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Consumer Trend Insights - Ten Keywords regarding What Consumers Want in 2023, the Year of the Rabbit
김난도 외 지음, 윤혜준 옮김, 미셸 램블린 감수 / 미래의창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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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는 한글판으로는 읽어본 적이 있지만 영문판으로는 사실 용기가 나지 않아서 읽어보지 못했었다. 영어원서나 영어로된 글 앞에서는 괜시리 작아진다. 하지만 가끔 번역서를 볼 때나 혹은 영문판으로도 나오는 잡지 등을 볼 때면, 영어로는 어떤 식으로 이 내용을 표현할까? 궁금할 때가 있긴 했다. 그러던 중 서평단 책으로 TREND KOREA 2023이 있는 것을 보고 용기내여 신청했는데, 운 좋게도 읽어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선물받은 한글판 책도 있어서 필요할 때는 두 권을 함께 놓고 보니 영어의 장벽에 무너지지 않고 즐겁게 읽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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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KOREA 2023에서는 RABBIT JUMP 라는 주제로 다음의 10가지 트렌드를 이야기 한다.

 

Ten Keywords

 

1. 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평균 실종)

2. Arrival of New Office Culture : ‘Office Big Bang’ (오피스 빅뱅)

3. Born Picky, Cherry-sumers (체리슈머)

4. Buddies with a Purpose : ‘Index Relationships’ (인덱스 관계)

5. Irresistible! The ‘New Demand Strategy’(뉴디맨드 전략)

6. Thorough Enjoyment : ‘Digging Momentum’(디깅모멘텀)

7. Jumbly Generation Alpha(알파세대가 온다)

8. 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선제적 대응기술)

9. Magic of Real Spaces(공간력)

10. 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네버랜드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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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평균 실종)



 

소득의 양극화는 정치, 사회 분야로 확산되고 그로 인한 갈등과 분열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 지금 소비 역시 극과 극을 넘나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더욱 양극화를 심화시켰는데, 특히 교육 현장이 그렇다. 비대면 수업이 이루어지면서 중학생의 경우 상위권과 하위권이 동시에 증가했다고 한다. 즉 중간층이 사라지고 상위권 하위권으로 양극화된 것이다.

 

N극화 즉 자신만의 특별한 취향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N명의 소비자, N개의 취향이 존중받기 원하는 시대이다. 따라서 획일화에 더 가까운 평균적인 개념보다는 개인에게 맞춘 단 하나뿐인 제품을 생산하는 서비스도 환영을 받고 있다.

 

단극화 현상이 도드라진다. 즉 강한 자는 더 강해지고 약한 자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단극화 현상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플랫폼 경제인데, 최근 카카오톡 서비스가 데이터센터 화재로 장애를 일으켰을 때 온 나라가 난리였다. 한 사기업의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에 대해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이야기할 정도로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그저 한 사기업이 운영하는 메신저라고만 볼 수 없는 것이다. 국내에서 그 위치는 절대적인 것이다.

 

지금까지는 평균이 우리 삶의 기준이 되었지만 이제는 평균이라는 안전지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양극화, N극화 시대에서 적당한 정도로는 시선을 끌 수 없다. 특히 경쟁자들이 모방할 수 없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승자독식 전략하에서는 더 이상 무난한 정도로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을 수 없다. 각자의 핵심 역량과 타깃을 분명히 하고, 보통을 뛰어 넘는 특별함이 있어야 승자독식의 세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이미 여러 매체에서 들어본 이야기이지만, 평균 실종 챕터를 보면서, 내가 일하는 분야를 떠올리게 되었다. 내가 몸 담고 있던 분야는 참 변동성이 적은 분야이고 정말 승자독식의 전략이 잘 먹혀있으며 매우 폐쇄적인 분야이다. 그러나 최근 10년 동안 스마트폰의 대중화, 유튜브의 발전과 함께 생각지도 못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 업종의 특성상 수 십년 동안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 알음알음, 과거 커리어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광고가 유일했었다. 그러나 우리 업종의 일반적인 룰?을 깨고 다른 상업적인 영역에서 하듯 공격적인 인터넷 광고를 시도한 경우가 있었는데, PC를 켜지 않더라도 손쉽게 핸드폰으로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한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맞물려서 엄청난 광고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기득권 세력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업종임에도 위와 같은 공격적인 광고를 한 사람들은 그들이 신규 진입자들임에도 몇 년 사이 수 십년간 몸집을 키워 승자독식 전략을 펴고 있던 업체만큼 단 번에 성장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단순히 광고만으로 그들이 지금의 지위를 얻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들은 이 분야의 여러 업무 중 최근 점차 수요가 늘어가고 있지만(수요 또한 인터넷, sns 등의 발달로 수요가 늘어나게 된 것임)그 업무를 주된 업무로 일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을 발견하고 그 업무의 전문성을 가진 업체로 자신들의 시장에서의 포지션을 개척한 것이다.

