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Consumer Trend Insights - Ten Keywords regarding What Consumers Want in 2023, the Year of the Rabbit
김난도 외 지음, 윤혜준 옮김, 미셸 램블린 감수 / 미래의창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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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는 한글판으로는 읽어본 적이 있지만 영문판으로는 사실 용기가 나지 않아서 읽어보지 못했었다. 영어원서나 영어로된 글 앞에서는 괜시리 작아진다. 하지만 가끔 번역서를 볼 때나 혹은 영문판으로도 나오는 잡지 등을 볼 때면, 영어로는 어떤 식으로 이 내용을 표현할까? 궁금할 때가 있긴 했다. 그러던 중 서평단 책으로 TREND KOREA 2023이 있는 것을 보고 용기내여 신청했는데, 운 좋게도 읽어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선물받은 한글판 책도 있어서 필요할 때는 두 권을 함께 놓고 보니 영어의 장벽에 무너지지 않고 즐겁게 읽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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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KOREA 2023에서는 RABBIT JUMP 라는 주제로 다음의 10가지 트렌드를 이야기 한다.

 

Ten Keywords

 

1. 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평균 실종)

2. Arrival of New Office Culture : ‘Office Big Bang’ (오피스 빅뱅)

3. Born Picky, Cherry-sumers (체리슈머)

4. Buddies with a Purpose : ‘Index Relationships’ (인덱스 관계)

5. Irresistible! The ‘New Demand Strategy’(뉴디맨드 전략)

6. Thorough Enjoyment : ‘Digging Momentum’(디깅모멘텀)

7. Jumbly Generation Alpha(알파세대가 온다)

8. 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선제적 대응기술)

9. Magic of Real Spaces(공간력)

10. 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네버랜드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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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평균 실종)



 

소득의 양극화는 정치, 사회 분야로 확산되고 그로 인한 갈등과 분열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 지금 소비 역시 극과 극을 넘나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더욱 양극화를 심화시켰는데, 특히 교육 현장이 그렇다. 비대면 수업이 이루어지면서 중학생의 경우 상위권과 하위권이 동시에 증가했다고 한다. 즉 중간층이 사라지고 상위권 하위권으로 양극화된 것이다.

 

N극화 즉 자신만의 특별한 취향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N명의 소비자, N개의 취향이 존중받기 원하는 시대이다. 따라서 획일화에 더 가까운 평균적인 개념보다는 개인에게 맞춘 단 하나뿐인 제품을 생산하는 서비스도 환영을 받고 있다.

 

단극화 현상이 도드라진다. 즉 강한 자는 더 강해지고 약한 자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단극화 현상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플랫폼 경제인데, 최근 카카오톡 서비스가 데이터센터 화재로 장애를 일으켰을 때 온 나라가 난리였다. 한 사기업의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에 대해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이야기할 정도로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그저 한 사기업이 운영하는 메신저라고만 볼 수 없는 것이다. 국내에서 그 위치는 절대적인 것이다.

 

지금까지는 평균이 우리 삶의 기준이 되었지만 이제는 평균이라는 안전지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양극화, N극화 시대에서 적당한 정도로는 시선을 끌 수 없다. 특히 경쟁자들이 모방할 수 없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승자독식 전략하에서는 더 이상 무난한 정도로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을 수 없다. 각자의 핵심 역량과 타깃을 분명히 하고, 보통을 뛰어 넘는 특별함이 있어야 승자독식의 세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이미 여러 매체에서 들어본 이야기이지만, 평균 실종 챕터를 보면서, 내가 일하는 분야를 떠올리게 되었다. 내가 몸 담고 있던 분야는 참 변동성이 적은 분야이고 정말 승자독식의 전략이 잘 먹혀있으며 매우 폐쇄적인 분야이다. 그러나 최근 10년 동안 스마트폰의 대중화, 유튜브의 발전과 함께 생각지도 못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 업종의 특성상 수 십년 동안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 알음알음, 과거 커리어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광고가 유일했었다. 그러나 우리 업종의 일반적인 룰?을 깨고 다른 상업적인 영역에서 하듯 공격적인 인터넷 광고를 시도한 경우가 있었는데, PC를 켜지 않더라도 손쉽게 핸드폰으로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한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맞물려서 엄청난 광고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기득권 세력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업종임에도 위와 같은 공격적인 광고를 한 사람들은 그들이 신규 진입자들임에도 몇 년 사이 수 십년간 몸집을 키워 승자독식 전략을 펴고 있던 업체만큼 단 번에 성장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단순히 광고만으로 그들이 지금의 지위를 얻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들은 이 분야의 여러 업무 중 최근 점차 수요가 늘어가고 있지만(수요 또한 인터넷, sns 등의 발달로 수요가 늘어나게 된 것임)그 업무를 주된 업무로 일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을 발견하고 그 업무의 전문성을 가진 업체로 자신들의 시장에서의 포지션을 개척한 것이다.

