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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찌르찌르 ㅣ 푸른숲 그림책 6
제니퍼 번 글, 키스 벤디스 그림, 김충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무리와 함께 사는 찌르레기들 중에 찌르찌르라는 까맣고 작은 새는 책보기를 참 좋아한대요.
다른 찌르레기들은 열심히 하늘 나는 연습을 하는데 찌르찌르는
나무에 등을 대고 두 다리를 예쁘게 모은 체 식물에 관한 책을 보고 있네요.
그리고 찌르찌르 옆에는 '날씨 이야기', '공룡 이야기' 도 있어요.
정말 책을 좋아하는 보기드문 새~ 찌르찌르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릴께요.
꼬마 새 찌르찌르는 하루 종일 책만 읽어요!
그래서 날지도 못해요.
다른 찌르레기들은 찌르찌르를 '책벌레'라며 놀렸어요.
그런데 어느 날... 무시무시한 태풍이 몰아쳤어요.
찌르찌르는 책에서 본 대로 구출 작전을 펴는데...
다른 찌르레기들은 벌레를 쫓아다니며 노는데
누워서, 기대서, 엎드려서 책보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찌르찌르~
심지어 잠을 잘 때도 멋진 작가가 되는 꿈을 꾼답니다.
오늘 우리 아이에게 '너는 어떤 꿈을 꾸는 사람이 되고 싶니?'라고 질문을 살짝 던져보세요~
책만 보느라 다른 찌르레기들처럼 하늘을 날지는 못해도
책과 함께면 어디든지 마음껏 날갯짓하며 날아다닌 찌르는
해적과 원시인 이야기, 화산과 무지개 이야기, 고래와 공룡이야기, 나비의 한살이, 태양성 이야기,
바람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게 되었어요.
우리 아이들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을까요?
하지만 다른 찌르레기와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었던 찌르찌르
'벌레'라고 놀리는 건 정말 기분 나쁜 일이였어요.
가끔은 우리 어른들도 아이들에게 어울려야 할 시기에
과열된 교육열에 신경쓰느라 '영어', '책보기'등에 열중시키려고 하는 건 아닌지..
무리속에 속하지도 못한 체 혼자 외롭게 한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장면 같았어요.
나와 같은 무리 속에 속하지 않았다고, 어울리지 않았다고
이렇게 남을 놀리거나 비방하는 모습은 요즘 뉴스거리로 자주 언급될 만큼
'왕따'의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놀리는 모습, 놀림을 받는 모습을 통해 우리아이의 정서를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싸늘한 가을바람에 모두들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나는데
하늘을 날지 못하는 찌르찌르는 그져 커다란 눈물방울만 뚞하고 떨어졌어요.
이 때 찌르찌르의 마음이 어떠했는지, 터벅터벅 걸어간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면 참 좋을 것 같네요.
엄마표 독서 기록지를 만들어 올해 9살과 7살인 두 딸에게 주었어요.
나름대로 심각하게 적긴 하는데.. 항상 마무리가 부족한 느낌이네요. ^^;;
7살인 은빈이는 화가가 되고 싶나봐요.
자주 미술용품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자신도 공룡에 관한 책을 봤을 때, 정말 공룡과 함께 있었던 것 같았고 기분은 좋았다고 합니다.
놀림을 받는 찌르찌르를 보며 마음이 아팠고,
놀리는 친구들에게는 나쁜 말이니까 하지 말라고 하겠다고 하네요.
도덕적으로, 이론상으로 맞는 말이지만 실제 '왕따'같은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내 아이 일이 아니라고 아이에게 그럴땐 그냥 피하라고 알려주게 되는건 아닌지...
참으로 답답하고 속이 상하더군요.
요리사와 화가가 꿈이라는 9살 예빈이도 조금 서투리긴 마찬가지네요. ^^;;
책에서 꽃을 보면 꼭 꽃향기가 나는 것 같다고 해요.
놀림받는 친구들에게는 나름대로 이유를 대며 놀리지 말라고 하고요..
정말 모처럼 너무 삽화가 예쁜 그림동화책을 본 것 같아 어른이 저도 너무 설레고 좋았어요.
적절한 의성어와 의태어 사용으로 더 실감나서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한답니다.
찌르찌르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남들과 조금 다른 타인을 인정할 줄 알게 되고,
무엇보다 '책'의 진정한 힘을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