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여행의 이유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인생과 여행은 그래서 신비롭다. 설령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는다 해도,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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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편안한 믿음 속에서 안온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여행을 떠난 이상, 여행자는 눈앞에 나타나는 현실에 맞춰 믿음을 바꿔가게 된다. 하지만 만약 우리의 정신이 현실을 부정하고 과거의 믿음에 집착한다면 여행은 재난으로 끝나게 될 것이다.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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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고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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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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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부과하는 문제가 까다로울수록 나는 여행을 더 갈망했다. 그것은 리셋에 대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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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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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만큼 받는 관계보다 누군가에게 준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세상이 더 살 만한 세상이 아닐까.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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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 가고 있다. -p.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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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분명한 시작과 끝이 있다는 점에서도 소설과 닮았다. 설렘과 흥분 속에서 낯선 세계로 들어가고, 그 세계를 천천히 알아가다가, 원래 출발했던 지점으로 안전하게 돌아온다. 독자와 여행자 모두 내면의 변화를 겪는다. 그게 무엇인지는 당장 알지 못한다. 그것은 일상으로 복귀할 때가 되어서야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p.20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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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받은 후로 한참을 책탑으로 쌓아두고 미루다 읽었는데 왜 이제서야 읽었을까 하고 후회하게 하는 책이었다.
김영하작가의 여행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이기도 했지만, 사람이 여행을 동경하고 떠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이유도 곳곳에 베어나오고, 무엇보다 그의 경험담도 재미있고, 책들을 인용해 그 재미를 더했다.

여행에세이에 여행사진 한장 없는 책이라 독특하다라는 생각이었는데, 사진없이 그의 글만으로도 충만한 책이었다.

제법 고집있고 소신있어 보였지만, 조용조용하고 활동적일것 같지 않은 인상이었는데, 학생처를 발로 차고 쳐들어가고, 부조리함에 맞서 학생운동을 했다던 그의 과거 이야기도 재미있고 색다르게 다가왔다.

단순히 내 삶을 환기 시키고, 힐링하고, 즐기고 놀고자 하는 나의 여행과는 또 다르게 그만의 철학과 방식,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너무 좋았달까.

이 책은 긴 감상을 이야기하거나, 긴 설명을 더해 권하기 보다는 그냥 "읽어보세요"라는 한마디면 충분할것 같은 책이다.
그만큼 꽉 찬 책있고, 재미있었고, 만족하고, 좋았다.
떠나고 싶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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