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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레드 에디션, 양장) -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ㅣ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이미 빨강머리 앤과 관련된 에세이 한 편을 읽었었는데, 여기 저기서 좋다는 평이 많이 들려서 또 읽어보고 싶어진
<빨간머리 앤이 하는 말>. 작가는 빨강머리 앤 애니메이션 속에서 마주친 장면들과 대사들에 자신의 생각이나 상황들을 녹여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사랑, 행복, 고독, 슬픔,꿈, 노력등 인생에 대한 삶에 대한 여러 성찰들을 담고 있는데 생각할 거리를 안겨다 주기도 하고 아주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장면들도 더해져 있어 그림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책 속에서는 슬픔에 반응하는 우리의 시계는 모두 다르니 눈물을 흘리는 시간도 필요한 것이라고, 실패에서 배우기만 한다면
성장의 관점에서는 성공인 실패도 있다는 걸 알려주기도 한다. 내가 늘 제일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진짜 사랑은 사람을 성장하게 한다'는 문구도
참 반가웠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시간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건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며 똑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게 하는 힘이
아닐까....시간은 결국 얄팍한 마음을 너그럽고 상냥하게 키운다'고 하는 말에 참 공감이 됐다. 지금은 너무 커보이기만 하는 일들이, 누군가 한
이해못할 행동들이 나중에는 똑같이 펼쳐져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결국은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 일테고, 조금 더
무언가를 포용할 수 있는 내 마음의 폭이 커져서 일 것이다. 시간은 흐르는 것만이 아니라 '성숙'과 '성장'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는 걸, 이
글을 통해 또 다시 느꼈다.
작가님의 글들도 좋았지만 이 빨강머리 소녀가 한 말을 계속해서 보다보니, 정말 여느 명언집 못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렵지 않지만 마음을 사로잡는 생생한 표현들이 좋아서 책에 작은 포스팃 잇들이 덕지덕지 붙어버렸다. 빨강머리 앤 소설을 읽어도 좋고,
관련 에세이들을 읽어도 좋고 역시 빨강머리 앤은 나를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다. 그저 어디서든 행복을 찾아내는 행복능력자, 엄청난 상상력에
웃음이 나게 하고 긍정의 기운이 넘치는 이 소녀와 마주하는 것 만으로 그냥 좋은건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잊어가고 있는, 그 분홍빛
가득한 소녀같은 마음을 잊고 싶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겠고.
책을 읽다보니 또 <빨강머리 앤> 애니메이션이 보고 싶어져 다시 한 편씩 보기 시작했다. 책 속에서 만났던
대사들이 나오면 왠지 반갑기도 하고 예전에 그냥 지나쳤던 장면이나 대사들도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늘 미소를 머금고 보게 되는 앤의 이야기.
늘 재미있게 보기만 했는데 언젠가 나도 무언가에 지치는 날, 힘이 드는 날 여기서 위로를 받을 수도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럼
그때는 또 색다르게 앤의 이야기가 다가올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