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없는 남자들

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너무나 유명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수 많은 일본소설을 읽어왔음에도 이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제대로 다 읽은 건 '상실의 시대' 달랑 한 권 뿐이다. 중간에 읽다 그만 둔 작품들도 있고 이상하게 흥미가 잘 일지 않아 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래도 책이 나왔다 하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물론이고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하루키라는 작가와 글의 매력을 찾아보고 느끼고 싶었다. 마음에 드는 재미있는 책 한 권만 읽게되면 분명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어질게 분명하니까, 하루키에 대한 물꼬를 터줄 책으로 요즘 가장 핫 한 <여자 없는 남자들>을 읽게 되었다.

<여자 없는 남자들>은 [드라이브 마이카], [예스터데이], [독립기관], [세에라자드], [기노], [사랑하는 잠자], [여자 없는 남자들] 7편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는 단편집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두 남자가 화자인 이야기로, 과거든 현재이든 자신과 함께했던 여자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었던 주변의 이야기가 되었든 담겨 있었다. 그래서 읽다보면 남자와 여자의 다양한 관계들에 대해서, 만남과 어그러짐들에 대해서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여러 단편들 중에서 [세에라자드]는 뒷 이야기를 가장 궁금하게 만들었고, [사랑하는 잠자] 는 처음부터 독특한 설정으로 참 인상적이었다.

매 작품이 분명 현실에서의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무언가 붕 떠있는 듯한 이상세계에 있는 듯한 기묘함이나 신비스러운 분위기들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게 등장하는 인물들의 행동이나 대사에서 오는 것 이기도 하고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오는 것이기도 한데, 그런 오묘함이 인물이나 이야기에 오히려 궁긍증을 유발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쉽게 읽혀지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부분들도 있고 그로인해 작가가 의도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잘 이해하지는 못한 부분들도 있어서 참 아쉬웠다. 조금 더 깊게 이해하고 느끼며 읽었더라면 더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리고 매 단편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역시 단편이다 보니 궁금해질만한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는 게 또 다른 아쉬움 중 하나. 이제 더 흥미가 생기고 재미있어질 것 같은데 여운을 주면서 끝나버리는 이야기들이 한 없이 야속해 지기도 했다. 이번 책이 썩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렴풋이나마 하루키 작품들에 대한 흥미는 생기게 됐으니 처음의 의도는 성공한 셈인걸까??언제쯤 나를 확 사로잡는 그의 작품들을 만나게 될지, 언젠가 나도 하루키의 매력에 퐁당 빠져보고 싶다.

*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