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번리의 앤 - 빨간 머리 앤 두번째 이야기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9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정지현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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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 시리즈로 첫번째 앤의 이야기 <빨간머리 앤>을 만났었다. 앤의 이야기를 책으로는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다, 인디고 특유의 예쁜 일러스트가 더해져 보는 책을 보는 재미가 한층 더해졌었다. 그리고 한편으론 여운을 남기는 듯한 이야기로 끝을 맺어 뒷 이야기가 이어지는 걸까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앤의 두번째 이야기 <에이번리의 앤>을 읽어 볼 수 있게 되었다. 마차를 타고 매슈 아저씨를 따라가던 조그만 소녀 앤의 모습이 선명한데, 그때와 달리 표지에서 부터 숙녀의 모습을 물씬 풍기는 앤의 모습처럼 또 어떤 색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기대가 됐다.

 

책에서는 이제는 어엿한 학교의 선생님이 된 앤의 모습이 그려졌다. 첫 날 아이들을 만나기 전 인삿말을 고쳐쓰고 외우는 수고를 했지만 긴장 탓에 결국 한마디도 내 뱉지 못하고 수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절대 아이들을 때리지 않겠다는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감싸안기 위해 노력하던 앤은 정말 좋은 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마을 개선회를 만들어 에이번리의 곳곳을 아름답게 바꾸려고 다이애나를 비롯해 친구들과 고군분투하는 모습들, 함께 살게 된 쌍둥이들과 가르치는 학생들,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되는 인물들과의 만남과 사연들까지 더해져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앤은 앤이었다. 더 키가 크고 나이를 먹고 성숙해졌지만 여전히 공상하기 좋아하고, 낭만적인 것들을 사랑하고,아름다운 풍경들을 보며 감탄하기 바쁘고, 가끔은 예기치 않게 사고를 치기도 하며 여전히 분홍빛 소녀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렇게 변하지 않은 모습이 나는 더 반가웠다. 어른에 가까워져 간다고 해서 앤을 사랑스럽게 만들어 주는 그런 모습을 찾아 볼 수 없게 됐다면, 더 이상 내가 알던 앤이 아닌 것 같아서 조금은 실망 했을것 같다. 앤 특유의 천진난만한 그 모습 그대로가 좋다.

 

이제 또 새로운 세계로 한발 내 딛으려는 앤, 그리고 친구였던 길버트를 조금은 다르게 보게 된 앤의 마지막 모습들이 눈에 밟힌다. 이후에 또 어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재미있는 사건들이 벌어지게 될 지, 그때가 되면 얼마나 몸과 마음이 한 껏 자라있는 앤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지 벌써 부터 기대가 된다. 그때 또 예쁜 일러스트가 있는 인디고 시리즈로 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 "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을 하고 싶어. 물론 학문적 업적을 남기는 일이 고귀한 꿈이라고 생각하지만, 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걸 알려주기보다는 나로 인해서 사람들이 더 즐거워졌으면 좋겠어.  만약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자그만 즐거움이나 행복한 생각들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  -p94~    

 

- "난 니가 대학에 갔으면 좋겠구나, 앤. 하지만 못 간다고 해도 속상해 하지는 마라.

 어디에 있든 우리는 우리의 삶을 만들어가니까. 대학은 그걸 좀 더 쉽게 해줄 뿐이지.

무엇을 얻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집어넣는지에 따라서 넒어지기도 하고 좁아지기도 하지.

인생의 풍요로움과 가득함에 온 마음을 여는 법만 배운다면 인생은 풍요롭고 가득해.

 여기에서도.....그 어디에서도."                -p224

 

 - "가장 즐거운 날은 굉장하거나 근사하거나 신나는 일이 생기는 날이 아니라 목걸이를 만들 듯이 소박하고 작은 즐거움들이 하나하나 조용히 이어지는 날이라고 생각해요.      -p277

 

- " 변화란 꼭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일이지. 이 년이라는 세월은 변하지 않고 있기엔 너무 긴 시간이야. 변하지 않고 머물러 있으면 무엇이든 이끼가 뒤덮이게 마련이지."  

-p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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