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움을 지킬 권리
강원상 지음 / 경향BP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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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에게 더욱 집중해야 한다. 어떻게든 상처를 피하려는 나약함이 아니라 상처 받을 줄 알지만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담대한 내가 될 때 비로소 습관적으로 하던 것을 멈추고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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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나란 소중함의 결정체를 완성시켜 주느 사람들.
변함없이 내 결핍을 인정하면서도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
우린 그들을 '가족'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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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사랑을알수있다면 도 보내주신 덕에 정말 잘 읽었었는데, 이번에도 작가님께서 사인본을 보내주셨다. 감사합니다 ☺️ 1. 사랑을 할 때 우린 가장 나다워질 수 있다.
2. 남을 바라보는 시선을 돌려 나를 들여다보다.
3. 선택을 멈추지 않는 한 우린 주인공이다.
4. 당신과 멀어지고 나와 가장 가까워졌다.
5. 넓게 바라볼 때 가장 깊게 이해할 수 있다.
6. 좋은 사람을 찾는 것보다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총 6개의 챕터로 나누어져있다.

저자는 평범해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이 나다움을 지키는 것의 시작이라 말하고 있다.
위로나 위안보다는 내 자신을 사랑하고 삶의 주인이 되라 솔직하게 말한다.
현재 사랑을 하는 이들에게 특히 더 많은 공감을 자아낼만한 책으로, 사랑, 이별, 관계에 대해 쉽고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을 철학과 접목해 이야기한 전작과는 달리, 이 책은 조금 더 말랑말랑하고 감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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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 욕망과 결핍, 상처와 치유에 관한 불륜의 심리학
에스터 페렐 지음, 김하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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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는 한 개인이나 문화가 사랑과 욕망, 연인 간의 책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보여주는 창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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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외도에 관한 모든 것을 빠짐없이 캐내려 하는 강박적 충동은 뜯어져 버린 자신의 삶을 다시 붙이고자 하는 실존적 욕구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의미를 만들어 내는 존재이며 일관성이 필요하다. 심문과 과거 회상, 같은 자리를 맴도는 반추적 사고, 과각성은 모두 조각 난 삶을 이어 붙이려는 노력의 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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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들키지 않기 위해 얼마나 신중하게 계획했는가가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고의성은 바람피운 사람이 자신의 욕망과 욕망을 실천한 결과를 비교한 후 밀고 나가기로 결정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많은 시간과 에너지, 돈, 창의력을 투입했다는 사실은 파트너나 가족의 희생이 따른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이기적 목적을 추구하고 싶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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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소유하고 통제하고 싶은 욕구는 굶주린 사랑의 본질인 동시에 왜곡된 사랑이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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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좀 불편한 책이었다.
외도와 불륜이 용납되어서는 안되는 일이 아니며, 성과 가정생활간의 갈등이 해결해야할 문제가 아닌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모순이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없앨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라고 이야기한다.
쉽게 외도를 비난하면 그 뒤에 숨은 진짜 문제를 보지 못해 감정적이고 성적으로 상대를 밀어내 잘못된 행동에 고정된 위계질서를 만든다고 말하며, 외도를 최악의 배신으로 여기는 것이 결혼의 복잡성을 단체로 외면하는 일이라 말한다.
이게 오롯이 자신만의 일이라면 저자가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우리나라 정서에는 조금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미혼,기혼, 연인, 부부로 연을 맺기로 한 것은 적어도 서로에게만 내 마음과 몸을 허락한다는 지켜야만 하는 약속이고, 이런것을 구시대적 발상이라거나 가부장적인 성역할이라 치부한다면, 대체 결혼이라는 제도가 왜 있는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새로운 누군가와의 관계를 욕망해 배신하고 지킬 수 없다면, 애초에 관계를 맺지 말고, 결혼하지 말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인간의 마음은 언제든 변하고, 배신하기 마련이니, 상황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본능과 욕망, 욕구를 위해 다른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행위가 과연 비난받지 않아도 되고
이해받을 수 있는 행위일까? 라는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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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으로 모든걸 속박하는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시선으로 외도를 바라보고 그것이 사회와 사랑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며 인간 마음의 갈라진 틈을 들여다 보는 창문같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이 흥미로웠던것은 외도나 불륜의 위기를 극복하고 이겨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가 아니라, 외도와 불륜에 대해 가감없이 보여주고, 그것이 관계와 회복을 도와준다는것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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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법만 바꿔도 영업의 고수가 된다 - 영업의 고수가 꼭 하는 말, 절대 하지 않는 말
와타세 겐 지음, 오시연 옮김 / 갈매나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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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업할때 "수고하십니다."라고 하지 않는다.
-방문 영업 시 "바쁘실 텐데 죄송합니다."라고 하면 퇴짜맞는다.
-표정을 구분해서 쓸줄 알아야하며, 신규 방문은 당당하고 자신있고 진지한 표정으로 대한다.
-거절당할 게 뻔한 말을 반복하지 마라(ex.사장님 계신가요?)
-귀찮은 사람으로 보이면 실패한다.
-부탁하지 말고 문의하라
-"늦어서 죄송합니다."는 영업의 금기다.
-영업의 고수는 날씨 이야기부터 하지 않는다.
-잡담은 상대방이 중심인 화제를 택한다.
-무턱대고 칭찬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내 이야기를 덮어씌우지 마라
-'미래'가 아닌 '과거'부터 물어보자.
-질문을 한 다음에는 당당하게 침묵하라.
-고객의 마음을 제멋대로 읽으려 하지 마라.
-너무 정중한 말보다 간결한 말이 통한다.
-팔고야 말겠다는 기세로 설명하니까 못 파는 것이다.
-고객이 차분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방적 설명은 실패한다.
-언제든 거절할 수 있게 해야 다시 만날 수 있다.
-끈질기게 버티면 고객이 줄어든다.
-당장 매출 실적만 좇으면 도태된다.
-영업의 고수는 가격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고객은 결단을 촉구하는 영업을 피하려 한다.
-"이건 꼭 사셔야합니다!"는 결정적인 순간에만 사용하라.
-"죄송합니다."는 인사말이 아니다.
-바쁘다는 말은 자신의 가치를 낮추는 말이다.
-영업 사원이 한 약속에 경중은 없다.
-상상이나 추측을 담은 말은 고객을 불안하게 한다.
-영업의 고수인 척하지 않는다.
-고객은 자연스럽게 말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연다.

