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의 사랑 오늘의 젊은 작가 21
김세희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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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그럴 법도 한 일이었다. 그때 난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말이다. 또한 그렇다고 해서 내 마음속에서 그 시절이 훼손되는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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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도 빠짐없이 나를 주시하고 언제나 나의 편이 되어 주는 신이 있으면 사는 일이 한결 든든하지 않을까.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는 상관없다. 그걸 믿으면 얼마나 위안이 되겠나. 그가 실제로 그걸 믿는다는 점이 중요했다. 그는 눈동자 같은 신의 존재를 느끼며 힘을 내어 하루하루 살아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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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누군가를 사랑하면 갑자기 주변 모든 사람들이 위협적일 만큼 매력적인 존재로 보이는지 모르겠다. 아름다움은 도처에 있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나는 울고 싶어진다. 그들은 모두 아름답고, 모두 나의 적이다. 그들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둘러싸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들의 매력을 알아볼 것만 같아서 나는 애가 탄다. 그들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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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감정을 소유했던 게 아니라 감정이 나를 소유했던 것만 같다. 강물의 표면에 붙들려 이리저리 떠다니는 나무토막처럼 눈에 보이지 않고 파악할 수도 없는 심오한 물살에 고통스럽게 휩쓸려 다녔던 것만 같다. 그 물살의 방향이 바뀌기 전까지는 계속 그렇게 붙들려 실려 가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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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의 항구도시 목포를 배경으로 한 10대 소녀들의 어설프지만 순수했고, 맹목적이었지만 마음은 여렸던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내게도 익숙한 팬픽,이반, 칼머리와 워커, 힙합바지 등이 등장해 잠시 그때 그시절을 회상하게 하기도 했다.

여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광경이었다.
짧게 깍은 머리와 조금은 보이쉬한 성격을 가진 선배나 친구를 동경하고, 좋아하고, 가까이 하고 싶어했던 마음들은.
사랑이라고 하기엔 어설프고, 어쩌면 그때의 분위기에 휩슬려 느꼈을지도 모를 부정확한 감정들을 그녀들은 사랑이라 생각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역시 사랑이기에 부정할 수는 없지만, 동성애라고 표현하기에는 한참이나 모자라고 다른 감정들이었다.

항구의 사랑은 사랑이라고 부를수도, 우정이라고 부를수도 없는 애매하고 모호한 경계속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관심갖고, 질투하는 마음들을 투명하게 잘 표현했다.

감정들, 그때의 배경, 주변상황 모두가 너무 섬세하고 세밀해서 놀라울 정도였다.
동성애든 그렇지 않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들,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맴도는 모습들, 망설임, 누군가와의 이별.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상실했을때의 감정들과 우리의 모습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 책 한권에서 작은 추억들을 회상할 수 있어 반갑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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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여행의 이유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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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과 여행은 그래서 신비롭다. 설령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는다 해도,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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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편안한 믿음 속에서 안온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여행을 떠난 이상, 여행자는 눈앞에 나타나는 현실에 맞춰 믿음을 바꿔가게 된다. 하지만 만약 우리의 정신이 현실을 부정하고 과거의 믿음에 집착한다면 여행은 재난으로 끝나게 될 것이다.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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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고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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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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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부과하는 문제가 까다로울수록 나는 여행을 더 갈망했다. 그것은 리셋에 대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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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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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만큼 받는 관계보다 누군가에게 준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세상이 더 살 만한 세상이 아닐까.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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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 가고 있다. -p.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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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분명한 시작과 끝이 있다는 점에서도 소설과 닮았다. 설렘과 흥분 속에서 낯선 세계로 들어가고, 그 세계를 천천히 알아가다가, 원래 출발했던 지점으로 안전하게 돌아온다. 독자와 여행자 모두 내면의 변화를 겪는다. 그게 무엇인지는 당장 알지 못한다. 그것은 일상으로 복귀할 때가 되어서야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p.20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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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받은 후로 한참을 책탑으로 쌓아두고 미루다 읽었는데 왜 이제서야 읽었을까 하고 후회하게 하는 책이었다.
김영하작가의 여행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기도 했지만, 사람이 여행을 동경하고 떠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이유도 곳곳에 베어나오고, 무엇보다 그의 경험담도 재미있고, 책들을 인용해 그 재미를 더했다.

여행에세이에 여행사진 한장 없는 책이라 독특하다라는 생각이었는데, 사진없이 그의 글만으로도 충만한 책이었다.

제법 고집있고 소신있어 보였지만, 조용조용하고 활동적일것 같지 않은 인상이었는데, 학생처를 발로 차고 쳐들어가고, 부조리함에 맞서 학생운동을 했다던 그의 과거 이야기도 재미있고 색다르게 다가왔다.

단순히 내 삶을 환기 시키고, 힐링하고, 즐기고 놀고자 하는 나의 여행과는 또 다르게 그만의 철학과 방식,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너무 좋았달까.

