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 - 무심히 저지른 폭력에 대하여
김예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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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더는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에서 객체나 대상이 되는 삶이 아니라,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마음껏 자유를 누리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p93

있는 모습 그대로 존중받으며 살아가는 발달장애인의 삶은 아직도 그저 '행운'으로만 여겨진다. 이 '당연'한 삶이 더는 행운이 아닌 일상이 되도록 법과 제도가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움직여야 한다.p110

누구나 어린아이 시절을 거친다. 갑자기 어른의 모습으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사람은 없다. 아이에게 가하는 폭력이 나쁜 이유는 어느 폭력보다도 명징한 '권력 관계에 의한 폭력'이기 때문이다. 아동에게 어른, 보호자, 부모는 그 존재만으로도 얼마나 절대적인 권력인가.p121

"아이의 말과 행동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이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할 때 연약한 존재의 작은 표현들이 오감으로 들어온다. "보여라! 들려라! 얍!" 마법의 주문은 필요 없다. 관심있게 살펴보고 물어보고 마음을 내어주면 결국 아이의 진짜 속을 보고 들을 수 있는 눈과 귀가 열린다.p140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미리 범죄자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얼마나 힘들었니?"하면서 사회가 먼저 손 내밀고 안우주어야 한다. 그런 뒤 해야할 일은 아이에게 필요한 지원은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이다.p152

어쩌면 억압이 아닌 존중의 저변이 넓어지게 되지는 않을까.
그렇게 싹튼 존중의 씨앗이 여기저기 흩어질 때 인간을 넘어 지구의 다양한 생명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로 지속 가능한 삶에 더욱 가까워지지 않을까 믿어본다p174


장애를 비하하는 혐오표현: 귀머거리, 벙어리, 절름발이, 앉은뱅이, 결정장애, 선택장애, 성격장애, 안면인식장애

다양한 매력을 내뿜는 존재임에도 상남자, 천상여자, 여자다움, 남자다움이란 말로 국한시켜 특정 집단이나 사회가 기대하는 존재가 되지 않는것.
처녀작은 첫 작품으로 여선생은 선생으로, 유모차는 유아차로, 아빠다리 대신 나비다리로 표현.
남녀노소 보다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란 표현.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의 국민이란 말보다 아닌 우리나라에 사는 사람들, 사람, 인간이란 표현을 함으로 미등록 이주민도, 난민도 배제하지 않는것.
어린이를 서투르고 미숙한 존재로 여기고 주린이, 부린이, 헬린이, 요린이 라는 말을 어린이에 빗대어 표현하지 않는 것.
부모 대신 보호자나 어른이라 부르는 것.
가출 청소년이 아닌 가정 밖 청소년이라 지칭하는 것.

저자는 공익 변호사로 자기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고, 권리 옹호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피해자들을 무료로 변호한다.
있는 그대로의 사람이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고, 함부로 상처주고 또 보호해주지 못하는 법과 제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분노하고, 또 피해자들이 안타까워 도움이 되고자 하는 저자의 솔직하게 담겨 있다. 
어떤 수식어도 없이 오롯이 온전한 나로 존중받기 위한 연대와 희망이 가득 담긴 책이다.
인생은 절대 혼자서는 살 수 없고, 모두가 함께 걸어가야함에도 우리는 종종 잊고, 나와 다른 이들을 편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아무렇지 않게 혐오 표현으로 상처를 주곤 한다.
그러한 우리의 모습에 연대의 소중함, 그리고 인권과 평등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큰 울림을 전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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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 - 무심히 저지른 폭력에 대하여
김예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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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모습에 연대의 소중함, 그리고 인권과 평등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큰 울림을 전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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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람이 불었어 양철북 청소년문학 1
마리아 바사르트 지음, 김정하 옮김 / 양철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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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다시 뒤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내가 다시 그때처럼 끔찍한 존재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p141

안갯속에서 지내온 요 며칠 동안 나는 삶에 대해 생각했다. 삶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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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와 2부로 나뉜 책은 1부에서는 아나의 보호센터에서의 생활이 담겨 있고 2부에서는 이모네집에서의 생활이 담겨 있다.