 

n극화 사회에서 대중이 필요로 하는 업무 영역이 아닌 소수가 필요로 하는 업무 영역이지만 향후 그 수요가 증대될 수 있는 업무 영역을 타깃으로 삼아 보통의 방법이 아닌 그 동안 한 번도 행해지지 않은 방식 즉 공격적인 인터넷 광고라는 이 분야에서는 특별한 방식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몇 년만에 엄청난 성과를 내고 이제 그 업무 분야에서는 절대적인 지위마저 가져서 승자독식의 전략을 펴서 자신들을 모델링하여 엄청난 광고를 무기삼아 신규 진입하려는 업체들로부터 자신들의 자리를 잘 지켜내고 있다.

 

사실 그동안 이 엄청난 업체를 바라보면서 우리 업종만의 고리타분한 전통에 젖어 있던 나로서는 이 업체의 성과를 깎아내리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부러워서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는데, 그저 운 좋게 광고를 잘해서 마침 그게 잘 통해서 잘 된 것 같아서 따라하고 싶어도 이제는 그렇게 초기 광고비를 쏟아붓는다고 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따라 할 수도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그 업체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한 채 그저 부럽기만 했기에 우연히 광고가 터져서 성공한 것으로 평가절하한 것 같다.

 

책에 나오는 내용의 주제어만 대충 봤을 때는 다 아는 내용 같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그 업체가 왜 성공할 수 있었는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었고, 나도 우리 업계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 단편적으로 광고를 어떻게 할까? 수준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걸보면 아마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내용들을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2. Arrival of New Office Culture : ‘Office Big Bang’ (오피스 빅뱅)



 

코로나19는 정말 우리 사회를 바꾸어 놓았다. 재택근무라는 건 한국사회에서는 정말 이루기 어려운 일이었을텐데, 코로나가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비대면으로 무엇을 한다는 것 자체에 불신이 가득했었지만 이제는 비대면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굳이 대면으로 해야한다고 하면 성가시게 느끼지기까지 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회사의 발전이 나의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세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만 그렇지 않을 뿐 막상 그런 생각을 가진 세대와 구별되는 직접적인 액션을 취하지도 않는 경우가 많았다면 코로나는 그들이 바뀐 자신들의 생각을 실질적인 행동으로 표현하도록 동력을 제공해 준 것 같다.

 

얼마 전 바이오를 전공하고 제약회사에 다니던 청년이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소위 3D 직업 중 하나인 타일공이 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제는 어떤 조직에 속해 있느냐보다는 나의 성장이 더 중요하고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일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 생각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인재가 떠나가고 조직 문화가 바뀌고 노동 시장의 시스템이 변하는 등 일을 둘러싼 변화가 매우 폭발적이라는 의미에서 이를 오피스 빅뱅이라고 표현한다.

 

정말 그렇다. 요즘 MZ 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은 연령을 무시하고 진짜 나답게 사는 것에 무게를 둔다. 그래서 기존 질서에서 중시되는 것들이 혁신적으로 변화되기도 한다. 파이어족도 이러한 측면에서 등장한 새로운 그룹이다. 연봉이 높은 회사에서 정년까지 다니는 것에 더 이상 만족하지 않는다. 그 회사에 다니는 동안 나의 삶의 질도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복지제도는 어떤지, 여가 생활을 할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는지 등이 회사 선택시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워라벨이라는 단어는 예전부터 나왔지만 이것은 일을 당연히 하지만 일만 하지 말고 삶도 좀 돌보자는 의미 정도였다면, 파이어족의 등장은 일을 하지 않고 나의 삶만을 돌보고 싶다는 것으로 한층 더 나아간 지금의 세대를 반영하는 것 같다.

 

사실 나는 예전부터 사회적 성공보다는 나의 삶의 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는 했다. 그렇지만 단순히 그런 생각을 가졌을 뿐 그러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을 이어나가지는 못한 것 같다. 그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그제서야 급하게 선택하기 바빴다. 그래서일까? 돌이켜보면 전반적으로 내가 한 선택들은 내 개인적 커리어보다 가족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나의 기본적인 가치관에 따른 것이기는 하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내 삶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삶을 운영하고자 했더라면 그 많은 선택들이 조금 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내가 지향하는 곳으로 나를 데려다주는 거대한 움직임을 일으켰을텐데 아쉽게도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내가 원하는 삶은 어떤 삶인지 더 구체적으로 깊게 생각해보려고 한다. 나의 삶이 단편적인 조각으로 잘린채 흩어지지 않도록 나의 모든 선택들과 그에 따른 부분적인 삶이 거대한 나의 움직임이 되도록.

