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시오리코 씨와 기묘한 손님들 ㅣ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1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2월

표지부터 제목까지도 참 예쁘다고 생각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표지 속 그림처럼 예쁜 주인이 햇살을 받으며 책을 읽고 있고, 책이 그득 쌓여 있는 비블리아 고서당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고서점을 어디에서라도 발견하게 된다면 무조건 들어가 보고 싶어 지지 않을까 싶다. 괜히 발길 가는 데로 걷다가 어느 한적한 골목끝에서 그런 고서점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상상력을 부풀려 본다. 읽기 전 부터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드는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흘러갈 것 같은 고서점이 배경인데다 재미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한 껏 기대를 하고 책을 펼쳤다.

오랫동안 책장을 넘기며 글자를 따라 읽다보면 왠지 마음이 불안해져 책을 읽고 싶어도 읽을 수가 없는 고우라 다이스케.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고우라가 어렸을 때 일어난 그 원인이 되었을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하며 자신의 책은 마음대로 하라고 말한다. 할머니의 장례식을 치루고 1년 남짓 지난 어느 무더운 날, 책을 정리하던 어머니는 나츠메 소세키의 전집 중 [그 후] 라는 책에서 나츠메 소세키의 사인일지도 모르는 사인을 발견하게 된다. 혹시 진짜일지도 모를 책의 감정을 위해 고우라는 어렴풋이 기억속에 남아있던 비블리아 고서당으로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고서당의 주인인 시노카 시오리코와 만나게 된다.

고우라는 시오리코로 인해 [그 후]에 담겨 있는 진짜 이야기를 알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고우라는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일을 하게 된다. 이 후 책과 관련된 여러가지 미스테리한 사건들을 시오리코와 함께 풀어나간다. 일상의 에피소드들에 책과 관련된 추리적 요소들이 들어 있어서 이 책에 숨겨져 있는 진짜 이야기는 무엇일까, 사건은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등 읽어나갈 수록 궁금증을 유발하고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때로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조금은 마음 아픈 이야기가, 그리고 생각지 못한 반전을 안겨주기도 했다. 사람과 사람, 그리고 그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는 책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참 잘 풀어낸 책이라고 생각한다.

소제목들도 주가 되는 책의 제목인데다, 책을 매개로 한 이야기라 그런지 자연스레 그 책들에도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유명한 작가이지만 아직 한번 도 읽어본 적 없는 나쓰메 소세키의 책도 궁금해 졌고 다른 책들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았다. 드라마로 만들어 졌다고 해서 두편 정도를 보게 되었는데, 사실 내가 생각했던 등장인물들과의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고 다른 부분들도 조금 있었지만 책 순서대로 내용은 나름 충실했다고 생각된다. 내용을 다 알고 있어서 살짝 재미가 반감되기는 했지만~~비블리아 고서당은 2권과 3권이 더 있는 연작이라고 알고 있는데 다음 책들도 꼭 읽어보고 싶다. 평소에는 수줍은 많은 아가씨지만 책과 관련된 것이라면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며 멋진 추리를 해 내는 시오리코씨와 고우라의 활약상들과 더불어 더 멋진 책들과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