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시간〉 체육 시간, 반 아이들이 모두 운동장으로 나가고
열이나 몸이 좋지 않던 나만 텅 빈 교실에 남았다.
그 때 싸움짱 지호의 자리가 눈에 들어오면서 복수를 할 생각에 가슴이 뛰고 이마에는 진땀이 베어났다.
의자에 압정을 넣을 생각을 하고 실행을 하려는 순간 교실 문이 열리고
지호가 천진 난만한 얼굴로 나타나 함께 농구를 하자고 말했다.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며 지호와 함께 운동장으로 나갔다.
〈고양이야, 미안해!〉 집에 돌아오는 길에 죽어가는 새끼 고양이를 본 나는
애완동물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웬지 그냥 지나칠 수도 없었다.
동물병원으로,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친구에게로 도움을 구하려 다녔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집으로 가긴 했지만 계속 고양이가 마음에 걸린다.
결국 마음이 아프면 용기를 내야 한다는 언니와 함께 고양이를 찾으러 가 보았지만
이미 그 자리에 고양이는 없었다.
고양이가 있던 자리를 보며 나는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낀다.
〈조나단 알기〉작은 아버지와 미국인 작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사촌동생 조나단이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
사촌동생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던 나는 처음 마음과 달리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이 다른 조나단이 점점 마음에 안든다.
결국 크게 싸운 어느 날 밤, 조나단이 미국으로 전화를 해 울먹이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짠해진다.
조나단과 잘 지내고 싶었는데 뭐가 잘못되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조나단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우아하고 고상한 우리 할머니〉 엄마가 해외 출장을 간 사이, 외할머니가 나를 돌보러 왔다.
작은 주민센터에서 여는 미술 전시회 준비 때문에 안 된다고 했던 것도 서운한데,
집에 와서도 할머니는 물감 투성이 앞치마를 입고 알싸한 물감 냄새를 풍기며
아침부터 밤까지 그림만 그려 나는 점점 화가 났다.
천둥 치는 날 밤, 할머니는 내가 무서워할까봐 방안에 와 계셨고
무서워하는 내 곁에서 화가가 어릴 적 꿈이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때 할머니에게도 꿈이 있었다는 걸 나는 처음 알았다.
할머니의 속마음을 잘 알 수는 없었지만
그림 속에는 할머니의 소중한 꿈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전시회 날, 축하해주러 온 손님들을 보며 소녀처럼 볼이 발그레해진 할머니를 보고
할머니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화 한 통만〉 집에 돌아오는 길에 대문 앞에서 아빠의 공장에서 일하다가 빚을 지고 달아난
이주 노동자 핫산을 본 우주는 핫산을 잡아 아빠한테 이르려고 했는데,
핫산은 달아나기는커녕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전화 한 통만’ 하게 해 달라고 사정한다.
얼마 전 일어난 지진 해일로 가족의 생사를 알 길이 없는데
아픈 딸의 약값을 보내느라 전화를 걸 돈조차 없다는 것이다.
고민 끝에 우주는 핫산을 집으로 데려와 전화를 쓰게 해 주지만
아무리 걸어도 핫산의 고향집에서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독자들은 독자와 비슷한 또래 주인공들의 다양한 삶을 통해 여러 간접 경험을 하는데
뚜렷한 결말이 있는 스토리 형식이 아니어서 독자는 깊은 감동과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의 여러 갈등과 생각 속에서 나와 다른 점을 발견하며
독자들은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이 되어 함께 고민을 하게 된다.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말을 했을지'
좀 더 깊은 생각을 하며 폭넓은 사고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그대로 연출하여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갈등을 사실적으로 엿볼 수 있으며
주인공의 행동이 그대로 묘사된 삽화해서는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그대로 표현하여 책 속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