 

7. Jumbly Generation Alpha(알파세대가 온다)

 

알파세대는 2010년 이후에 태어난 13세 이하를 말하는 것으로, X-Y-Z를 잇는 알파벳이 없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알파세대라고 이름이 붙게 되었으나, A가 아니라 ‘Alha’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눈여겨 봐야한다. 이것은 Z세대 다음의 세대라는 의미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종족의 탄생을 드러내는 말이라고 한다.

 

알파세대는 디지털 원주민이다. 아직 미성년자인 이들 중 많은 아이들이 10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를 꿈꾸고 실제로 유튜버로 활동하는 아이들도 많다.

 

또 알파세대는 무엇이든 유튜브로 배운다. 특히 한국에서 영어교육은 이전에는 학원 중심이었다면 유튜브를 통해 소위 엄마표 영어교육이 전방위적으로 퍼졌다. 누구나 아이에게 손쉽게 영어컨텐츠를 노출시킬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제법 잘 만들어진 영어 교육 컨텐츠를 유튜브를 통해 얼마든지 얻을 수 있고, 또 어떤 식으로 아이에게 교육해야 하는지 부모를 위한 컨텐츠도 무수히 많다.

 

알파세대는 대면교육보다는 비대면교육이 익숙하다. AI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는 이를 더욱 가속시켜, 방문 학습지보다는 학습컨텐츠가 내장된 태블릿PC로 학습을 하는 것이 더 흔해졌다.

 

그리고 코로나로 증시가 폭락을 했다가 이듬해 사상 최초로 코스피 3000을 넘는 등 주식시장의 업다운이 심함에 따라 주식으로 한순간에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온 국민이 둘 이상 모이면 주식이야기를 하던 때도 있었는데, 그때 자녀에 대한 경제교육도 핫해졌다. 특히 아이가 직접 주식투자를 할 수 있도록 용돈으로 한주 두주 주식을 사서 스스로 투자를 하면서 경제에 관심을 갖도록 교육하는 가정이 유행처럼 늘어났다.

 

또 알파세대의 부모들은 밀레니얼 세대로 높은 자의식을 가진 세대로 자녀 양육에 무관심했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가사 분담과 자녀 양육에 적극적이고 홑벌이보다 맞벌이가 많다. 이런 영향으로 알파세대는 자기중심성이 높다고 한다.

 

그리고 셰어레팅(부모가 자녀의 모든 일상을 SNS에 올리는 것)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요즘 부모들은 아이의 양육 과정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타인과 공유하는데 거리낌이 없는데, 이렇게 올려진 정보들이 오용, 남용될 우려가 존재한다고 한다. 알파세대에게도 잊힐 권리는 중요한데, 부모가 올린 많은 자신들의 자료로 인해 그 권리가 침해당할 소지가 높은 것이다.

 

이 부분에서 무척 뜨끔하다. 나도 첫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카카오스토리에 아이들의 일상 사진을 올려서 보관하고 있는데, 물론 전체 공개는 아니고 친구 공개로 일정한 사람들에게만 공개되도록 설정해두고 있지만, 그 일정한 사람들의 폭이 생각보다 넓다.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이 차곡 차곡 쌓여 있어 사진첩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지만 그런 순기능만을 위해서는 굳이 친구공개도 할 필요가 없이 나만 보는 것으로 설정하면 되는데, 나도 모르게 내 일상을 내 지인들과 쉐어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내 삶에 누가 관심을 가져주기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대뜸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서 나 지금 여기 여행왔어! 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가 여기 여행와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나의 지인들이 알고 먼저 재미있게 놀다와!’라고 한마디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 것이다.

 

그런 나의 욕구로 인해 우리 아이들의 일상이 아이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많이 오픈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 아이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에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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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나도 모르게 나의 개인적인 일과 가정,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에 대해서 자꾸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영어로 된 책을 읽는 것에 심적 부담이 늘 컸었는데, 생각보다 문장구조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고,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찾아볼 때도 있었지만 한국어판을 펼쳐 해당 부분 내용을 읽으니 대충 뜻을 짐작할 수 있어서 모든 단어를 찾아봐야 하는 수고도 덜 수 있어서 좋았다.