아버지의 폭력을 견딜 수 없어 아버지를 찌르고 보호센터에 온 열다섯살의 아나가 룸메이트에게 선물 받은 일기장에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그 후 이모네 집으로 온 아나는 자신의 동생 카르멘과 함께 자신을 괴롭게 하던 부모가 없는 곳에서 조금씩 자신의 생활을 찾아간다. 전처럼 존재감 없이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아닌, 친구도 생기고 좋아하는 남자아이도 생긴다.
친구들과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며 조금씩 자신의 과거를 잊으며 평범하고도 행복한 일상을 이어가지만, 어느 날 석방된 아버지가 아나를 데리러 오겠다고 한다.

아나의 일기로 채워진 책에는 아나가 겪은 고통의 순간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보호자로부터 안정감을 느끼며 행복한 일상을 누려야 함에도 폭력의 피해자가 된 십대 아이의 힘들고 아픈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환경속에서도 엇나가지 않고, 좋은 환경과 사랑을 아낌없이 주었던 이모와 이모부를 통해서, 그리고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또 추억을 쌓아감으로 인해 회복하고 치유하는 과정들을 섬세하게 잘 담아냈다.
어떠한 것도 선택할 수 없는 아이의 고통과 고민들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좋은 어른이 많았으면 좋겠다.
나 역시 그런 어른이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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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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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날씬해야 한다고, 철이 들 때부터 누구나 사회에 세뇌된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 뚱뚱한 채 살아가겠다는 선택은 여성에게 상당한 각오가 필요한 일이다. 이는 무언가를 포기하고, 동시에 무언가를 갖추기를 요구한다.p31

사실 남이 어떻게 보든 신경 쓸 필요 없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엇을 좋아할지도 남이 정해준 기준을 따르고 있었던 거야. p543

이 세상은 살아갈, 아니, 탐욕스럽게 맛볼 가치가 있어요.p594

약 6개월 동안 3명의 남성을 연쇄살인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가지이 마나코.
그녀와 교제했던 40대, 50대, 70대 독신 남성 셋은 모두 합쳐 10억원가량을 그녀에게 건넸고, 이후 각각 수면제 과다 복용, 욕조에서 익사, 전철 투신으로 죽는다.
뚱뚱한데다 소위 말하는 못생긴 가지이의 어떤 모습에 그들은 매력을 느꼈던 걸까?
그녀는 죽은 세명의 남자를 요리 솜씨로 사로 잡았고, 지고지순하게 자신들만을 사랑해주고 순종적일거라 생각하고 그녀에게 빠졌다.
그녀를 인터뷰하는 기자 리카는 가지이가 시키는 대로 그녀의 레시피대로 음식을 먹기 시작하며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발견해낸다.

이 책은 일본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추녀라고 불리는 기지마 가나에가 실제 주인공으로, 100kg의 거구로, "결혼하면 평생 헌신하는 것으로 은혜를 갚겠다"는 말로 유혹해 혼인빙자 사기를 저지르고, 또 살인을 저지르기까지 했다.
스릴러인듯 싶지만, 사실 이 책은 맛있는 음식이 가득 담긴 레시피북에 가까우며, 사회에서 억압된 여성의 삶을 보여준다.

“버터는 냉장고에서 막 꺼내서 차가운 채로 넣어요. 정말로 맛있는 버터는 차갑고 단단한 상태에서 식감과 향을 맛보아야 해요. 차가운 버터와 따뜻한 밥. 일단 그 차이를 즐겨요. 그리고 당신 입속에서 두 가지가 녹아서 섞이며 황금색 샘이 될 거예요. 네, 보이지 않아도 황금색이란 걸 아는, 그런 맛이죠. 버터가 엉킨 밥 한 알 한 알이 자기 존재를 주장하고, 마치 볶은 듯한 향기로움이 목에서 코로 빠져나가죠.”
p39-40

지친 몸을 부드럽게 안아주는 듯한 향과 깊은 맛, 제철 식재료는 확실히 활력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더 혀끝을 포박하면서 모르는 곳으로 데려가는 듯한, 강하고 악착같은 맛이었다.p43

