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사랑이다 1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표지에 쓰여있던 '제자를 사랑하고 죽음을 택한 어느 프랑스 여교사의 숨막히는 사랑의 실화' 라는 문구가 눈에 확 띄었다. 교사와 제자의 사랑이라..게다가 프랑스에서 있었던 실화라니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참 궁금했었다. 책의 주인공은 17세 소년 제라르 였다.신학기가 시작되던 날 철학교사인 다니엘이 제라르의 학교로 오게 되고, 그녀는 열띤 강의와 진지한 수업분위기로 교내 학생들의 관심과 존경을 받게 된다. 학생들은 그녀의 아파트에서 카페에서 함께 이야기 하는 걸 즐겼고, 제라르도 그 중 하나였다.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다니엘에게 사랑을 느낀 제라르는 마침내 고백을 하게 되고 운명처럼 제라르와 다니엘의 사랑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사랑은 처연하게 너무 아팠다. 열렬히 사랑하는 동안이든 헤어짐으로 인한것이든 간에 사랑에는 늘 어떤 형태로든 아픔이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그들의 사랑은 그 존재조차 부정되어야 했다. 17살의 미성년자인 제라르와 두 아이를 키우는 이혼녀이자 15살이 더 많은 교사의 사랑은 그 사회에서 도저히 용납되어 질 수 없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분노로 제라르는 요양소며 할아버지 집이며 여러곳으로 보내지게 되지만, 숱하게 도망치고 어른들의 눈을 피해 다니엘을 만나며 더욱더 서로의 사랑을 원할 뿐이었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했다는 이유로 여러가지 일들을 겪게 되지만 결코 자신들의 사랑을 멈추지 않았다.


이혼녀와 미성년자의 사랑도 용납되어 지기 어려운데 거기에 교사와 제자라는 관계가 개입되면서 더 큰 세상의 반대를 겪어야만 했던 제라르와 다니엘의 사랑. 내가 만약 제라르의 아버지였더라도,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중의 한 사람이었다고 해도 그들의 사랑을 흔쾌히 허락할 수는 없었을 것 같다. 도덕적 관념에서, 보통의 사람의 눈으로 본다면 아마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아무리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때 그들이 처해있는 상황이 그들의 사랑을 더 비극적으로 몰고갔던 거 같다. 다니엘이 교사가 아니었다면 제라르가 미성년이 아닌 성인이었다면 ,이혼녀에 15살 차이가 난다하더라도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 같으니까..


사랑에는 국경도 나이도 없다고 하지만 도덕적 관념으로 볼 때 교사와 제자처럼 이루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되는 관계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이런 생각들을 하는 걸 보면 그들의 사랑을 존중하고 싶기도 하지만 동시에 편견이라는 것에도 사로잡혀 잇는 이중적인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봤던 것 같다. 그래도 책을 보고 있을 때 만큼은 그들을 응원해 주고 싶어지기도 했다. 정말 손가락질 받아야만 했던 그들의 사랑은 과연 순수하고 아름답지 못했던 걸까, 서로의 앞에서 그저 사랑하는 한 남자와 한 여자로 서있고 싶었을 뿐인데, 그렇게 심하게 도덕적 관념과 법의 테두리 안에 얽매어 두어야 했을까등 여러가지를 생각해 보게 된 거 같다. 조금 더 현명하게 대처하고 기다렸다면 조금 더 아름다운 결말을 맞지 않았을지, 그들의 사랑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 당시의 젊은이들은 프랑스 정부와, 더 나아가서는 자본주의 국가의 사회제도와 조직 그 자체에 대한 부정을 선언하며 혁명에 가담했다고 한다. 기성질서와 도덕을 향한 신랄한 비판과 공격이 제기되었고, 법률이나 사회규범에 빼앗긴 인간의 본질적인 자유를 되찾고자하는 거대한 바람이 일었다. 이 혁명의 바람이 성공적으로 이어졌다면 당시 제라르와 다니엘의 사랑이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은 축복받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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