 

내년에도 꼭 영문판과 한국어판을 함께 놓고 읽어보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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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 - 일생 중 가장 긴 노년, 반짝하는 ‘예쁜’ 몸이 능사가 아니다, 오래 쓰는 몸을 만들어라, 최신 개정판
제시카 매튜스 지음, 박서령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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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가 된 이후 점점 몸이 굳어지는게 느껴진다. 원래도 하체가 특히 유연하지 못해서 요가를 오랫동안 했지만 배를 허벅지에 붙이는건 끝끝내 하지 못했다. 그나마 30대엔 요가도 하고 쇼핑다니면 몇시간씩 걷기도 했지만^^ 40대가 된 후론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 운동을 할 시간을 따로 내지 못했고, 그렇게 자연의 법칙에 따라 몸은 점점 굳어져가는데 오히려 운동과 스트레칭은 더 줄어들었기에 급격하게 노화가 몸 전반에 진행되었고, 속으로만 진행되던 노화는 급기야 최근에 들어 그 실체를 들어내며 말 그대로 안 아픈 곳이 없는 나를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심장내과, 호흡기 내과, 순환기내과 분야별 전문가가 있는 병원을 찾아다니며 왜 내가 이렇게 아픈지 왜 이렇게 피곤한지 왜 이렇게 어지러운지 조사하듯이 그 원인을 찾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데 안다. 원인이 따로 있든 아니든 간에 나의 몸이 매우 굳어가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하다못해 목만 좀 돌려도 기지개만 켜도 몸이 시원해짐을 느낀다. 지금 내가 바로 해야하는건 스트레칭이다!

 

집에 요가 책도 서너권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끌린건 제목 때문이다. ‘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



 

병원 다니느라 진이 다 빠지고 다녀도 콕 찝어 이 증상들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지금. 병원 갈 일 없도록 도와준다니 상술이든 말든 지금 나는 이 제목에 끌리지 않을 수 없다.

 

보통 스트레칭을 소개하거나 요가 동작을 소개하는 책들은 기본적인 용어 설명 등을 앞에 잠깐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실사 사진이든 그림이든 이미지와 그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서 독자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설명이 함께 나오고 그렇게 다양한 동작들을 설명한다. 그리고 어느 책이나 사실 비슷한 동작들이 나오기 때문에 굳이 종류별로 가지고 있을 필요도 없고, 취향에 맞는 한 권을 가지고 있으면 충분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른 시작을 한다. 먼저 스트레층의 효과는 무엇이고, 올바른 스트레칭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스트레칭에 대해 어떤 오해들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 한다.

 


그런 다음 비로소 각각 동작에 대해 설명하는데, 각 동작들은 신체 부위별로 구분해서 , 가슴, 어깨’, ‘, , 손목’, ‘, 몸통’, ‘고관절, 둔근’, ‘무릎, 허벅지’, ‘종아리, 발목, 로 나누어 각 소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동작설명 부분을 살펴보면, 왼쪽 페이지에 설명이, 오른쪽 페이지에 동작 이미지가 있다. 먼저 왼쪽의 설명 페이지를 보면, 해당 동작 이름 아래 작은 글씨로 이 동작이 어떤 상황에 사용되면 좋은지 소개하고, 제목 오른쪽에는 붉은 글씨로 이 동작이 사용하는 근육을 소개해준다. 그리고 번호를 매겨 동작을 구현하는 방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그 아래에서 이 동작을 변형한 자세에 대해서도 추가 설명을 하고 있다. 오른쪽 동작 이미지를 보면 그림 이미지에 화살표로 움직임 방향을 알 수 있도록 표시를 해 해당 동작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각 동작을 보면 어느 스트레칭 책이나 요가 책에서든 볼 수 있는 동작도 있지만, 너무 기본적이어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동작들도 제법 들어 있는데(양 팔 뻗어 골반 앞뒤로 흔들기, 한 팔 뻗어 옆구리 늘이기, 누운 자세에서 팔 다리 뻗기, 다리 앞뒤로 흔들기, 발목 돌려 숫자 8 그리기 등), 너무 손쉽고 간단해서 스트레칭이라는 범주에 넣을 수 있나 싶은 동작도 사실은 정확한 자세로 할 때 의외로 그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하루 30분 스트레칭 프로그램이다.

 

여기서는 30분 정도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스트레칭 처방전 같은 느낌이다. 일상생활별 스트레칭, 운동별 스트레칭, 만성질환별 스트레칭, 주제별 스트레칭으로 크게 나누고 각 챕터별로 세분화하여 더 구체적으로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소개해준다.

 

일상생활별 스트레칭 눈에 띄는 것은 장시간 전화 통화 후 좋은 스트레칭이다. 솔직히 핸드폰을 들고 오래 통화를 하고 나면 목도 아프고, 손목, 팔이 아플 때가 많다. 이럴 때 필요한 동작들을 모아 30분 스트레칭 코스를 안내해주니 유용하다.



