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살림)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을 다룬 드라마도 영화도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사랑이야기만을 다룬 로맨스 소설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이야기가 있고 양념이 가미된 것 처럼 사랑이야기가 담겨있는 소설을 더 좋아한달까. 참 아이러니한 취향이지만 지금까지 읽어 본 로맨스 소설을 떠올려 봐도 손에 꼽을 만큼 적은 것 같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재미있다고 들었던, 인터넷 서점에서도 베스트셀러 자리를 잡고 있던 소설이 있었다. 바로 <미 비포 유>. 책을 보고 눈물을 흘린 사람도 많이 있었다니, 괜히 오랜만에 감동적인 이야기 한편을 듣게 되나 기대도 되고 이 참에 로맨스 소설에 흥미를 가질 수 있을까 궁금해 하며 책을 펼쳤다.

 

작은 도시의 카페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던 루이자 클라크, 내일 가게 문을 닫는다는 말 한마디로 나름 만족하던 일자리를 잃고 만다. 그 후 직업센터의 소개로 사지마비환자인 윌 트레이너를 6개월간 돌보는 일을 맡게 된다. 그의 어머니가 원한 건 간병인 보다도 그에게 말벗이 되어 주고 활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었고 루이자는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월의 태도는 차갑기만 하다. 처음엔 말도 잘 섞지 않고 자신을 탐탁지 않아 하던 윌이었지만 점점 대화를 하게 되고,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던 그와 밖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면서 점점 두 사람은 가까워진다. 그렇게 매일 좋은 날만 이어질 것 같았던 루이자는 윌에 대한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된다.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 져 가는 두 사람의 대화들은 보고 있으면 흐뭇해 지기도 했었고, 그저 영화를 함께 보고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고 가끔은 외출을 하는 평범한 일상들이, 그리고 그 속에 윌이 행복해 지기를 바라는 루이자의 애정어린 마음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시간들속에서 살아가는데 더 힘을 얻은건 오히려 루이자였다. 윌은 작은 생활반경이 전부이고 누군가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해보지도 않으려고 하는 루이자를 안타깝게 여겼고 익숙하지 않은것에 도전해 보라고 그녀를 부추겼다. 그렇게 그는 루이자를 꿈꾸게 만들었고 조금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기를 바랬다.

 

그렇게 서로에게 알게 모르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았던 두 사람. 그래서 나는 두 사람이 더 행복해 지기를 바랐다. 윌의 삶에 대한 애정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루이자의 마음을 알았다면 그저 먼저 한 선택 대신 그녀를 따라줬으면 하는 마음. 하지만 전적으로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은 윌 자신에게 있는 것.그래도 그 6개월동안 그들은 사랑을 했고 당연히 무언가가 변할 것이라 믿었고 그러기를 바랬는데,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소설속의 그를 많이 원망 했었던 것 같다. 내가 루이자가 된 것 마냥 조금 더 힘을 내 줄 순 없었느냐고 그러지 말라고 따지고 싶을 만큼 말이다.

 

뭔가 낭만적인 사랑이야기 보다 마지막에는 가슴이 먹먹해 지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사랑이야기 그리고 가볍게 넘길 수 만은 없는 질문을 더 던져주는 책이었던 것 같다. 만약 내가 윌, 루이자, 그의 가족들 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처음에 책 앞에 쓰여있는 문구만 보고, 또 줄거리만 훑어보고 어느 시한부 환자와 간병인의 사랑이야기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그냥 보통의 상상이 가능한 그렇고 그런이야기들~그런데 윌과 루이자의 이야기는 그런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이야기였다. 나한텐 심하게 슬프거나 재미있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번 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책을 읽는내내 책 속 장면들이 눈앞에서 필름처럼 펼쳐져 곧 만날 수 있다는 영화가 더 기다려 지는 <미 비포 유>. 

 

- "인생은 한 번 밖에 못 사는 거요. 한 번의 삶을 최대한 충만하게 보내는 건 사람으로서 당연한 도리요."

                                                                                    - p277

 

- 새로운 세상에서 당신은 약간 편치 않은 느낌을 갖게 될지도 몰라요. 사람이 안전지대에서

갑자기 튕겨져 나오면 늘 기분이 이상해지거든요. 하지만 약간은 들뜨고 기뻐하길 바랍니다.

그때 스쿠버 다이빙을 하고 돌아왔을 때 당신의 얼굴이 내게 모든 걸 말해주었어요.

당신 안에는 굶주림이 있어요. 두려움을 모르는 갈망이. 대부분 의 사람들이 그렇 듯, 당신도 그저 묻어두고 살았을 뿐이지요.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리거나 고래들하고 수영하라는 얘기는 아니예요. 그게  아니라 대담무쌍하게 살아가라는 말이예요. 스스로 밀어붙이면서, 안주하지 말아요. ...여전히 가능성이 잇다는 걸 알고 사는 건, 얼마나 호사스러운 일인지 모릅니다.

그 가능성들을 당신에게 준 사람이 나라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일말의 고통을 던 느낌이예요.

                                                                                                  - p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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