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장애 세대 - 기회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
올리버 예게스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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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도 이것저것의 선택지 중에서 딱 하나만 제대로 고르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결정장애를 가진 사람 중 하나라서, 책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했었다. 처음에는 결정장애의 현상이나 원인이나 해결법등을 제시하는 그런 책 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내 생각과 달리 수 많은 선택지 중에서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는 메이비 족인 현세대의 특징들을 담고 있는 '세대보고서' 였다. 그 세대의 특별한 점이나 경향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독일인 작가가 쓴 이야기였지만 나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도 담겨 있었다.

 

결정장애세대는, 위인이나 세계사 맞춤법등 상식이 부족하며 자신이 모르는 것 투성이라는 것도 가감없이 이야기하기도 하고, 분단위 초단위로 시간을 끊어써야할만큼 세상이 빠르게 돌아가 집중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기몸을 지나치게 챙기고 무엇을 먹을지를 까다롭게 따지며, 늘 자기를 완벽하게 전체적으로 최적화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고도 말한다. 고정적은 월급을 원하면서 자영업자의 자유로움을 원하기도 하는 등 양쪽의 성향들을 가지고 있는 세대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여러 특징들이 있지만 가장 공감이 갔던 건, SNS와 스마튼폰에 열광하는 우리의 모습들을 보여주던 챕터였다. 자신의 겉과 속을 드러내고 남의 겉과 속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질투를 하기도 하고, 인터넷 일기장이기도 한 그곳에 실패담이나 정말스러운 일등이 올라오는 경우는 별로 없고, 새로운 포맷의 SNS에 열광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그렇다 싶었다. 그리고 나는 거의 기록의 의미로 SNS를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무의식중에 나를 드러내고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돌이켜 보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또다른 하나는 바로 정치적 무관심에 관한 이야기였다. 노동을 강요당하는 아시아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며 우울해 하기도 하는 등 세상 돌아가는 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독 국내 정치나 정당간 갈등 등 정치 뉴스에 대해서 만큼은 한발짝 멀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나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부당한 사건들에는 관심을 기울이면서 국내의 정치적 상황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 중 하나라 괜히 뜨끔해 지기도 했다. 역시 나도 어쩔 수 없는 이 시대의 메이비족인가 싶기도 했었고...아마 책 속에 적힌 이야기들만으로 한 세대를 규정짓고 모두가 그렇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감하는 부분들은 공감하고 그렇지 못한 부분들은 배제하기도 하며 생각해 보지 못한, 한 세대가 가진 특징들에 대해서 이해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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