 

그리고 운동별 스트레칭은 테니스, 수영, 야구, 스키, 골프 등 각 종목별 운동 전후에 필요한 스트레칭도 소개할 뿐아니라 걷기, 달리기 같은 체력증진을 위해 손쉽게 할 수 있는 신체활동 전후에 할 수 있는 스트레칭도 소개하고 있어 도움이 된다.

 

그리고 만성질환별 스트레칭은 나를 위한 스트레칭 처방전같다. 뻣뻣한 목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무릎 발목 통증에 좋은 스트레칭, 굳은 고관절을 이완시키는 스트레칭, 오십견을 완화시키는 스트레칭... 하나 빠짐없이 지금 내게 필요한 스트레칭 처방전이다! 7가지를 소개하고 있으니 매일 하나씩 일주일씩 돌아가며 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모두 필요하니까. ^^

 

이제 약은 주어졌으니! 섭취만 하면 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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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 - 카피라이터가 알려주는 글에 마음을 담는 18가지 방법 better me 1
박솔미 지음 / 언더라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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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

 

현직 카피라이터로 일하는 작가가 글을 쓰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에게 나름의 팁을 제공하는 책이다.

나는 이라고 하면 소설, 수필 같은 것을 떠오른다. 그래서 이 책도 이런 종류의 글을 쓰는 팁을 알려주려나? 하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책에서의 은 작품으로서의 글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의 흔히 사용되는 글을 의미했다. 이를테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서로 주고 받게 되는 메시지들, 이메일들.

 

특히 작가가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적 특성 때문인지 직장 동료 정도의 관계에서 서로 이메일을 주고 받거나 메신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때 작가의 경험상 어떤 글이 더 나은지 이야기한다.

 

 


작가는 총 3부에 걸쳐서 더 나은 글을 쓰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1부 마음을 글에 옮겨 담는 법, 2부 내 마음에서 그 마음으로 글이 무사히 도착하도록, 3부 잘 다음어진 속마음, 그게 바로 좋은 글 이라는 소제목으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1부 마음을 글에 옮겨 담는 법

 

글을 쓰려면 먼저 마음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즉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야, 이 글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목적이 분명해지면 어떤 내용이 담긴 글을 써야할지 더 명확해지고, 여기에 내가 전달하고 싶은 그 마음이 다 담기도록 정성을 다하면 더 진솔하고 내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나도 이 부분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결국 글이든 말이든 나의 생각을 전달하는 수단이기에 먼저 내가 전달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가 명확해야 그것을 전달하는 글도 내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또 보편적인 단어가 떠오르는 자리에 가장 절절히 경험한 단어를 넣고, 비유나 표현은 평범해야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하는 좋은 글이 된다고 한다.

 

이 부분은 반은 공감하고 반은 공감하기 어렵다.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작가가 써야 하는 글에는 위에서 말하는 법칙?을 지킨 글이 더 나은 글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보통 일반인들이 나를 잘 아는 나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글을 쓸 때에는 굳이 이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내 글을 읽을 그 사람과 내가 함께 공유한 경험에서 비롯된 일반적이지 않은 비유나 특별한 단어를 쓰더라도 전혀 문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인들도 직장 동료와 일과 관련하여 글로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해야 할 때에는 작가가 이야기한 위 요소들을 지켜서 쓴 글이 그렇지 않은 글보다 더 나을 것 같긴하다.

 

그리고 작가는 글은 보내주는 것이지 보내버리는 것이 아니라며, 감정에 휩싸인 채로 글을 써서 상대방에게 보내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이 부분은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한순간의 격정적인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말이든 글이든 사용하는 것은 결국 관계를 깨고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2부 내 마음에서 그 마음으로 글이 무사히 도착하도록

 

작가는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고, 글의 의도도 삐뚤지 않고, 단어도 적절한 것으로 골랐는데도 글이 어딘가 심심하고 지루하거나 축축 처지고 따분하다면 말꼬리를 모조리 ‘~로 한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라고 한다. ‘~입니다‘~예요혹은 ‘~이죠로 고쳐쓰는 것 만으로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ㅋㅋㅋ’, ‘ㅎㅎㅎ’, ‘^^’ 같은 기호?를 남발하지 말라고 한다. 남발하면 실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고. 할 말만 딱 깔끔하게 하던 사람이 어쩌다 한 번 웃음 표시를 쓰면 마음이 그만 사르르 풀어진다고. 그런데’, ‘그래서’, ‘사실은 말야’, ‘다름이 아니라같은 말도 쓰는 것에 주의하라고 한다.