이 책은 긴 감상을 이야기하거나, 긴 설명을 더해 권하기 보다는 그냥 "읽어보세요"라는 한마디면 충분할것 같은 책이다.
그만큼 꽉 찬 책있고, 재미있었고, 만족하고, 좋았다.
떠나고 싶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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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친구 -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대상 웅진 모두의 그림책 22
사이다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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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탁 트인 잔디밭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잔디, 여기에 산다.” 잔디가 말한다. 작품의 화자인 잔디들이 사는 곳은 도입에서 스프링클러가 콸콸 물을 뿜어 내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인공적으로 조성된 골프장이다. 목 마를 일 없는 그곳에서 잔디들은 쑥쑥 자란다. 골프장 조경에 쓰이는 다량의 물과 농약 그리고 제초제 때문에 벌어지는 그 주변의 피해는 알 길이 없다. 그런 잔디들에게 자연 거름의 맛을 선사하는 작은 개와 고양이, 그리고 알록달록한 풀의 아름다움을 알려 주는 민들레, 방동사니, 까마중, 소루쟁이 등이 하나둘 찾아온다. 갖가지 풀과 동물이 한데 엉켜 자연스레 어울리려는 찰나, 골프장 노동자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삐쭉빼쭉 웃자란 잔디들을 서로 똑같은 길이로 다듬고 제초제를 뿌려 잔디와 ‘잡초’를 구별해 가른다. 뜬금없는 단발령에 머리를 잘리고, 시원한 주스(제초제)를 마셨을 뿐인데 친구들과 헤어지게 된 잔디들은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어리둥절하다. 난생처음 만나는 골프장 잔디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익숙한 기억을 불러오게 된다. 언젠가 분명히 겪었으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상처로 남은 폭력들, 자본이 건설하고 조성하는 인공 낙원을 위해 사라져야만 했던 수많은 삶들, 그리고 그들을 외면하느라 가리고 숨겼던 감정들이 다시금 풀썩 일어난다.

제 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책!
우리 현실의 많은 문제를 고르장 잔디밭에 빗대어 참신함과 긴장감을 유발하는 낯선 이미지 구성을 장점을 꼽았고 가슴을 훅 뚫고 들어오는 대담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찬사를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이 짧은 그림책 안에 이토록 깊고 묵직한 이야기가 숨겨있을줄 몰랐다.
생각지도 못했던, 어쩌면 알면서도 모른척 했던 일을 깨닫게 하고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그림책 작가들의 시선에, 철학에, 관점에 언제나 큰 감동을 하곤한다.
사실 그냥 책장을 넘기며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림책을 만든 배경이나 심사평을 읽으면서,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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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 김려령 장편소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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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면 놓치는 게 있기 마련이고 조급하면 건너뛰게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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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의견이 가장 잔인하게 묵살되는 곳이 정당이었고,
권력자의 성역이 어디보다 강고한 곳 또한 정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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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로써 전체를 표현하는 표현법을 제유법이라고 한다. 생애의 한 장면이 삶의 전체인냥 생각될 때가 있다. 한 장면이 더없이 좋은 시절이든 더 이상 바닥이 없을 것 같은 시절이든 불안하기는 한가지이다. 좋은 시절은 이 시절이 없어질까 두렵고, 나쁜 시절은 계속 될까 두렵다. 삶의 장면은 그 시간으로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득도의 경지는 결코 쉬운 게 아니다, 아니더라. 영원한 것은 없으니 오늘이 흥미롭고 설레는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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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관계도 그렇더라.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한 것은 나의 무엇이 그에게 유용함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 유용함이 반드시 자본주의적인 까닭만을 얘기하는 건은 아니다. 무한의 다양한 이유로 유용할 수 있다. 설렘이나 매력도 충분히 관계에서 유용하다. 다양한 유용함을 발견해 가며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다면, 미련 없이 관계를 정리하여야 한다. '영원이라는 허울에 집착하면' 지난한 시간밖에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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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견과 간섭은 대개 운명을 나쁜 쪽으로 기울게 한다.
돌아보면 그대로 두는 것이 더 나은 경우가 많다.
참견하는 자들은 결과를 내다보는 것 같지만 어떤 결과에도 책임은 지지 않는다.
그저 끝까지 도도하다.
제 참견에 모든 것이 부서지고 사람이 죽어나가도.
결과적으로 네가 죽인 거야.노우, 나는 그저 의견을 말했을 뿐이라고. 네 잘난 의견에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
참견이나 간섭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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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안의 아이를 잃은 어른은 노쇠하다.
제 안의 아이를 성장시키지 못한 어른은 미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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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령 작가의 #완득이#트렁크 #너를봤어 를 재미있게 봤기에 제법 기대했던 책이었는데, 적잖게 실망했달까.
서른일곱의 이혼한 소설가와 마흔세 살의 이혼한 국회의원의 로맨스.
한번의 아픔을 경험한 성인들의 사랑이야기, 삶, 감정들을 어찌 그려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강했었는데.. 기존의 작품과는 다르게 상투적인데다,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 읽기 참 불편했다.
사랑에 빠진 남녀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겠지만, 왜 그렇게 오글거리고 인위적이게 보였는지...
취향의 차이일수도 있고, 작가의 표현과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나의 무지함일수도 있겠지만...
내 취향은 아닌걸로....ㅜㅜ

3분의 1부터 탄 내 삐딱선은 끝날때까지 계속 되었다ㅜㅜ
이렇게 읽기 불편한 책 참 오랜만이었다.ㅜ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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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바캉스 -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웅진 모두의 그림책 23
심보영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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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똑같은 일상, 지친 하루.
그러던 어느 날 꿀같은 휴가 티켓이 주어진다.

어묵온탕과 냉면 냉탕의 시원한 온천에서 휴식을 즐기고,
채소와 반죽의 멋진 공연을 즐기다, 비빔밥 속에서 신나는 참기름 댄스를 추고,
예쁜 과일 가방을 쇼핑하고,
달달한 꿈나라로 가기 위해 맛있는 침대를 고른다.
그리고 하트케찹이 그려진 맛있는 오무라이스 침대에 누워 행복한 꿈나라로 떠난다.

늘 반복되는 시간들 속에 몸도 마음도 지친 당신에게 건네는 꿀맛 같은 휴식!
식당 바캉스를 떠나는 동안 어떤 걱정도 불안도 없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여러 식당들과 음식들과 함께한 행복한 상상!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고,
어른에게는 편안함을 선사해주는 예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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