고객과의 첫만남부터 마무리까지 영업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들을 총 6부로 나누어 구성한 책으로 화술의 벽에 부딪혀 고민하는 사람을 위해 영업화술에 초점을 맞추어 고객의 마음을 읽고 신뢰를 얻는 말을 알려준다.
99번 잘해도 1번 잘못하면 신뢰를 잃고 돌아서는게 사람의 마음이다. 그 한번의 실수로 신뢰를 잃지 않게 영업의 고수가 하지 말아야할 행동이나 말을 알려준다.
저자는 낯가림 심한 성격을 극복하고 판매실적 1위의 영업고수가 되는데 그의 경험과 노하우를 이 책 한권에 알차게 담아냈다.
꼭 영업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습관적으로 저지르는 실수를 고칠수 있도록 조언하고, 습관적인 언행을 점검하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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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한걸음 - 제1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서유미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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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글거리던 연애만 국자로 걷어내도 인생은 참 단출해진다. 거품만 걷어냈을 뿐인데 내용물이 반 이상 사라져버린 냄비를 들여다보면 한심하고 처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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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그래. 아마도 이 말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주문처럼 되뇌어 온 말일 것이다. 열심히 하면 잘 되겠지. 언젠가는 잘 되겠지. 다 괜찮아질 거애. 수많은 변형과 파생을 낳으며 사람들을 위로해 온 말. 때로는 인사치레고 한숨이고 주문이나 다름 없지만 우리는 알 수 없는 일 앞에서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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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어떤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중요하지 않거나 심지어 쓸모없는 것일 때가 있다.
...
왜 간절히 바라는 것은 가능성을 살짝살짝 비켜가면서 몸과 마음을 달아오르게 만들까? 그 좌절된 열망과 탄식의 에너지로 다시 돌진하라고? 아마도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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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봤자 하루치 감기약밖에 안된다는 걸 다들 알고 있다. 하기는 약 한번 먹고 뚝 떨어질 거 같으면 아무것도 걱정할 게 없다. 조금만 추워도, 몸이 피곤해도, 계절이 바뀌어도 어느새 또 걸려버리니 세상에는 그렇게 많은 감기약이 있고 사람들은 평생 감기에 걸렸다 나았다를, 반복하며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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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라는 자각이 좀 부족하면 어때. 쉰살쯤 되면 아무리 거부하려 해도 어차피 어른이 될 텐데. 그러니 정신 조금만 차리고 약간만 변신하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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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간사할 거 하나도 없다. 인간이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존재 아닌가. 배고프면 배고파죽겠고 배부르면 배불러죽겠고. 그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참고 견뎌야 할 때와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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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때는 지금 공부 열심히 해야한다. 안 그러면 나중에 후회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취직하고 난 뒤에는 벌 때 부지런히 모아라, 모을 때 모아야지 안 그러면 못 모은다, 는 말을 자주 들었다. 들을 때는 잔소리 같았는데 지나고 나니까 그 말이 뼈에 사무친다. 언제나 처해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결단도 돈이 있어야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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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 작가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작가다.
단편집 파인다이닝에서 에트로를 읽고 오~ 좋다~ 했었고, 그 뒤 우연찮게 읽은 홀딩턴에 푹 빠져 그녀의 팬이 되었다.
이책은 제1회 창비장편소설 수상작으로 10년도 더 전인 2008년 작품이다. 오랜만에 맞춤법이나 띄워쓰기가 지금과는 다른 (혹은 틀린) 누런종이 책을 읽었다.

