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낸시

고양이 낸시 (스티커 포함)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2월

내가 아는 통념으로 고양이와 쥐는 저렇게 친할 수가 없는데, 아주 다정해 보이는 고양이와 쥐 그림의 표지에 먼저 눈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고양이와 쥐 이 둘 사이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이야기의 시작은 더거씨가 집앞에서 담요에 쌓여있는 고양이 낸시를 발견하면서 부터 시작된다. 아기가 추워한다는 아들 지미의 말에 일단 집으로 들여놓아야 겠다고 생각한 더거씨는 우유를 먹이고 고민하다 마을 사람들과 의논을 하게 된다. 처음에 마을 사람들도 고양이가 자신들에게 해가 될 거라고 여기지만 아직 어리고 귀여운 낸시의 모습에 사르르 녹아 마을에 두기로 한다.

그렇게 쥐 아빠 더거씨와 아들 쥐 지미, 여동생 고양이 낸시의 생활이 시작된다. 참 특별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이 구성의 가족들이 보여주는 친구와 놀고 학교에 다니고 마을사람들과 만나는 등 아주 소소한 일상이야기들. 그 속에는 낸시를 너무나 귀여워 하며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는 착한 마을 쥐들이 있고, 든든한 아빠 더거씨가 있고, 낸시를 지켜주려는 예쁜 마음을 가진 지미가 있고, 낸시를 조금 다른 쥐라 여기는 친구들이 있었다. 이미 낸시와 친해진 이들에게 낸시는 그저 낸시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 낸시를 배려하는 지미와 친구들의 행동들에, 또한 지미를 배려하는 낸시의 행동들에 나도 모르게 사르르 미소가 번졌다. 이렇게 귀엽고 예쁜 주인공들과 순수한 마음들이 담뿍 녹아나 있는 아기자기하고 동화적인 이야기에 마음이 참 따뜻해 졌다. 더불어 '다름'을 '틀림'이 아닌 그저 '다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큰 마음도 배울 수 있었고, '아주 조금 다르지만 그게 절대 나쁜게 아니란다' 라고 했던 더거씨의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알고 있지만 참 쉽지않은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이야기 속의 가르침도 마음깊이 새겨본다.

그들이 훌쩍 자라 더 큰 어른 고양이와 쥐가 되어도 여전히 언제까지나 서로가 있어 행복할 낸시와 지미 친구들을 만나서 참 즐거웠다. 책을 읽기 전 그저 그런 일반적인 통념과 편견에 사로 잡혀서 표지의 쥐와 고양이를 보고 의아함을 느낄 뿐이었는데, 책을 읽고 난 후 다시 표지를 보니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 서로를 바로보며 미소짓는 오빠 지미와 여동생 낸시만이 보일 뿐이다. 어른 아이 다 같이 봐도 너무 좋을 것 같은 책 <고양이 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