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불량일기 - 고군분투 사고 치며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에서 살아남기
에릭 케스터 지음, 차백만 옮김 / 미래의창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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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하버드에 입학했다, 졸업했다는 말만 들으면 그들이 그렇게 대단해 보일 수가 없다. 명문대 중에서도 명문대로 꼽히는 하버드에서 공부를 한다는 건 그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유능한지를 알려주는 하나의 척도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완벽만 할 것 같은 하버드생과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불량일기'라는게 호기심을 끌었다. 도서관에서 공부만 할 것 같은 선입견을 타파해보자는 생각과 그 이면에 진짜가 살아있는 제대로 된 하버드 대학생활에 대해서 알고 싶은 마음으로 <하버드 불량일기>를 펼쳐들었다.


이 불량일기의 주인공은 바로 2008년에 하버드를 졸업한 에릭 케스터. 책 날개에서도 언급하지만 자신이 이 책을 낸 건 한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고 주요 목적은 독자를 웃기는 것이라고 아주 자랑스럽게 밝히고 있다. 그가 하버드에 입학하고서의 1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입학식 부터 아주 빵 터지는 사건을 들려준다. 샤워 후 팬티만 입고 밖에 놓아둔 상자를 잽싸게 가져오려고 했는데, 여느 호텔에서의 에피소드 처럼 문이 철커덕 잠겨 버리고 만다. 첫날 부터 창피함을 무릅쓰고 기숙사감실을 향해 팬티만 입고 신입생들로 붐비는 하버드 광장을 질주하는신고식을 아주 제대로 치루고 만다. 게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이상형의 여자까지 보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하루를 보낸 셈이었다.


이어서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미적분 시험때문에 컨닝 계획을 짜기도 하고, 다른 학생에게 노숙자로 오해를 받아 체포되기도 하고, 하버드 3대 기행 중 하나인 존 하버드 동상에 오줌 누기를 시도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하버드에서 일어나는 파티나 시험 생활들, 사람들 이야기, 시위가 잦다는 것이나 노숙자가 많이 들어온다는 것 등 알지 못했던 소소한 이야기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가끔씩 빵빵 터지는 실소 어린 이야기들도 많았고,수강안내서에 적힌 문장과 단어들이 너무 과시욕이 느껴진다는 것 등 학교에 대한 비판도 서슴없이 이야기 한다. 게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그리고 이런 평범하지 않은 웃픈 사건들 뿐만 아니라 인상적이 었던 건 그가 이 수 많은 수재들이 모인 이 하버드에서 자신에 대한 확신대신 부족함을 더 많이 느끼게 되고 자신의 존재가치에 의문을 갖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드러난다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니 뛰어난 학생들만 있는 이 곳에서 누군가는 낮은 점수를 받고 꼴찌를 할 테고 자신보다 뛰어난 그들의 모습에 주눅이 들기도 할 것이다. 화려한 간판만 봤지 그들의 압박이나 스트레스까지는 제대로 알거나 느끼게 된 적이 없었는데 하버드생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엿보게 된 것 같다. 어찌보면 하버드라는 아주 큰 이름이 존재할 뿐 그들의 실상은 여느 대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과 사건들로 에릭의 추억들을 공유하면서 하버드라는 곳이 조금은 더 친근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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