 

작가는 대중이 읽기 쉽고 대중의 기억에 강렬히 남아야 하는 글을 쓰는 카피라이터라서 위와 같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 물론 대화체처럼 ~다로만 끝나지 않고, ~예요, ~이죠. 등으로 맺음말을 다양화한 글이 더 쉽게 읽히는 면이 있다. 그래서 지인간 주고 받는 메시지나 동료간 간단하게 주고 받는 메일에 쓰는 글은 위와 같이 말하는 것처럼 술술 읽히도록 맺음말을 다양화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의 경우 그렇지 않다고 해서 왜 이리 글이 지루해? 밋밋해?’ 이런 생각은 안 든다. 형식은 ~입니다. 로만 끝나는 문장을 사용하나 그 내용이 진솔하면 오히려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경우도 많다. 가볍지 않고 우직하나 솔직하고 가식이 없는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다양한 맺음말로 인해 술술 읽히지만 뻔한 내용일 경우 성의가 없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따라서 맺음말을 다양화하면 더 술술 읽히는 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동의하나, 맺음말이 ~입니다로만 끝나는 글보다 무조건 더 낫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그리고 작가가 말하는 ㅋㅋㅋ’, ‘^^’ 등을 남발하면 실없어 보이거나 진정성이 떨어진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지만 이 역시 상황에 따라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이야기 한 것처럼 저런 기호의 남발로 인해 내용이 한없이 가벼워질 때도 있지만, 웃음 표시와 공감의 ㅋㅋㅋ를 많이 사용하더라도 오히려 감정을 풍부하게 느끼게 해주는 경우도 많다.

 

나는 공식적인 글을 쓸 때는 저런 기호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개인간 주고받는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한 글을 쓸 때에는 작가가 예를 든 것만큼 저런 기호를 꼭 아껴서 쓸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요즘 자주 들여다보고 글도 남기는 네이버 카페에서 다양한 이모티콘과 웃음표시와 ㅋㅋㅋ ’, ‘ㅎㅎㅎ같은 기호를 듬뿍 써서 글을 쓰는 분이 계시는데 나는 그 분의 글을 읽을 때마다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받는데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분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하는 기호들이 내가 그분의 글을 통해 받는 이미지를 강화시켜준다고 생각한다. 결코 그 분의 글에 기호가 많다고 해서 그 분이 실없는 사람으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따라서 작가의 위 이야기도 일반론적으로 통용되기는 어려운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3부 잘 다듬어진 속마음, 그게 바로 좋은 글

 

작가는 사랑해, 행복해, 미안해, 고마워, 파이팅 같은 단어들은 너무 많이 사용되어서 닳아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단어로 표현하기 보다는 자신의 그 마음을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라고 한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겠다. 10살 첫째 아이가 글을 쓸 때 내가 자주 해주는 말도 이런 취지의 이야기다.

 

아이가 꽃이 예뻐서 좋았다. 로 간결하게 자기 마음을 표현하면, 왜 너는 그 꽃이 예쁘다고 생각했어? 그 꽃이 예쁘게 느껴지는게 너에게는 왜 좋은거야? 라며 더 구체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질문할 때가 있다. 그리고 꽃잎에 동그랗게 벌어진 모습이 동글동글한 얼굴로 웃고 있는 것 같아서 예뻐. 그리고 나한테 웃어주는거 같아서 좋은거야~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럼 그런 니 마음을 자세히 쓰는 것이 읽는 사람에게 너의 기분과 마음을 더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은 글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 해준다. 그냥 꽃이 예뻐서 좋았다고만 쓰면 꽃이 웃어주는 것 같아서 예쁘고 그래서 좋아진 너의 마음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가끔 나는 너가 ~~~ 노력한 것 잘 알아. 그래서 나는 너가 분명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실망하지 않길 바래.’ 같이 나를 향한 따뜻한 자신의 생각을 가득 담은 글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내가 너무 좌절될 때는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담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럴 땐 다른 말없이 힘내!’ 라는 메시지가 더 울림이 있을 때가 있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위 내용도 공감하나, 이것 역시 상황과 그 글을 주고 받는 사람들의 관계의 긴밀성에 따라 조금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도 작가는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글을 쓸 것을, 되도록 간결하게 쓸 것을 강조하는데, 이 역시 직장에서 동료간 주고 받는 메시지, 단체에게 보내는 메시지 등에는 참 유용한 팁이지만 사적 관계에선 너무 군더더기를 걷어내면 오히려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간결하지 않아도 주저리 주저리 늘어진 내 글도 다 읽어주고, 오히려 그렇게 주저리 주저리 할 수 밖에 없는 그 행간의 의미까지 이해해주는 친구도 있기에 이 역시 누구에게 쓰는 어떤 목적으로 쓰는 글이냐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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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이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에 치우쳐 있는 것 같은데 작가는 보편적인 글쓰기 요령을 알려주는 것처럼 치우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 것 같아서 사실 대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음에도 다 그런건 아니잖아! 라며 비판적으로 읽게 되었는데, 웃긴건 책을 다 읽고 내가 회장으로 있는 사적 단체에 공지사항을 보내면서 나도 모르게 맺음말을 다양화하고, 군더더기를 줄이고, 이모티콘도 최소화하고 있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있잖아! 비판했지만