 

n극화 사회에서 대중이 필요로 하는 업무 영역이 아닌 소수가 필요로 하는 업무 영역이지만 향후 그 수요가 증대될 수 있는 업무 영역을 타깃으로 삼아 보통의 방법이 아닌 그 동안 한 번도 행해지지 않은 방식 즉 공격적인 인터넷 광고라는 이 분야에서는 특별한 방식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몇 년만에 엄청난 성과를 내고 이제 그 업무 분야에서는 절대적인 지위마저 가져서 승자독식의 전략을 펴서 자신들을 모델링하여 엄청난 광고를 무기삼아 신규 진입하려는 업체들로부터 자신들의 자리를 잘 지켜내고 있다.

 

사실 그동안 이 엄청난 업체를 바라보면서 우리 업종만의 고리타분한 전통에 젖어 있던 나로서는 이 업체의 성과를 깎아내리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부러워서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는데, 그저 운 좋게 광고를 잘해서 마침 그게 잘 통해서 잘 된 것 같아서 따라하고 싶어도 이제는 그렇게 초기 광고비를 쏟아붓는다고 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따라 할 수도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그 업체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한 채 그저 부럽기만 했기에 우연히 광고가 터져서 성공한 것으로 평가절하한 것 같다.

 

책에 나오는 내용의 주제어만 대충 봤을 때는 다 아는 내용 같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그 업체가 왜 성공할 수 있었는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었고, 나도 우리 업계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 단편적으로 광고를 어떻게 할까? 수준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걸보면 아마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내용들을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2. Arrival of New Office Culture : ‘Office Big Bang’ (오피스 빅뱅)



 

코로나19는 정말 우리 사회를 바꾸어 놓았다. 재택근무라는 건 한국사회에서는 정말 이루기 어려운 일이었을텐데, 코로나가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비대면으로 무엇을 한다는 것 자체에 불신이 가득했었지만 이제는 비대면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굳이 대면으로 해야한다고 하면 성가시게 느끼지기까지 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회사의 발전이 나의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세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만 그렇지 않을 뿐 막상 그런 생각을 가진 세대와 구별되는 직접적인 액션을 취하지도 않는 경우가 많았다면 코로나는 그들이 바뀐 자신들의 생각을 실질적인 행동으로 표현하도록 동력을 제공해 준 것 같다.

 

얼마 전 바이오를 전공하고 제약회사에 다니던 청년이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소위 3D 직업 중 하나인 타일공이 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제는 어떤 조직에 속해 있느냐보다는 나의 성장이 더 중요하고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일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 생각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인재가 떠나가고 조직 문화가 바뀌고 노동 시장의 시스템이 변하는 등 일을 둘러싼 변화가 매우 폭발적이라는 의미에서 이를 오피스 빅뱅이라고 표현한다.

 

정말 그렇다. 요즘 MZ 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은 연령을 무시하고 진짜 나답게 사는 것에 무게를 둔다. 그래서 기존 질서에서 중시되는 것들이 혁신적으로 변화되기도 한다. 파이어족도 이러한 측면에서 등장한 새로운 그룹이다. 연봉이 높은 회사에서 정년까지 다니는 것에 더 이상 만족하지 않는다. 그 회사에 다니는 동안 나의 삶의 질도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복지제도는 어떤지, 여가 생활을 할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는지 등이 회사 선택시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워라벨이라는 단어는 예전부터 나왔지만 이것은 일을 당연히 하지만 일만 하지 말고 삶도 좀 돌보자는 의미 정도였다면, 파이어족의 등장은 일을 하지 않고 나의 삶만을 돌보고 싶다는 것으로 한층 더 나아간 지금의 세대를 반영하는 것 같다.

 

사실 나는 예전부터 사회적 성공보다는 나의 삶의 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는 했다. 그렇지만 단순히 그런 생각을 가졌을 뿐 그러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을 이어나가지는 못한 것 같다. 그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그제서야 급하게 선택하기 바빴다. 그래서일까? 돌이켜보면 전반적으로 내가 한 선택들은 내 개인적 커리어보다 가족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나의 기본적인 가치관에 따른 것이기는 하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내 삶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삶을 운영하고자 했더라면 그 많은 선택들이 조금 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내가 지향하는 곳으로 나를 데려다주는 거대한 움직임을 일으켰을텐데 아쉽게도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내가 원하는 삶은 어떤 삶인지 더 구체적으로 깊게 생각해보려고 한다. 나의 삶이 단편적인 조각으로 잘린채 흩어지지 않도록 나의 모든 선택들과 그에 따른 부분적인 삶이 거대한 나의 움직임이 되도록.