버터가 들어간 음식 중에 맛이 없는 음식이 세상에 있을까?
특히 책에서 너무나 맛있게 표현되는 버터간장밥은 너무 아는 맛이라 먹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구도 돌봐주지 않았던 외로운 가지이가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고, 또 맛있는 음식들을 욕망했던 것은 아닐까.
기자인 리카에게 알려주는 음식과 레시피로 인해 조금씩 체중이 늘고, 예전과 같은 식생활이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는 과정이 씁쓸하게 다가온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지나친 가부장적 문화와 외모지상주의로 인해, 여성들은 사회에서 억압되고 많은 차별을 경험한다. 아름다움을 위해, 타인의 시선 때문에, 여성에게 요구하는 외모의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여성은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고, 먹고 싶은 음식을 자제하며 끊임없이 아름다움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

읽는 내내 허기지는 소설이다.
주인공 가지이가 살아온 세상,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며 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여성의 삶 이야기가 그러하고, 책에 등장하는 음식들 때문에 그러하다.

그렇게 먹고도 리뷰를 쓰면서 따뜻한 밥에 차가운 버터를 올린 간장밥이 먹고 싶은걸 보면, 난 식욕은 억누르지 못하고, 욕망에, 식욕에 충실한 사람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간장버터밥을 먹지 않을 재간이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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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행복해야지
도대체 지음 / Lik-it(라이킷)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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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견 시츄(태수)를 키우며 사는 작가는 굶주리던 길냥이들에게 태수가 남긴 고기조각들을 주는것을 시작으로 동네 고양이들에 끼니를 챙겨주기 시작한다.
그렇게 하나둘씩 고양이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서로 영역다툼과 사료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을 겪기도 하며, 약한 고양이들을 보호하고, 살뜰하게 챙기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어진 인연으로 고양이들이 보일때마다 저마다의 이름을 지어주고, 사료를 챙겨주며 멀찍이에서 늘 지켜보는 생활을 한다.
태수와 산책을 하며 길 위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들의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걱정하며, 집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때마다 잊지않고 끼니를 챙겨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작가.

그러던 어느날 동네에서 아끼던 고양이가 위험해보여, 계획에도 없이 꼬맹이를 집으로 데려와 개와 고양이와 사람의 동거생활이 시작된다.
착한 태수는 길냥이였던 꼬맹이에게 따뜻한 집한켠을 내어주고, 알콩달콩 평화로운 생활을 이어가는데, 못난이라 불리던 고양이가 학대를 당하고 생명에 위험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하고, 무작정 임보를 시작한다.
임보기간동안 입양이 되지 않아 결국 못난이라는 이름보다는 오래오래 건강하라고 장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그렇게 한마리의 고양이 식구를 받아드린다.
도대체 작가, 태수, 꼬맹이, 장군이.
이런저런 소소하고 자잘한 사건들과 따뜻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긴 그림 에세이다.
이 책은 그림보다는 글이 더 많았는데,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작가의 따뜻한 마음과 선한 영향력은 책을 읽는 동안 흐믓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여담이지만,
나도 동네에 보이는 고양이들에게 사료나 물을 챙겨주기도 하는데, 사실 꾸준히 한다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가방에 사료 조금과 캔을 넣고 다니며 지나가다 보이는 고양이들에게 한끼를 주는게 다이지만, 그렇게 한끼를 배부르게 먹은 고양이들이 다음날은 또 어디에서 주린 배를 채울지 사실 걱정된다.
특히나 곧 다가올 추운 겨울, 추위를 피할 곳 하나 없이 온몸으로 추위를 막으며 주린 배로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혹독한 삶이 안타깝기 그지 없다.

보통의 동네 고양이들은 질병과 굶주림으로 인해 수명이 고작 3-4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 기간만큼이라도 사람들에게 학대 당하지 않고, 굶주림 없이 지내다 떠났으면 좋겠다.
불행하게 살다 불행하게 죽는 죽음이 없는 세상이기를.
동물들에게든, 사람에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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