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
모리 히로시 지음, 홍성민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책 소개에서 먼저 본 아마존 저팬 독자 서평들~책의 앞 부분에 이 책에 보내는 찬사라는 부분 짤막한 서평들이 2,3장 정도로 실려있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읽고 감동을 받았나 보다 싶었다. '섬세하고, 깨끗하고, 진한 여운이 남는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감동으로 가슴이 떨렸다', '스토리에 매료되었다'등 많은 서평들과 특히나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인생의 항로가 바뀔지도 모른다. 주의를 요하는 소설' 이라는 카피문구에 기대감은 한 껏 부풀어만 갔다.

 

<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는 4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장은 화자인 하시바의 간략한 어린시절의 이야기부터 대학교에 들어간 후, 4학년이 되어 졸업논문을 쓸 때가 되어 기시마 선생을 만나게 되는 부분이 담겨있다. 2,3장에는 대학원생이 되고 나서 본격적으로 기시마 선생에게 지도를 받고 연구를 하며 영향을 받은 부분들이, 4장에는 박사과정에 들어가고 결혼을 하고 점점 나이가 들어가며 살아가는 이후의 일들이 담겨 있다. 어떻게 대학원에 들어가고 연구를 하고 논문을 준비하고 발표하고 하는지등 대학원생들이 일상이 잔잔하고 담담하고 세세하게 실려있었다. 아마 공학박사라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작가 자신의 경험들이 고스란히 잘 녹아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극히 이과적인 분야의 이야기에 어려운 연구과제에 관한 이야기들에 사실 난 그리 크게 공감하지는 못했지만, 책 속에서 느껴지는 학문에 대한 그 순수한 열정만은 정말이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서로 대화를 나누고 연구를 대하는 하시비와 기시마 선생의 태도에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니라 진짜 좋아서 무언가를 한다는게 느껴졌고, 두 사람에게는 그 생활들이 참 즐거워보였다. 심지어 히시바의 결혼식에서 까지 오랜시간 이론들을 읊어댄 못말리는 기시마 선생의 모습들까지~~나는 이렇게 한 분야에 대해서 열심히 파고 들고 알고 싶었던 적이 있었던가 싶어 괜히 부끄러워지는 순간들이었다.

 

성실하고, 시간에 엄격하고, 어떤 일이든 완벽하게 해 낸다는 주의의 평을 받는 게다가 능력 또한 뛰어난 기시마 선생을 히바키가 많이 따르고 영향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기시마 선생 그 존재 자체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는 느낌을 받진 못해서 왜 제목이 <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가 된 건지 좀 의아하다. 두 사람이 이야기의 중심인 건 맞지만 이건 그저 히바키의 학문성장과 자아성장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시마 선생이야기를 강조하고 싶었거나 아마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놓친 부분들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어떤 커다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런 기대에는 못 미쳐 여러모로 나한테는 아쉬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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