사랑한다면 열심히 쓰자를 실천하며 소설 속 인물들의 새로운 사연들에 마음이 풍성해졌다고 하던 저자의 말처럼 내 마음 또한 풍성해짐을 느낀다.

서른세살의 성장통을 그대로 담아낸 이 책은, 그 당시에는 조금 이색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이야 성인이 된 후의 성장통이나 삼십대의 방황, 사랑들에 대해 쓴 책들이 워낙 많지만, 그 당시엔 좀 드물지 않았을까 싶다.

나 또한 30대는 뭔가 다를 줄 알았었다. 좀 더 성숙하고, 여유 있어지고, 너그럽게 살것만 같았는데, 20대보다 뭔가 더 조급하고,치열하게 사는것만 같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모두가 비슷하게 살아가는 모습들, 복잡한 심경과 녹록잖은 현실, 인간관계 등이 꾸밈없이 담겨있다. 모두가 경험하는 사랑과 이별, 가정사, 퇴직과 이직, 우정에 대한 이야기들이 소설같지 않은 현실이 담겨 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성장해가는 평범한 이야기.

서유미 작가의 최근작부터 읽어 그런지, 2008년의 그녀의 작품에서는 지금과는 다른 무언가가 느껴진다.
지금은 좀더 차분하고 농염해졌달까.
특별하지 않은 평범함을 섬세하고 담담한 문체로 담아 내고, 절제된 감정 표현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늘 압권이다.

