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여행..

지구별 사진관
최창수 사진.글 / 북하우스 / 2007년 10월

예쁜하늘과 옅은 무지개..큰 별속 지구별 사진관이라는 제목까지..역시 책에 대한 첫 느낌은 표지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평화로워 보이고 호기심을 자아내고 얼른 펼쳐보고 싶어 지는 듯한 느낌을 나는 지구별 사진관에서 느꼈다. 책 속 내용도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여느 여행책에서 볼 수 없는 사진들이 그득했다. 여행을 하면 평소 가보고 싶던 곳이나 유명한 장소를 찾아다니고 그곳을 다녀왔다는 증거로 추억을 위해 남기는 사진들을 찍기 마련이다. 또한 여행 속 사진은 나와 여행자들을 빼고는 인물보다는 풍경에 치우쳐 있다. 한두장 정도  다른 사람들을 찍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여행을 갔을 때를 생각해 봐도 사진기속에 많은 인물들이 담겨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구별 사진관에는 정감있는 사람들 사진이 가득하고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사진 거의 나와 있지 않았다. 이것이 지구별 사진관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에는 사진과 함께 작가가 사진을 찍기 위해 겪은 이야기들이 함께 실려있다. 키스로 인사를 나누는 바나족 여인들,  목발을 짚고 축구를 하는 소년이 찍힌 사진..유난히 아이들 사진도 참 많았다. 순수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가장 인상깊었던 사진은 인도 홀리 축제의 사진이었다. 아이들과 거리는 물감세례로 파랗게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기분좋게 웃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정말 한번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과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재미난 축제가 하나쯤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물론 뒷처리가 너무너무 힘들어 지겠지만.. 

나는 항상 파리나,영국,일본등  조금은 더 선진화된 곳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평소에 많이 했다. 반면에 작가가 여행한  곳인 인도나 파키스탄 이란 등지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 조금 더 편한 여행, 시설이 좋은 곳만을 찾아다니고 싶은 생각이 지배적이라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는 조금은 가난하고 시설이 불편하더라도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이 많고, 볼거리가 많은 좋은 곳들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를 타고..체게바라처럼 오토바이를 타고.. 어느 누구도 잘 알지  못하는 낯선곳에 가서 사람들과 마주앉아 바디랭귀지로 이야기도 나눠보고, 그들의 생활도 엿보고 배운다면 정말 뜻깊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다음에 여행을 할 기회가 온다면 나도 풍경보다는 인물들을 담아오고 싶다. 나중에 그곳을 떠올렸을 때 '이곳이 참 멋졌지'라는 생각보다는 '이곳에 사는 누군가는 참 친절했지'하며 사람을 떠올릴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경치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만들어 오는 가슴 따뜻한 여행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언젠가 내 마음속에도 예쁜 사진들이 그득한 지구별 사진관 하나가 들어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