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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하지 못한 말 - 최영미 산문집
최영미 지음 / 해냄 / 2020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무도 하지 못한 말은 최영미 시인이 페이스북에 일기쓰듯 올렸던 글들을 하나의 에세이로 묶어 만들어낸 책이다.
시인으로서의 삶과 여자로서의 삶에 대해 평범하게 써내려 갔던 이야기들이다.
베스트셀러 시인이 근로장려금을 신청하라는 안내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매일 sns에서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써내려 갔던 이야기들로 최영미 시인의 일상을 엿볼수 있었다.
밥벌이로 시를 쓰는 날보다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강의를 하는 날이 많은 적도 있었고, 공들여 썼던 소설이 생각만큼 주목을 받지 못해 아쉬워하는 저자의 모습에 글을 쓰는것이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기도 했다.
이 책을 하반부 정도에 접어들때 왜 제목을 아무도 하지 못한 말이라고 선택을 했는지 알게 되었다.
최영미 시인은 문단에서 본인을 왕따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작가회비를 내기 싫어서, 우편물을 받기싫어서등 한국작가회의에 탈퇴의사도 밝혔다고 한다.
평범한듯 써내려 가는 일기들 속에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저자의 생각이 숨어 있는 듯 했다.
민주화 운동시대 부터 광화문 촛불집회 까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저자이지만 평범하게 써내려가는 일기식의 글과 중간중간 위트있는 글감에 한숨에 글들을 읽어 내려갔다.
ㅆ 받침 일반인은 그렇게 많이 실수해도 되지만 작가는 그러면 안 되지요.
작가이기에 ㅆ ㅅ 오타가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불편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이 글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던 문장이였다.
한여자가 ㅆ을 힘들게 밀고 오는 그림역시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일상글을 올리는 sns속에서도 작가는 오타없이 매끄러운 글을 적어야 하는 걸까? 조금은 느슨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벼운 글속에서 나도 모르게 더 깊숙히 글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와 다른 진영 '틀린'편에도 옳은 사람이 있음을 나는 알게 되었다. 늘 올바른 쪽도 없고, 늘 틀린 쪽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나는 철이 들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 보일 때도 있었다.
저자의 말에 나역시 백프로 공감한다.
옳고 그름을 누가 판단하겠는가?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옳고 그름은 달라질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지하는 사람들이 백프로 옳을수도 상대방이 백프로 나쁠수도 없다.
의미 없는 일에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남편은 지지하는 사람이 확고한 편이라 매번 이야기를 하다보면 끝이 나지도 않고 결국에는 목소리를 높여가며 피곤한 대화를 이어가야할 경우들도 생긴다.
이미출판사!
저자인 최영미 시인은 매스컴을 떠들썩 했던 문단내 미투 사건으로도 이미 뉴스를 통해서 여러번 볼수 있었다.
원고측으로 소송을 당하면서 법정에 까지 서게 된다.
법원은 최영미 시인의 손을 들어 주었다.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시를 쓰고, 소설을 쓰고, 에세이를 쓰면서 본인의 길을 거침없이 걸어가고 있다. 이제는 작가에서 출판사대표로 1인 출판사를 등록했다.
이미출판사! 저자의 시중에 '이미'라는 시의 제목을 사용해 이미출판사 이름이 탄생되었다고 한다.
'이미'라는 시는 [아무도 하지 못한 말]책 속에 소개되어지고 있다.
위로받고 싶을 때만
누군가를 찾아가,
위로하는 척했다.
가벼운 일상을 이야기하는 에세이라고 생각하면서 가볍게 읽어내려 가던 문장들 속에서 순간순간 내 마음을 쿵하고 두드리는 문장들이 나타나 몇번을 다시 읽게 되었다.
위로받고 싶은때만 누군가를 찾아가 위로하는 척 했다. 지금 서평을 쓰고 있으면서 여러번 다시 읽게되는 문장이다.
필요할때만 누군가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필요할 때만 연락을 하게되는 나의 모습에 반성을 하기도 했다.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글들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것 같다.
저자의 하루 일상을 읽을 때면 맞아 나도 저렇게 밥먹고 밥을 먹어도 배가 고프면 컵라면으로 배고픔을 채우기도 했지라고 공감하기도하고, 저자의 중학시설과 대학시설의 성추행에 관한 내용을 읽을때는 나도 모르게 입으로 욕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그래도 봄은 온다
폐허에도 꽂은 핀다
시시하고 소소하나 무언가를 만들어냈던 시대의 일기로 읽히기 바란다.
오랜만에 좋은 에세이책을 읽은 것 같다.
가볍워 보이지만 가볍지 않고,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해 보이지 않는 단숨에 읽을 만큼 저자의 살아온 하루하루의 일상에 공감이 되었고, 울퉁불퉁한 일상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내는 저자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사회적거리두기로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좋은 에세이 책으로 하루를 보내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소득세 신고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먹은 팥빙수 이야기와 같은 일상적은 이야기들과 민주화운동, 촛불집회,미투사건들과 같은 시대의 이야기들, 저자의 시와 소설이야기들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계절에 딱 읽기 좋은 에세이 책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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