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은 눈꽃처럼 핀다
추산산 지음, 허유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고민도 없고 딱히 꿈도 비전도 없는데다 아빠가 취직시켜준 회사에서 그저 자리를 지킬 뿐인 22살의 평범한 여자 위홍. 별다른 일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녀는 자주 찾던 낙타가시의 블로그에서 티베트의 사진들을 보고 이야기를 들으며, 낙타가시가 있는 티베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위홍은 인터넷에서 여행을 함께 할 이들을 찾게 되고, 우연히도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텐란언니와 19살 소녀 백일홍을 만나 함께 티베트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티베트로 향하는 길 위에서 사진 찍기를 즐기는 상하이 남자 깜보, 티베트 국경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군인 바이산, 티베트 군복무를 했던 퇴역군인 라오황까지 동행이 되어 함께하게 된다.

 

낙타가시와 티베트를 만나고 싶었던 위홍과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하기위해 티베트에서 군인으로 근무하는 약혼자를 만나러 가는 텐란등 모든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티베트로 향한다. 그 속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함께 돌아다니며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사랑도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자주 연락도 못하고 보지 못하는 연인을 만나러 가는 여행이 조금은 불안하면서도 얼마나 설레일지, 여행길에서 만난 이가 점점 마음에 들어오는 것이 얼마나 가슴두근 대는 일일지, 길 위에서 마음에 맞는 이들과 만나 함께 여행하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일지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나도 덩달아 마음졸이고 두근대고 피식 웃기도 하며 그들의 여행과 사랑을 응원했다.

 

티베트를 여행하는 과정들을 담은 여행기이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로맨스 소설인 <내 사랑은 눈꽃처럼 핀다>는 이번 여행을 위해 만든 위홍의 닉네임인 홍경천과 텐란의 닉네님인 푸른하늘의 두 시점이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위홍은 활발하고 솔직하며 자신이 하고싶은 말은 다 하는 딱 요즘 여자라 그 나름대로의 이야기가 재미있고, 텐란은 뛰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으면서 섬세하고 배려심이 깊은데다 연인에 대한 순애보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줘서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었다. 너무나 다른 것 같은 두 사람이지만 사랑에 들뜨고 초조해 지기도 하고 사랑앞에서는 매우 용감해 지기도 하는 심리나 감정, 모습들을 잘 들여야 볼 수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아무래도 티베트에 관련된 지명이나 얘기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티베트에 대한 환상과 함께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마구 불러일으켰다. 푸른 하늘이 높이 떠 있고 왠지 신비로운 느낌들이 물쓴 풍길 것 같은 티베트에서는 불편한 고산반응이 나타나도 아름다운 풍경들과 멋진 만남과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면 너무나 좋을 것 같다. 포탈라궁, 조캉사원, 바쿼제등 그들의 발길이 닿았던 곳 그리고 한번쯤은 언급됐던 곳들로 티베트를 마음 껏 느낄 수 있는 여행을 꼭 떠나고 싶다.

 

지금까지 몇 번 중국소설들을 읽어보긴 했지만, 항상 과거의 역사 속 큰 사건들이 배경인 소설이거나 소재나 주제가 어려운 느낌의 책들 뿐이라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중국소설을 많이 보고 싶긴 했지만 손이 잘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번에 <내 사랑은 눈꽃처럼 핀다>도 재미가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그런 걱정을 말끔히 씻을 수 있었다. 그냥 일반적인 소재, 현재를 배경으로 한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책이라 많이 읽는 한국, 일본소설들 못지 않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런 내용의 소설들이라면 앞으로 중국소설과 더 많이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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