여담이지만,
소설 속 대사 "저녁때 베란다 창밖으로 노을이 지는 걸 보면 가슴이 막 미어져."라는 책속 대사에서 82년생 김지영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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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의 일
김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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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하루가 까마득하게 길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잠이 들 무렵이면 하루가 또 이처럼 순식간에 지나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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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무슨 일이든 자신에게 닥치고 나서야 보게 되고 듣게 되고 알게 되는 걸까. 그러나 그런 것들을 미리 안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 수 있을까.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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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함과 불편함은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졌다. 그는 믿을 만한 동료들과 일했고 동료들은 그를 믿었다. 믿음은 하루가 가고, 계절이 쌓이고, 서로의 표정과 목소리에 익숙해지고, 버릇과 습관 같은 것들에 길들여지고. 그런 지루하고 지난한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고 난 다음 생겨나는 것이었다. 그는 그토록 어렵게 생겨난 것들이 이처럼 쉽게 망가질 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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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고 조롱과 야유는 쉬운 것이었다. 무엇인가 믿고 기다리고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과 수고가 따르기 마련이었다.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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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러운 삶. 행복한 일상. 완벽한 하루. 그런 것들을 욕심내어본 적은 없었다. 만족과 행복, 완벽함과 충만함 같은 것들은 언제나 눈을 깜빡이는 것처럼 짧은 순간 속에만 머무는 것이었고, 지나고 나면 손에 잡히지 않는 어떤 것에 불과했다. 삶의 대부분은 만족과 행복 같은 단어와는 무관하게 흘러가고 그런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쌓여 비로소 삶이라고 할 만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고 그는 믿었다. 11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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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가까운 사람들 틈에서 너무나 쉽게 갈등을 만들고, 무엇이 미움과 불만을 부풀리는지 아는 영악하고 지능적인 회사의 실체를 비로소 목격한 기분이 들었다.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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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안의 조짐이 감지되면 그것은 곧장 공포감으로 몸집을 키웠고 거기에 휩쓸려버리는 거였다. 그가 맞서고 있는 것도 실은 실체도 없이 수시로 자신을 휘젓고 다니는 그런 감정들일지도 몰랐다. 168-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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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간 통신회사의 수리와 설치 업무를 하던 주인공 "그"는 퇴직을 권유당하지만, 그는 제안을 거저라고, 타지역 센터로 좌천되어 인터넷 상품 영업을 한다. 회사는 그가 스스로 회사를 떠나주길 바라지만, 그는 좌천이 되고, 무시 당하고,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하며 갖은 모욕을 겪지만 직장을 잃을 수 없기에, 새로운 일을 생각해본적이 없기에, 먹고 살아야하기에, 가족을 부양해야하기에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낸다.
그런 불합리함에 맞설 용기도 배짱도 없었던 그는, 온갖 수모를 겪다 노조에 가입하게 되고 몇달간의 투쟁 끝에 그는 본사 소속이 아닌 하청업체 소속으로 시골지역인 78구역 1조로 복직하게 되고, 이름이 아닌 9번이라는 숫자를 부여받고 일을 시작한다. 통신탑을 반대하는 마을 사람들과의 대치가 이어지고,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삶과 노동에 대해 생각한다.

가장으로써의 무거운 어깨, 아내에게도, 부모에게도, 자식에게도 말할 수 없는 그의 무게와 그가 겪는 온갖 수모들.
속내 한번 비치지 않고 묵묵히 견뎌내는 그 모습들이 어쩌면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지금도 어디선가 회사의 횡포를 견뎌내며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많은 노동자들의 모습들이 겹쳐 보인다.
좀 더 여유로운 삶과 나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 노동을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다치는 마음들과 망가지는 삶, 회복이 어려워지는 관계들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사람이 아닌 이익창출에만 혈안이 되어 사람을 그저 도구로만 사용하다 버리는 그 잔인함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무서웠다.

개인적으로 김혜진 작가의 중앙역, 딸에 대하여, 그리고 단편들에서 느껴지는 진솔함이 참 좋다.
사회의 이면과 소수자,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에 대해 글을 쓰는 김혜진작가만의 시선들이 이번에도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여담이지만, 누군가의 농성과 파업은 그들이 살기 위해 연대하고 투쟁하는것임을 다시한번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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