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문장들
조안나 지음 / 지금이책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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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 없으면 못살아' 하는 대단한 애서가도 아니고, 1년에 100권, 200권 읽는 다독가도 아니다. 책 읽는 속도도 엄청 느린데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들만 골라 읽는 편식도 심해서 독서의 세계가 아주 편협하다. 바꾸려고 해도 그게 참 쉽지가 않다. 그래서 그런지 늘 온갖 장르의 책들을 고루 섭렵하는 이들이 부럽고, 독서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은 마음이 내재되어 있다. 좋은 책들과 작가들을 알기 위해서, 또 읽어야 할 독서 목록들을 갱신하기 위해서 이런 독서에세이들을 한번 씩 읽는 게 나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다.

 

 이 책의 기록들은 매일 다른 가방을 들고 나가는 심정으로 매일 새롭게 읽었던 책에서 발견했던 '꾸준함'과 '인내'에 대한 예찬론이었다고 말한다. 1시간 반이 넘는 출근길에 가장 큰 러닝메이트 였다는 책, 이 문장들이 없었다면 지금 누리는 조용한 행복의 반의반도 만족하지 못했을 거라고 말하는 작가님. 출근길에 함께했던 책들이어서 그런지 책 속에 '일'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일에 지친 피로감을 내 보이기도 하고, 일에 대한 애정을 내보이기도 하는 등의 생각과 이야기들에 어떤 자세로 일을 해야 하는가, 어떤 일을 해야하는가등 여러가지 생각해 보게 된거 같다. 읽다보니 또 어느새 덕지 덕지 붙어버린 포스트 잇들.

 

 

일기처럼 조곤조곤 책과 자신의 생각들을 풀어놓는 이야기들이고, 한편 한편들이 짧은 편이라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님이 얼마나 책과 글을 사랑하는지를 오롯이 느낄 수 있었고, 항상 읽은 책들을 종이책이나 이북으로 찍어둔 흑백 사진도 마음에 들었다. 역시나 책 속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작가와 책들이 넘쳐났고,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을 살짝 메모해 두고, 내가 읽었거나 아는 책을 만나면 그게 뭐라고 반갑기 그지 없고, 이런 문장에서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하면서 공감하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렇게 누군가의 감상을 읽고 있으면 똑같은 한권 의 책이라도 사람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바가 다른게 가끔은 참 재미있게 느껴진다.

 

 

 

침실에 있는 물건이 줄었다고 해서 내 하루의 만족감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침대와 협탁, 화장대, 빛과 어둠뿐인 침실에서 더 달디 단 꿈을 꾼다.

벽시계, 액자 하나 없는벽면 앞에서 읽고 있는 책에 더 온전히 집중하게 된다.

부족한 물건을 생각하고 장바구니에 담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물건으로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풍부한 개성을 만드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경험'이다.

물건보다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상의 모든 미니멀리스트들을 응원한다. - P136

 

많은 책들 속에서 작가님이 쓰신 내용도, 책 속 인용구도 참 와닿아서 꼭 읽어보고 싶었던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이 책편에서 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작가님도 '조금씩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게 됐다'는 등의 글을 써서 그런지 '많은 걸 욕심내지 않는 삶'을 참 많이 동경하게 됐다. 사실 난 으레 많은 여자들이 그렇 듯 옷이나, 신발이나 그런 물품들에 대한 소비욕이 큰 사람이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무언가를 갖고 싶다는 욕심에서 자유롭지 못하니까 말이다. 어디선가 보고 마음에 새기고 있기도 했던 '물건보다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는 정말이지 100% 동의하고 그렇게 삶을 살아나가고 싶다.

 

독서에세이를 읽다 갑자기 생뚱맞게 미니멀리스트를 꿈꾸게 된 나. 늘 뭔가 영화 <리틀 포레스트> 속 이야기 같은 그런 담백하고 소소한 일상들을 꿈꾸긴 했지만, 아마도 요즘 그런 생각이 유독 짙어졌기 때문이겠지. '나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있으려나?' 책을 덮으며 갑자기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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