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니
펄 벅 지음, 이지오 옮김 / 길산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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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에 눈길이 갔던 건 역시 표지속의 청초하게, 고전적으로 아름다워 보이는 여인의 모습 때문이었다. 중국의 전통옷을 입고 어둠을 밝히는 등불하나를 들고 생각에 빠진 듯 눈을 내리깐 그 모습에서 풍겨져 나오는 은은한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두번째는 펄벅이라는 작가에 대한 기대. 작가의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서태후 대지등으로 이름을 익히 들어왔고, 노벨상 플리쳐상을 탄 유명한 작가라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냈을지 정말 궁금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책 제목이기도 한  '피오니'다.  피오니는 중국에 이주해 온 유대인 인 에즈라 집안에서 하녀로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아름다웠고, 집안의 중요한 행사들에 대해 일을 꼼꼼하게 하게 해 내곤 했다. 집안에는 외아들인 데이빗이 있었는데, 피오니는 그를 몰래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녀의 신분으로 그와 함께 할 수 없었기에,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그가 쿠에일란과 결혼하는 것을 돕고 그의 아이들을 돌보는 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데이빗의 곁에서 삶을 함께 한다. 나중에서야 데이빗도 자신이 피오니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둘은 어긋나기만 하고 자신 때문에 곤경에 처하게 된 데이빗의 집안을 위해 수도원으로 들어가 비구니가 된다.        

 

피오니의 삶은 데이빗에게 맞춰져 있었고, 그런 자신의 마음을 접지 못하고 평생 그만 바라보았지만 신분이라는 벽을 넘지 못해 결국 여자로서의 행복을 찾지는 못했다. 그녀의 사랑은 그저 슬프게, 아프게, 해피엔딩으로는 끝맺어지지 못했다. 안타깝기만 했던 그녀의 이야기... 하지만 데이빗을 향한 한결같은 마음은 참 아름다웠다. 초반에는 책에는 피오니의 이야기 보다는 유대인의 전통이나 종교적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조금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는데, 뒤로 갈 수록 피오니의 이야기에 초점이 더 맞춰지면서 이야기 전개에 더 흥미를 가질 수 있었다.    

 

역사적으로 다양한 시기에 유대인들이 중국에 이주해 왔고, 소설의 배경인 카이펑시는 유대인 이주자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어느 정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인물들을 가공해 낸 인물들이지만 그 시절에 충분이 있을 법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이라든지, 유대인들의 전통적 종교와 신에 대한 일들, 두고 온 유대인의 땅에 돌아갈 것이라고 굳게 믿는 에즈라부인과 그저 중국에서 살아가길 원하는 에즈라와 데이빗의 다른 이상등이 교차되는 것처럼 그 시기의 유대인들이 갖을 법한 혼돈들이나 자신들의 자아에 대한 생각들이라든지..

 

중국에 유대인들이 건너와 살면서 정말로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또 중국인의 삶속에 녹아있던 유대인들의 이야기를 책속에서,책 뒤에 실려있던 여러 페이지들에서 만나 새로운 것 하나를 더 알아가게 해준 <피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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