앞으로 내가 단체에게 공지의 글을 쓸 때, 일과 관련된 혹은 그 유사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글을 쓸 때 나도 모르게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이야기들이 자꾸만 떠오르고 나의 글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그만큼 이 책에서 작가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팁들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히 직장에서 간단한 메일이든 공식적인 글이든 사과의 편지든, 요청의 편지든 글을 쓸 때 좋은 글에 대한 팁을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의외로 간단하지만 글을 한층 낫게 만드는 팁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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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 현실과 환상이 만나고 다투다가 하나 되는 무대 클래식 아고라 2
일연 지음, 서철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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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는 김부식이, 삼국유사는 일연 스님이 지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가 최태성 선생님께서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의 차이점에 대해서 또 삼국유사로 인해 삼국시대 역사의 다양성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등 삼국유사가 가진 의미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신 적이 있었다. 최태성 선생님께서 전래동화마냥 이야기를 재미있게 소개해주셔서 일까? 삼국유사를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감사하게도 서평을 통해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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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일연스님이 지은 삼국유사를 서철원 교수님이 번역하고 해설을 덧붙여 출간한 책으로 서철원 교수님은 정확한 번역보다는 잘 읽히는 번역을 추구하여 생략되거나 누락된 부분은 고딕체로 눈에 띄게 표시하여 되살리고 추가 설명이 필요할 때만 해설 단락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작가가 스스로 잘 읽히는 번역을 추구하였다고 이야기하니 어려운 한자어나 고어체로 인해 읽기 어려우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접어두고 재미난 설화같은 이야기들이 얼마나 담겨있을지 잔뜩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다.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고 읽고 싶은 부분부터 보면 된다고 하나, 처음이니 첫장부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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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곰과 호랑이가 100일간 햇빛을 보지 않아야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곰은 지켜 여인이 된 후 환웅과 혼인을 하여 아들을 낳게 되었고 그의 이름이 단군왕검이라는 고조선 건국신화가 먼저 소개되었다


그리고 역사책에서 이름만 잠깐 들어보았던 위만조선에 대해서도 마한에 대해서도 소개를 하고 있는데, 낯선 지명과 이름이 많이 나오는 반면 상세한 설명은 없어서 읽으면서 엄청 집중해야 내용 이해가 되었는데, 보충 설명을 보니 조금 더 이해가 쉬웠는데, 특히 기자조선에 대해서는 별다른 내용이 없었음에도 사대주의의 입장에서 조선의 성리학자들은 기자조선을 숭배했으나 20세기 이후 남북한 모두 민족주의의 성장에 따라 기자조선의 실체를 부정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역사책에서 고조선에 대해서 배울 때 꼭 포함되어 있는 8조법과 현재 남아있는 3개조문도 한서 지리지에서 은나라가 쇠퇴하자 기자가 조선에 와서 농사와 뽕나무 심는 법을 가르쳤다는 내용과 함께 낙랑 조선 혹은 낙랑 땅의 조선인들이 지켰던 8조의 법 가운데 3개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우리가 고조선의 8조법 중 현재 기록에 남아 있는 3개조문과 동일하다. 아마 중국의 기록에 남아 있는 우리 땅에 살던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므로 고조선의 8조법 중 3개의 조문으로 가르치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중국의 기록에는 기자조선에 대한 기록으로 남겨져 있으니 당시 기록이 부족해서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으나 우리가 당연하게 배웠던 역사가 우리 아이들이 여전히 동일하게 배우는 역사가 사실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우리의 전통성을 내세우기 위해 우리의 역사가 오래된 것임을 드러내기 위해 유리한대로 해석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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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대로 읽어도 좋지만 이후부터는 목차를 보고 읽어보고 싶은 내용부터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각 이야기들은 보통 두 쪽 정도로 짧은 이야기이다.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 선덕여왕의 3가지 예언, 온갖 풍파 물리치는 만파식적, 48대 경문왕, 처용과 망해사 이야기는 설화로서 재미도 있고, 실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예전에는 설화는 그저 꾸며낸 이야기로만 생각했지만, 단군신화를 통해서 하늘을 숭배하는 부족과 곰을 숭배하는 부족, 호랑이를 숭배하는 부족이 있었는데, 하늘 부족과 곰부족이 혼인으로 연합하여 주변 부족을 정벌하고 그 과정에서 당시 막강한 힘이 있던 호랑이 부족도 정벌되었다는 것을 그렇게 세력을 넓혀 하늘 부족장이 여러 부족을 거느리게 되면서 나라를 세울 수 있게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역사가들의 이야기를 들은 후로는 신화 속에서 진짜 역사를 엿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떤 설화를 들으면 그 바탕에 있었던 실제 일어났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어떤 마음들이 모여 이런 이야기로 전해졌던 것일까? 궁금한 마음이 많이 든다.

