 성과를 거둔다고. 그렇다고 선배가 실무에서 손을 떼고 관리자의 길을 걸으라는 것이 아니다. 후배는 역량을 성장시키고, 선배는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일을 찾아 도전하라고 한다. 이렇게 될 때 선순환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팀에는 주도성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누군가 주도하면 누군가는 주도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팀장이 주도적이면 팀원들은 소극적으로 바뀐다. 반대로 팀장이 주도적이지 않을수록 팀원들이 주도적으로 행동한다. 따라서 이 책은 팀원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이게 하려면 팀장은 가능한 한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줄이라고 제안한다.

이 책은 훌륭한 팀은 누가 옳고 그른지 따지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팀이 나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공유하고 대화를 통해 이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고 한다. 즉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최선인가를 생각한다. 팀의 상에 대해 마음에 쏙 들어오는 상이었다.

한편 이 책이 제안하는 대화법도 유용하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대화법은 '너 대화법'이다. 이런 식이다. "왜 일을 이런 식으로 한 거죠?", "이 점을 개선해 주시겠어요?"

이 책은 '너 대화법'을 버리고, '나 대화법'을 사용하라고 권한다. 이런 식이다. "이런 점을 개선해 준다면 제가 일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어쩌면 좋죠?"

팀으로 일하는 법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이 여러 모로 도움이 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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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심리학 - 표정 속에 감춰진 관계의 비밀
마리안 라프랑스 지음, 윤영삼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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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사회적인 행동'이다. 웃음은 우리가 관계를 맺는 방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사람들과 얘기를 할 때 늘 웃는다. 크게 웃는 것이든 살짝 미소 짓는 것이든 웃음없는 대화는 거의 없다. 우리는 언제나 다채로운 여러 웃음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웃음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해 분석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웃음의 심리학>은 '웃음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다. 웃음이 어떻게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 내는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보여주는데, 그 결과들이 상당히 흥미롭다. 우리가 웃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 책은 심리학, 의학, 인류학, 생물학, 뇌과학 등 최신 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어려운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가볍게 핵심만 훑고 지나간다.

 

여러 웃음 중에서도 이 책이 특히 관심 있게 보는 것은 바로 '사교적인 웃음'이다. 진짜 웃음은 광대뼈근육과 눈둘레근육이 움직인다. 그러나 사교적인 웃음은 광대뼈근육만 움직인다고 한다. 근육만이 아니다. 진짜 웃음과 사교적인 웃음은 현상, 강도, 타이밍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의도적으로 웃는 웃음은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훨씬 크고 강한 경향이 있다. 또 빨리 나타났다가 빨리 사라지는 웃음은 웃으면서 일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이 책은 아기의 웃음은 살아남을 가능성을 높이는 훌륭한 행동이고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몸과 두뇌는 진화했다고 말한다. 아기의 웃음은 스스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음식과 그밖의 편의를 확복하기 위한 전략적 행동이다. 아기의 웃음은 부모의 얼을 빼놓는다. 아기의 웃는 모습을 보면 숨이 막힐 정도로 귀엽다.

 

사람들은 아기를 다시 웃게 만들기 위해 온갖 엉뚱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아기의 웃음을 볼 수만 있다면, 그만한 노력은 전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아가 이 책은 웃음은 다른 사람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웃음은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서로 물어뜯지 못하도록 예방해 준다.  

 

이 책은 아기는 누군가 자신을 쳐다볼 때 더 웃는다는 실험 결과도 제시한다. 그런 현상은 어른에게서도 나타난다고 한다. 예컨대 볼링에서 스트라이크를 기록했을 때 표정을 측정했는데, 친구들이 등지고 있을 때는 웃음을 보이지 않지만, 친구들과 얼굴을 맞대고 있을 때는 웃음을 보인다고 한다. 게다가 혼자서 볼링을 할 때는 아무리 좋은 성적으로 기록해도 거의 웃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웃음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즉 웃음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한 수단이다.

