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손하's 소소한 도쿄

윤손하's 소소한 도쿄 - ソナ‘s　細-しい東京
윤손하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0년 9월

오래 전  윤손하라는 배우가 일본에 진출했다는 것도 잘 모르던 그때, 우연히 일본드라마에 나오는 그녀를 보았을 때 참  놀랍기도 하고 했었고 한편으론  반갑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시간이 지나 아직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열심히 활동 하고 있다는 것도, 거리를 걸으면 반갑게 알아봐 주는 일본인들이 있다는 것도, 그녀가 직접 꾸몄다는 하얀색의 가구들로 넘쳐나는  화사하고 예쁜 집이 도쿄 에비스에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tv에서 종종 보고 듣고 했던 그녀의 도쿄에서의 일상 이야기들을 이제 책으로  만날 수 있겠구나 싶어서 기대가 됐다.      

도쿄생활 10년차 답게 책 속에서도쿄의 작은 유럽이라 불리는 에비스부터 나카메구로, 지유가오카, 다이칸야마, 산겐자야, 시모기타자와등 도쿄의 여러 지역들 속에 가볼만한 곳들을 소개해 주고 있었다. 고소한 빵 냄새가 가득할 것 같은 빵집, 맛있는 음식들을 파는 예쁜 식당들, 여러가지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 잡화점,  거닐고 싶어지는 공원, 시끌벅쩍해 보이는 시장과 덤으로 얼마전에 새로 이사했다는 새집까지 구경해 볼 수 있었다. 소개해 주는 곳들이 어찌나 예쁘고 하나같이 가보고 싶던지 내가 그곳에 있는 것처럼, 진짜 여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내내 즐거웠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살면서 방송을 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과 함께 우리나라와는 다른 일본의 문화들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내가 놀랐던 것은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에는 손을 대면 안된다’라는 가르침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받아온 일본인은 친구집에 놀러가서 허락없이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마시는 행위, 내 맘대로 물을 콸콸 틀어 쓰거나 핸드폰 충천등의 이유로 전기를 쓰는 것조차도 조심스러워 한다는 것이였다. 친한 친구사이라면 집에 놀러가서 거리낌 없이 행동할 수 있는 것들이 일본에서는 조심해야 될 행동들이니 될 수도 있다니..나중에 일본 친구를 사귀게 된다면 지켜야 할 예의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예쁜 사진들과 함께 실려있는 글이 생각보다 짧은 거 같아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부담없이 가볍게 읽기에는 정말 좋은 책이다. 요즘 같이 날씨가 좋은 날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어지는 마음에 ’도쿄로 오세요’하고 열심히 기분좋은 바람을 살랑살랑 불어 넣어준다. 그 살랑대는 바람에 나도 넋 놓고 구경하다보니, 당장이라도 청명한 푸른 하늘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가을의 도쿄로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오랜시간 도쿄 거주자이면서 또한 나와 같이 설레는 여행자이기도 한 윤손하씨의 소박한 도쿄 가이드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윤손하’s 소소한 도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