 

7. Jumbly Generation Alpha(알파세대가 온다)

 

알파세대는 2010년 이후에 태어난 13세 이하를 말하는 것으로, X-Y-Z를 잇는 알파벳이 없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알파세대라고 이름이 붙게 되었으나, A가 아니라 ‘Alha’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눈여겨 봐야한다. 이것은 Z세대 다음의 세대라는 의미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종족의 탄생을 드러내는 말이라고 한다.

 

알파세대는 디지털 원주민이다. 아직 미성년자인 이들 중 많은 아이들이 10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를 꿈꾸고 실제로 유튜버로 활동하는 아이들도 많다.

 

또 알파세대는 무엇이든 유튜브로 배운다. 특히 한국에서 영어교육은 이전에는 학원 중심이었다면 유튜브를 통해 소위 엄마표 영어교육이 전방위적으로 퍼졌다. 누구나 아이에게 손쉽게 영어컨텐츠를 노출시킬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제법 잘 만들어진 영어 교육 컨텐츠를 유튜브를 통해 얼마든지 얻을 수 있고, 또 어떤 식으로 아이에게 교육해야 하는지 부모를 위한 컨텐츠도 무수히 많다.

 

알파세대는 대면교육보다는 비대면교육이 익숙하다. AI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는 이를 더욱 가속시켜, 방문 학습지보다는 학습컨텐츠가 내장된 태블릿PC로 학습을 하는 것이 더 흔해졌다.

 

그리고 코로나로 증시가 폭락을 했다가 이듬해 사상 최초로 코스피 3000을 넘는 등 주식시장의 업다운이 심함에 따라 주식으로 한순간에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온 국민이 둘 이상 모이면 주식이야기를 하던 때도 있었는데, 그때 자녀에 대한 경제교육도 핫해졌다. 특히 아이가 직접 주식투자를 할 수 있도록 용돈으로 한주 두주 주식을 사서 스스로 투자를 하면서 경제에 관심을 갖도록 교육하는 가정이 유행처럼 늘어났다.

 

또 알파세대의 부모들은 밀레니얼 세대로 높은 자의식을 가진 세대로 자녀 양육에 무관심했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가사 분담과 자녀 양육에 적극적이고 홑벌이보다 맞벌이가 많다. 이런 영향으로 알파세대는 자기중심성이 높다고 한다.

 

그리고 셰어레팅(부모가 자녀의 모든 일상을 SNS에 올리는 것)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요즘 부모들은 아이의 양육 과정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타인과 공유하는데 거리낌이 없는데, 이렇게 올려진 정보들이 오용, 남용될 우려가 존재한다고 한다. 알파세대에게도 잊힐 권리는 중요한데, 부모가 올린 많은 자신들의 자료로 인해 그 권리가 침해당할 소지가 높은 것이다.

 

이 부분에서 무척 뜨끔하다. 나도 첫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카카오스토리에 아이들의 일상 사진을 올려서 보관하고 있는데, 물론 전체 공개는 아니고 친구 공개로 일정한 사람들에게만 공개되도록 설정해두고 있지만, 그 일정한 사람들의 폭이 생각보다 넓다.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이 차곡 차곡 쌓여 있어 사진첩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지만 그런 순기능만을 위해서는 굳이 친구공개도 할 필요가 없이 나만 보는 것으로 설정하면 되는데, 나도 모르게 내 일상을 내 지인들과 쉐어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내 삶에 누가 관심을 가져주기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대뜸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서 나 지금 여기 여행왔어! 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가 여기 여행와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나의 지인들이 알고 먼저 재미있게 놀다와!’라고 한마디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 것이다.

 

그런 나의 욕구로 인해 우리 아이들의 일상이 아이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많이 오픈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 아이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에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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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나도 모르게 나의 개인적인 일과 가정,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에 대해서 자꾸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영어로 된 책을 읽는 것에 심적 부담이 늘 컸었는데, 생각보다 문장구조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고,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찾아볼 때도 있었지만 한국어판을 펼쳐 해당 부분 내용을 읽으니 대충 뜻을 짐작할 수 있어서 모든 단어를 찾아봐야 하는 수고도 덜 수 있어서 좋았다.

 

내년에도 꼭 영문판과 한국어판을 함께 놓고 읽어보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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