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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으로 일하라 - 팀십(Teamship), 변화와 성과를 이끄는 에너지
박태현 지음 / 시그마북스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에게는 팀으로 일하는 방식이 익숙하지 않다. 학생 시절부터 옆에 있는 친구를 밟고 올라서기 위해 각자도생하고 고군분투하며 살아왔다. 팀으로 재편된 회사에 들어간다고 해서 갑자기 다른 이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는 것도 아니다. 팀제에 들어간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보면 여전히 각자도생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팀제는 제도의 장점을 제대로 살펴보고서 도입한 것은 아니다. 효율성과 성과라는 이름으로 갑자기 번져나갔다. 제도는 이식했지만, 그 내용도 함께 온 것은 아니다. 팀제의 핵심은 수평성에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참 요원한 일이다. 이 책은 말한다. 팀의 창의성을 죽이는 가장 큰 원인은 위계질서라고. 직책이나 직급을 부수라고. 그러나 우리나라 회사에서 정말 이런 것이 이루어지는 회사가 몇이나 있을까?
이 책은 회사에서 먼저 일하거나 일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항상 중요한 일을 독식하는 경향을 비판한다. 그러면 후배들에게는 좀처럼 중요하거나 규모가 큰 일들이 주어지지 않는다. 일다운 일을 할 수 없으니 역량이 정체된다. 상황이 그러하니 선배는 계속 역량이 강화될 수밖에 없고 후배는 좀처럼 선배를 뛰어넘을 수가 없다. 쉽게 말하면, 대리가 하던 일을 차장, 부장이 돼서도 계속한다.
이 책의 해법은 이렇다. 선배가 하던 일을 후배에게 맡기고 선배는 후배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 더 높은 성과를 거둔다고. 그렇다고 선배가 실무에서 손을 떼고 관리자의 길을 걸으라는 것이 아니다. 후배는 역량을 성장시키고, 선배는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일을 찾아 도전하라고 한다. 이렇게 될 때 선순환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팀에는 주도성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누군가 주도하면 누군가는 주도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팀장이 주도적이면 팀원들은 소극적으로 바뀐다. 반대로 팀장이 주도적이지 않을수록 팀원들이 주도적으로 행동한다. 따라서 이 책은 팀원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이게 하려면 팀장은 가능한 한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줄이라고 제안한다.
이 책은 훌륭한 팀은 누가 옳고 그른지 따지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팀이 나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공유하고 대화를 통해 이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고 한다. 즉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최선인가를 생각한다. 팀의 상에 대해 마음에 쏙 들어오는 상이었다.
한편 이 책이 제안하는 대화법도 유용하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대화법은 '너 대화법'이다. 이런 식이다. "왜 일을 이런 식으로 한 거죠?", "이 점을 개선해 주시겠어요?"
이 책은 '너 대화법'을 버리고, '나 대화법'을 사용하라고 권한다. 이런 식이다. "이런 점을 개선해 준다면 제가 일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어쩌면 좋죠?"
팀으로 일하는 법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이 여러 모로 도움이 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