 

이 책은 웃음은 다기능적 도구라며 다양한 분석을 시도한다. 웃음의 정치학, 웃음의 경제학, 웃음의 사투리, 웃음과 문화 등 다양한 분석이 펼쳐진다. 어렵지 않으면서도 재미나고 다채로운 분석들이 펼쳐져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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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재의 맹자 읽기
이우재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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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한동안 잊혀진 도서였다. 그리고 불온서적이자 금지도서였다. 맹자는 백성이 귀하고 임금은 귀하지 않다고 일갈한다. 게다가 혁명을 정당화한다. 군주가 하늘이던 시대에 <맹자>에는 '위험한' 발언이 많이 담겨 있었다. 게다가 그 발언들을 눈치 보지 않고 강하게 내지른다. 첫 편인 양혜왕 편만 읽어 보아도 맹자가 얼마나 열혈인지 대번에 알 수 있다. 그러니 <맹자>는 한동안 금지되었고, 잊혀진 도서가 되었다.

<맹자>가 다시 떠오른 것은 송대에 들어와서다. 그전에는 중요한 대접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주자의 사서운동(논어, 맹자, 대학, 중용을 유가의 중요 서적으로 격상하는 운동)으로 <맹자>가 비로소 주목받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많은 것이 <맹자>에서 오기도 했다. 오십보백보, 연목구어, 조장, 집대성, 여민동락, 오륜, 인륜, 민본, 위민 등의 출처가 바로 <맹자>다. 알고 보면 우리의 일상에서 맹자 사유의 단편을 흔히 접하고 있는 것이다.

<맹자>의 첫 에피소드는 매우 강렬하다(양혜왕편 1). 맹자는 당시 아주 잘 나가던 양혜왕을 처음 뵙는 자리에서 이익을 추구해할 것이 아니라 인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일갈한다. 왕이 이익을 추구하면 그 아래 대부는 자신의 집안 이익을 추구하고, 백성들도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게 된다. 이렇게 서로 이익을 다투면 국가가 위태로워진다고 말한다.

그렇다. 인간 사회는 이익을 넘어서는 가치로 지탱된다. 그런데 오늘날 신자유주의는 지독하게 이익만을 추구한다. 그렇게 한 결과가 어떤가? 오히려 경제가 나빠졌다. 그리고 삶의 질도 형편없이 떨어졌다. 맹자의 첫 일갈을 되새기게 되는 이유다.

<맹자>에는 정치에 대한 논의가 가장 많다. 맹자 정치사상의 핵심은 왕도다. 왕도는 여민동락으로 이룰 수 있다고 한다. 백성과 함께 즐기라는 뜻의 여민동락을 오늘날 말로 하면, '보편적 복지'다. 맹자는 정치사상 논의를 본격적으로 연 것으로 의미가 있으며, 일찍이 보편적 복지 논의를 펼친 것으로도 의미 있다.

<맹자> 고자편, 진심편에는 심성론에 대한 논의가 많다. 맹자는 인간에게는 '차마 남에게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바탕으로 왕도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맹자의 심성론은 정치 사상의 바탕이 된다.

심성론의 단서를 제시하지만, 엄밀한 논의를 펼치는 것은 아니다. 심성론에 관한 맹자의 논의는 대개 논리적 비약으로 이루어져 있다. 맹자 심성론은 인의를 본성으로 규정하려는 안타까운 노력의 소산이다. 인의는 사회적 산물이지 본성이 아니다. 오늘날 사회학자들이 보면 꽤나 우스운 소재가 될 것이다.

오히려 맹자와 논쟁을 펼치는 고자의 논의가 더 설득력 있다. '식색성야'라든가, 인간의 본성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은 혁명적이다. 어쨌든 맹자와 고자의 논쟁은 <맹자>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소재 가운데 하나다.

한편 맹자가 현실 정치를 고려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인의만을 고집하는 것은 그의 무기력한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마치 왕도정치가 무엇이든 해결해 줄 것처럼 착각한다.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정치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와 윤리의 차이를 모르는 것, 또는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의 차이를 모르는 것이라고 할까. <맹자>를 읽다보면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이우재의 주는 새로운 해석이나 날카로운 평설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단순한 짜집기에 지나지 않아 아쉽다. 그냥 맹자 원문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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