 

그리고 우리 전래동화인 콩쥐팥쥐와 서양의 신데렐라는 어쩌면 고약한 새어머니와 언니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착한 주인공, 화려한 잔치가 열리고 가고 싶어하는 주인공들, 잔치를 연 재력과 권력을 지닌 남자가 주인공들에게 한 눈에 반하고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리는 것까지 어쩌면 이리도 똑같을까? 늘 신기했는데, 경문왕 이야기를 읽어보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서양의 전래동화와 동일하다.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는 것까지.

 

그 옛날에 서로 활발하게 문물과 이야기가 전해졌던 것일까? 그래서 서로 비슷한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일까? 아니면 세상은 어디든 비슷하게 흘러가고 사람들의 생각도 비슷해서 비슷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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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에는 짧막한 설화들이 참 많이 담겨있다. 풍부한 설명없이 해당 내용만 덩그러니 소개되고 있어서 다른 책에서 읽어보았거나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 아니라면 읽어도 ? 이게 끝이야?’ 싶은 이야기들도 많다. 하지만 그래서 몇몇 이야기는 더 찾아도 보고, 이야기에 나오는 절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얼어죽을 뻔한 여인을 살린 정수 스님 이야기도 검색을 해보니 살을 덧붙여 동화로 만들어 놓은 자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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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삼국유사에서는 사실 단군신화도 짧막하고 단순한 이야기일 뿐이지만 이 이야기에 살을 덧붙인 많은 책들을 봤기에 삼국유사 속의 짧은 글만 읽어도 풍부한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처럼 삼국유사에 나오는 다른 많은 설화들도 관련 유적지나 지명과 함께 살을 덧붙여서 내용이 조금 더 풍부한 재미난 이야기로 재탄생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설화를 잘 이용하면 해당 지역을 홍보하는 컨텐츠를 만드는데 매우 좋은 소스가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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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상상책 3 색다른 그림책 시리즈
김잼 지음 / 다즈랩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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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바탕에 보라색 안경 속으로 우주가 연상되는 그림이 보이는 표지가 인상적인 책이다.

보라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들여다보면 어떤 느낌일까?

 

우주로 연상했던 그림은 보라 새 였다. 실제로 보라 새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보라는 나에게는 신비로움, 마법, 환상의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일까? 이 책을 천천히 음미하면서도 마법의 세계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보라 비가 내린다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책 속 그림에서는 덜 쓸쓸해보였다. 하지만 보라 비는 비가 주는(특히 소나기가 주는) 청량함이 없을 것 같다. 보라 바다는 태평양 어느 섬 나라에서 해변가에서 아름다운 노을이 온 하늘을 가득 채운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책 속의 다양한 보라의 세상 중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보라와 잘 어울리는 건 보라 달이다. 달은 항상 우주에 존재하는 실존체이지만 동시에 환상의 세계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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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천천히 보라 달, 보라 비, 보라 바다 등을 보면서 아이의 상상의 세계를 이끌어갈 수 있어서 이 책의 작가가 아이가 된 것 같았다. 아이는 책의 엉뚱함에 힘입어 자신 속에 있는 엉뚱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보라 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세상을 떠올리니, 오즈의 마법사가 떠올랐다. 초록색 안경을 써야하는 오즈. 그래서 모든 것이 초록인 오즈. 물론 이 책의 작가가 자신도 모른채 선입견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한번 살펴보라고 이 책을 쓴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상식에서 벗어난 색안경을 한번 끼고 세상을 다르게 보라고 하는 것 같다. 늘 그렇게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나처럼 보편적인 사고의 틀안에서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엉뚱한 색안경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인생의 재미를 위해,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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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책을 보면서 보라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 외에도 우리 주변의 보라는 뭐가 있는지도 이야기 했다. 나는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의 시각의 재미있었다. 특히 나는 내 눈에 보이는 집안 물건 위주로 보라를 떠올렸는데, 아이는 보라 멍, 보라 지폐(외국 지폐), 보라 놀이터 등 경험으로부터 보라를 떠올리고 있었다. 다음에는 아이와 보라가 되면 좋을 것 같은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봐야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보고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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